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역시 타봐야 압니다. 뽀대가 어쩌고 저쩌고 제원상 수치가 어쩌고 저쩌고...
사실 다 필요없습니다. 직접 타보지 않고서는 제원상에 나와있는 느낌과는 너무
다르다는걸 다시한번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ㅡ.ㅡ;
각설하고.. 어제 GTI 시승을 했습니다. 친구 두놈을 델꾸가서 총 4명이 한없이
작아보이기만 하는 골프에 몸을 꾸겨넣었습니다. 예전에 수동모델은 타봤지만
DSG는 처음이었습니다. (DSG라고 해도 오토와 별반 다를게 없긴하지만서도..)
다음은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영맨의 신장 및 몸무게 입니다.
나:180cm, 76kg
친구 1: 178cm, 75kg
친구 2: 177cm, 70kg
영업사원: 183정도? 약간 마른편, 몸무게 추정 불가!
굳이 귀찮게 한/영 버튼 눌러가며 몸무게와 신장을 기입한 이유는 대부분 아시겠지만
차량의 실내공간에 대한 엄격한 평가와 초반 가속시 약 300kg의 무게를 추가로 싣고
주행했다는 점을 말씀드리기 위함입니다.
일단 공간을 보니 아주아주 넓지는 않지만 뒷좌석을 번갈아 가면서 탔었는데 나름
넉넉한 공간을 자랑합니다. 처음에는 제가 운전을 했습니다. 칼질을 할때는 의자를
바짝 당겨앉는 편이라서 제 뒷자리는 공간이 넉넉하게 남는것 같더군요. 차에 별
관심없는 친구 1은 쬐그만차 치고는 공간이 넉넉하긴 하나 성인 4명이 장거리 이동은
자제해야 할것 같다는 상큼한 코멘트를 남겼습니다. ㅡ.ㅡ; 맞는 말이죠.. 이친구랑은
제가 미니쿠퍼 S 구입한다고 돌아댕길 때부터 같이 다녀서 심지어 미니 뒷자리에도
타봤습니다. 미니 뒷좌석은 성인 남성 절대 10분이상 탑승 불가 입니다. 뒤에서 빨랑
내리고 싶다고 욕 무지하게 했었습니다. 하지만 골프에서는 그런소리는 안하더군요..
사실 뒷자리에는 사람태울 일이 별로 없어서 뒷좌석 공간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
오랜만에 시승기를 쓰니 자꾸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네요..
암턴 실내에 들어서니 제일 눈에 띄는건 허접한 실내였습니다. 제차랑 자꾸 비교가
되더라구요.. 수동식 시트가 가장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그럭저럭 몸을 맞추며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차가 조금 드문 시간인 저녁 10시에 만나서 조금 밟아볼까 했었는데 차가 의외로
많더라구요.. 깝깝~합니다.. 그 상황으로는 GTI는 커녕 FSI로도 충분할만큼
트레픽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분당-내곡간 도로로 열심히 나아갔죠..
터널을 지날때는 풀 스로틀과 함께 창문을 열고 배기음을 좀 들어보려고 했으나
차가 너무 많아서 칼질도 위험할것 같고 그냥 스르륵 창문 닫았습니다. 조금 지나니
차량이 좀 빠지더군요.. 가속 패달을 꾸욱~ 밟았습니다. 제로백이야 트래픽땜에
못해봤지만 추월가속은 일품으로 나가더라구요.. 드디어 칼질을 시작했습니다.
제차도 아니고 시승차라서 절대 위험한 정도까지는 않하고 조금 자제해가며 주행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정도로도 이미 입이 찢어집니다. 아주 좋습니다. 가속력 뿐만이
아니고 묵직한 핸들링이 아주 좋더라구요. 차선을 바꿀때마다 차체를 바로 잡아주며
시속 180~200정도에서도 무지하게 핸들링이 정확하더라구요. 180만되면 차선바꾸기가
겁나는 내 TG의 출렁거림과는 확실히 차이가 많습니다. 차를 신호등에 세워놓고 나름
초반 스타트도 해봤습니다. 휠스핀 살짝 일어나며 쭈욱~ 나갑니다. 약 시속 100km에서
친구들에게 꽉잡으라고 해놓고 브레이크도 잡아봤습니다. 역시 좋습니다. 오랜만에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버켓시트는 코너를 돌때마다 몸을 확실하게 잡아줍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핸들을 친구에게 넘겼습니다. 저는 순서상 뒤자리로 옮겼죠.
안전벨트를 메고 편하게 앉았습니다. 앞에앉으신 영맨이 고객배려상 의자를 최대한
당겨서 그런건지 몰라도 뒤좌석이 나름 편안하더군요. (타고내릴때 좌석 제끼는고리가
아주 뻑뻑해서 그건 좀 불편함.) 뒷좌석에 앉으니 배기음이 더욱 잘 들립니다.
기어 바뀔때바다 부아앙~ 툭~ 부아악~ 툭~ 이런 소리가 납니다. 귀가 즐거운
배기음은 항상 기분이 좋습니다.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뒺좌석에서도 친구의 운전을
즐겼습니다. 친구도 아주 만족을 하며 운전대를 다른 친구에게 넘겼습니다.
이분은 워낙 관심이 적어서 살살 잠시 몰다 시승을 마쳤습니다. 늦은시간이었는데
차가 많아서 원하는 바를 100% 이루지 못했으나 아무튼 정말 즐겁운 시간이었습니다.
내리면서 생각난 부분이 바로 위에 언급했던 300kg의 무게 입니다. 300kg이란 무게는
가속이나 연비에서 봤을때 절대 무시못할 수치라 생각합니다. 실제 똑같은 SLK 350
차량을 놓고 드레그 했었을때 여자친구를 태웠던 제가 1대차이로 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경험을 했었으니 말 다했죠.
혼자 운전하면 훨씬 튀어나가는 맛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 기대됩니다. ^^
사실 이차보다 훨씬 빠른차들 많이 타봤습니다. 빠른 오토바이도 가지고 있구요.
처음으로 빠른차 타봐서 마구 흥분하는 그런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가속력 만으로 이차를 높게 평가하는건 아닙니다. 바로 운전하는 재미때문입니다.
독특한 배기음에 연비좋고 가속력좋은 이 쓸데많은 GTI는 정말 매력적이라는 겁니다.
당장 TG팔고 지를까 심각하게 고려중입니다. 하지만 막상 구입을 고려하니 약간의
단점들이 생각나더군요.. ^^ 사람참 간사합니다. 어제밤에 집에가서 그 생각에 붕~
떠있다가 아침이 되니 현실적으로 계산을 하며 고민을 하게 됩니다.
나름 열심히 작성한 문제점들을 살펴보니
1. 수동이 아니다. (꼭 수동차량을 구입하고 싶었습니다. T.T)
2. 북미버젼이라 내가 싫어하는 주황색 방향지시등이 범퍼에 달려있다
3. 휠이 17"이며 18"는 옵션으로 선택이 불가능하다. 따로 구입하면 엄청 비싸다.
그밖에 AV 시스템, 베이지색 실내, 등등은 과한 욕심이라 생각하여 접었습니다. ^^
2번 3번은 어떻게 극복할수 있을것 같은데 1번은 진짜 진지하게 고민이 되네요..
일하는중에 회의중에 짬짬히 몰래 적다보니 원하는대로 글이 안나오네요. 그냥
횡설수설 하다 만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정말 잼있는 차라는 겁니다. 단 한번의 시승으로 참 기분좋은 하루가
되는것 같네요. 이상 허접 시승기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