아....그닥 챙겨 보시는분이 없는것 같아서..
크리스마스..쉬었습니다.ㅋㅋㅋ
자 4편갑니다..
1-3편 보고 오세요..
8.
1월 1일에 공항에서 곧장 분당 부모님댁에 갔다. 한라봉과 옥돔 사들고서.
남친이 부모님 사다드리라고 챙겨주어서 고마웠다.
엄마는 살이 빠진것 같다며 너무 일열심히 하지 말라고 걱정해주셨다.
아빠가 광고 언제 나오냐고 그래서 외국회사 광고라 한국엔 안나온다니까
그래도 비디오로라도 나온거 있지 않냐며 못내 서운해하셨다.
남자친구와 찍은 폴라로이드가 가방에 있었는데 엄마가 보고는 마음에 들어하셨다.
귀티난다나? 아빠는 바람둥이처럼 생겼다고 했지만 나도 바람끼 있는걸.
엄마가 내 올해 운세를 봤는데 돈복 있다고 나왔단다.
한 3일 부모님댁에서 놀고 집에 돌아왔는데 편지가 와있었다. 아우디옵이 보낸.
4장 빽빽이 써진 그리움이 묻어나는 자필편지.
처음만난날 내가 입고있던 흰색 원피스서부터 홍콩에 여행갔을때 뿌렸던 향수까지
모두 기억하며 날 그리워하는 아우디옵의 마음이 느껴졌다.
나보다 열살많던 아우디옵. 나이가 나이인지라 아버지가 아는여자와 선본 이야기.
그여자가 나랑 같은 향수 뿌렸어서 밥도 못먹고 담배만 태웠다는 대목에서
나도 눈물이 나왔다. 남친과 여행에서 실망해서 더 아우디옵이 그리웠다.
집에 두고갔던 핸폰 켜보니 간지옵에게서 꽤 많은 문자가 와있었다.
전화해서 부모님과 해외 다녀오느라 연락 못받았다니까 괜찮다며 밥먹잔다.
어차피 남친도 부모님 모시고 어디 간다고 했고 해서 만나 청담에서 밥먹고
한강에 와인마시러 놀러갔다. 간지옵이 내게 생각 해봤냐고 물어서 서로 더 알고
나서 사귀는게 나을것 같다고 했더니 그러잔다.
그리고 다음날 남친에게 전부터 얘기해놓은대로 학교 연극연습 해야한다고 하고
가게에 일찍 출근했다. 마담언니랑 월급 1500에 쇼부보았다.
목요일이라 손님이 꽤 있었다. 언니랑 삥삥 방을 돌고 또돌고 복도에서 만난 손님이
방으로 잡아가기도 하고 확실히 전보다 더 장사가 잘되는듯 했다.
내가 쉬는사이 새로온 언니들끼리 좀 친해졌나본데 전에있던 언니들과 따로논다.
전에 있던 언니들은 내게 잘해줬는데 새로온 언니들은 뭐가그리 아니꼬운지
눈을 마주쳐도 미소한번 안지어주고 심지어 울 마담언니가 젤 싫어하는
손님앞에서 담배태우는것까지 서슴없이 저지른다.
가게 끝나고 같이 밥먹으러 가자고 살그머니 말걸으니 시간없는데 쏘아붙인다.
눈물 글썽글썽하며 언니 난 오랫만에 나오는거라 친해지고 싶어서 그랫어요
내가 뭐 일하던중에 실수했다면 정말 미안해요 화나셨어요 하니 당황해한다.
그게아니라 자기들끼리 놀러가느라 그런단다. 그래서 알겠다고 재미나게 놀고
다음번에 꼭 같이 밥한번 먹자고 손가락 걸며 약속하고 다른언니들이 밖에서
기다려서 나왔다. 괜히 연영과가 아니지, 어디서건 처음이 중요한거다.
착하고 마음약한 동생으로 찍혀주면 나중에 일할때도 편해진다.
같이 밥먹는데 언니들도 그언니들 불편하단다. 새로온 SM이 데려왔는데 먼저있던
언니들과 잘 안섞이는 분위기였다. 먼저있던 언니들은 가라오케 주로가는데
새로온 언니들은 호빠 자주간다며 뒷담화. 내가 상관할바 아니니 얌전히 밥먹음.
