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자동차 제조업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한 협상에 착수한다.
EU 집행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27명의 위원이 참가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침체에 빠진 역내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일본과의 FTA 협상을 진행할 것을 공식 권고할 것이라고 EU 외교관 3명이 16일 밝혔다.
EU 정상들은 10월 회의에서 EU 집행위의 결정을 추인한 뒤 협상 권한을 위임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본격적인 협상은 내년초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U와 일본은 지난해 5월 정상간 합의를 거쳐 FTA 협상의 전단계인 사전협의를 진행해왔다.
역내 실업률 상승과 경기 침체 등의 문제가 심각한 EU는 가능한 한 많은 국가, 특히 경제성장이 빠른 아시아 국가들과 FTA를 맺기 위해 미국과 경쟁을 벌여왔다.
EU의 한 외교관은 "집행위에서 EU가 일본과의 협상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데 합의할 것"이라며 "이 문제는 무역 공동체로써 유럽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U는 현재 협상 중인 캐나다, 인도 등 80여개국과 FTA 협상이 타결되면 2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2천750억 유로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U와 일본과의 FTA 협상은 그러나 도로 건설, 소프트웨어 공급 등의 일본 내 공공 조달 시장 개방과 일본 자동차의 EU 수입 문제 등으로 인해 타결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자국 공공 계약의 3% 이하의 범위 내에서 외국 업체의 입찰을 허용하는 비관세 장벽을 두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들은 한국에 이어 일본의 자동차 업체까지 유럽에 진출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내수 경쟁력이 더 약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일 한국과 EU 사이의 FTA가 발효된 이래 한국의 EU 자동차 판매는 두자릿수 증가한 반면 한국 자동차 업체와 부품 업체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로 인해 유럽 자동차 부품의 한국 시장 진출은 난관에 봉착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장이자 이탈리아 자동차사인 피아트의 최고경영자인 세르지오 마르치오네는 지난달 "아시아의 가장 큰 자동차 수출업체를 갖고 있는 일본과의 FTA 협상에 앞서 한국산 자동차의 EU 수입 증가는 경고등"이라고 지적했다.
일본과의 FTA 협상 문제에 관여하는 이탈리아의 한 외교관은 "일본과의 협상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지만 자동차 시장 접근에 대한 변화가 없다면 협상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ofcourse@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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