안나가다가 다시 나가면 지명이 바뀌었을수도 있다. 20일 1500이면 하루 7~8방은
돌아야 하는건데 아가씨가 많아졌으니 지명이 중요한건 당연한거다.
다음날부터 그동안 나없다고 자주 안오던 가전옵 가구옵이 출근도장 찍어주고 예전
지명들도 자기파트너 아니더라도 나 다시 나온다니까 깍두기로라도 불러주어서
평균 8방씩 무난히 보았다. 술도 많이 안마시다가 마시니 나름 잘받고.
남친과는 낮에 만나서 점심먹고 남친 다시일하러 가고 난 피부관리 받고 언니들이랑
만나서 놀다가 같이 머리하고 가게오고 패턴의 반복.
그러다가 VJ언니가 술먹고 실수로 간지옵 친구한테 텐 일하는거 말해서
간지옵도 내가 텐인거 알게되었다. 근데 별로 신경도 안쓰면서 쿨하게
2차있는데도 아니고 싸구려술집도 아닌데 뭐 어때
하며 오히려 멋지다고 해줬다. 그러는 간지옵이 더 멋지더라.
일하는거 알다보니 남친보다 간지옵이 더 편해지고 더 기대게 되었다.
2월달. 월급 1600에 20일. VJ언니랑 유언니가 축하한단다.
새로온 언니중엔 빠킹으로 월급 돌려주는 사태도 발생했는데 그게 나때문이란
이야기가 있었다. 그언니 손님중 유난히 내 전 지명이 많아서였다.
하지만 어쩔수 없었다. 1600으로 올랐다는건 지명을 잡아야 한다는건데.
그러던중 대형사고가 터졌다.
정말 기억하기도 싫은 대형사고가.
9.
2월 중순. 일찍오라던 마담언니 말에 간지옵이랑 밥 먹고 조금 친해진
새로온언니랑 미용실들러 머리하고 가게로 갔다.
네방정도 돌고 일찍온 테이블 마무리되던 10시 반. 젊은손님들이래서 문을열고
마담언니 따라 들어가던 순 간.
난 굳어버리고 말았다. 뱀앞의 개구리처럼.
나와 눈이 마주친 그사람도 굳고말았다.
한 2초간 굳어있던 나는 뒤돌아서 문을열고 나와버렸다.
남자친구였다.
같이온 일행이 친구들은 아닌듯 아는얼굴은 없었지만 남친과 이미 눈이 마주친 상황.
방에서 나오자마자 미친여자처럼 대기실로 가서 핸드백을 들고 가게 밖으로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향했다.
울리기 시작한 핸드폰. 하지만 받지않았다.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입이 바짝 말랏다. 조금 마신 술이 순식간에 깨버렸다.
집에 들어와 냉장고에 마시다 남겨둔 보드카를 입에 털어넣고 담배를 얼마나
피웠을까. 두시간쯤 지난 다음에야 조금 정신이 돌아왔다.
피식 웃음이 났다. 나를 순진하고 착한아이로 여기던 남친이 얼마나 황당했을까.
겨우 핸드폰을 열 용기가 생겼다.
[상황은 대충 알겠으니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
10통의 부재중 전화와 한통의 문자.
피하고 싶어도 피할수 없다는게 너무 괴로웠다.
마담언니가 눈치챈듯 전화해서 아는사람이냐고 물어서 남친이라 하며 펑펑 울었다.
너무 답답하고 미칠것만 같았다. 잘 숨겨왔는데.
남친에게 문자로 다음날 3시에 보자고 하고 혼자 집에있는 술을 거의 다
마신 후에야 겨우 잠들었다. 다음날 일어나 하나하나 남친에게 받았던 선물들을
옷종류는 차곡차곡 개고 시계, 가방은 박스와 더스트백에 넣어 큰 쇼핑백에 담았다.
운전할 기운이 없어 택시를 타고 약속장소로 먼저 가 기다렸다.
남친이 들어와 앉자마자 담배를 태우기 시작했다. 끊었다던 담배를.
얼마나 일했냐기에 1월부터 시작했다니까 비웃으며 자기가 그렇게 궁핍하게
했냐던 남친. 냉정한 목소리와 변한 태도가 너무 아팟지만 내잘못이었다.
가져온 쇼핑백을 흘끗 보더니 다 필요 없고 내가쓰던거 어차피 버릴거니
그냥 가지란다. 만약에 다시 보면 그땐 손님과 아가씨로 보자며 휙 일어나서
나가버렸다. 창밖으로 남친의 렉서스가 떠나는 모습이 보였다.
자존심이 땅바닥에 떨어진것만 같았다. 남친앞에선 나오지 않던 눈물이 후둑
무릎으로 떨어졌다. 한 30여분을 혼자 울다가 나왔다.
그길로 근처 중고명품 가서 남친,아니, 전남친에게 선물받았던것을 모두 위탁했다.
너무도 마음에 들었던 남친의 첫선물 쇼메만 빼놓고.
그리고 언니에게 전화해 일한것만 뺴고 월급 반납하고 쉬고싶다고 했다.
전화번호도 바꾸고 집에서 푸욱 쉬었다. 아무것도 안하고.
나가지 않으니 돈도 필요 없었다. 그렇게 지내다가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위탁맡겼던 전남친의 선물들은 새거라 빠르게 팔렸고 그돈으로 월세를 냈다.
유언니는 3월부터 고마우신분이 나가지말래서 들어앉았고 그덕에 마담언니가
나를 더 닥달하기 시작했다. 차라리 돈이라도 벌어야지 왜 궁상이냐고.
전번 바꾼 이후에도 간지옵이랑은 계속 연락했었다.
학교 나가면서 간지옵이랑 간간히 데이트하며 점점 상처가 나아갔다.
그러던 어느날, 간지옵에게 새벽에 전화가왔다. 울먹이던 목소리.
경미한 차사고가 났는데 상대방 운전자가 술마신놈이 운전했다며 경찰 부른대서
처음엔 정중히 사과하다가 멱살쥐고 싸웠는데 그사람이 뺨을때려서 술김에
몇대 떄렸단다. 지금 경찰소라며 울먹이다가 전화가 끊겼다.
다음날 겨우 전화가 연결되어 만났다. 면도도 못한 까칠해진 모습으로 합의금때문에
차를 팔아야하는데 수리한뒤 팔아야해서 돈을 빌리러 다닌단다.
전남친이 준 선물 판돈이 통장에 좀 있던상황. 수리후에 차팔면 갚을거고.
근데 마침 들어앉았던 유언니에게 전화가왔다. 얼른 집으로 와달라며 급하단다.
오빠에게 저녁때 전화하겠다고 하고 언니에게 달려갔다.
가보니 VJ언니가 같이있는데 심각한 표정이다.
언니들이 날 붙잡아 앉히곤 침착하게 간지옵에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3년전 모델일 하면서 호스트하다가 일본가서 일하고 공사쳐서 들어와서 놀다가
다시 일본가려고 지금 여기저기 농사공사 짓는중이시란다.
머리가 띵해서 방금전까지 같이있었던 상황 이야기했다.
눈이 동그래져서는 맞지? 내말이 맞지? 하는데 정말 기가 턱 막혔다.
간지옵 모델때 친구랑 친해진 VJ언니가 남친이랑 헤어진뒤 내가 너무 간지옵에게
기대는듯 걱정되서 그 주변사람들을 캐고다녔던 모양이었다.
하긴 좀 이상했었다. 좋아하는 여자가 술집일 하면 말리는게 당연한건데 괜찮다고
그러질 않나 월급 얼만지 슬그머니 물었던것도 생각나 치가 떨렸다.
나말고도 여기저기 강남의 파블릭, 클럽과 북창동시스템 가게 아가씨들이
간지옵, 아니, 파렴치한 이놈을 주려고 돈을 빌리러 다닌단 소문이란다.
언니들에게 어쩌면 좋냐고 그러니 같이 이놈 어찌 혼내주나 고민한다.
천원들여 통장 만들고 체크카드를 간지옵에게 건네주었다.
비번은 1818이야. 얼마든지 꺼내써. 빌린다거나 갚는단 생각 말고.
오빠 가오가있지. 차 계약한다는 사람 나타났어. 다음주면 돈 받을거야.
바쁘다는 핑계로 얼른 헤어진 뒤 3일간 핸드폰 밧데리 빼놓았다.
언니들이랑 얼마나 웃었는지. 왜 비번이 1818이었는지 알기나 할까.
10.
이젠 추천 구걸 하지 않을래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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