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동차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화산과 빙하의 나라 아이슬란드에서 프랑스 기자들을 대상으로 신형 산타페 시승회(Test Drive)를 갖고 유럽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시장 공략을 본격 개시했다.
현대자동차 프랑스판매법인(법인장 임덕정)은 10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일대에서 르 몽드 신문과 M6 TV, 시사주간지 르 푸앵 등 프랑스 주요 언론매체와 자동차 전문지 담당 기자 및 프리랜서 등을 상대로 신형 산타페 시승회를 가졌다.
이날 시승회에는 프랑스에서 내로라하는 30여명의 자동차 담당 기자들이 참가,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를 출발해 라우가르바트니에 이르는 왕복 300㎞의 주요 도로와 산간 및 해안도로를 주행하며 산타페의 성능을 테스트했다.
시승에 나선 기자들은 낮 기온이 섭씨 5-6도를 오가며 비바람까지 몰아치는 늦가을 같은 날씨 속에 산타페를 직접 몰며 차량의 성능과 상태, 조건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이들은 온종일 비가 내리고 심지어 간간이 우박까지 쏟아진 날씨 때문에 신형 산타페의 섬세한 부분까지 챙기지는 못했지만 대체로 산타페의 성능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르 몽드 신문의 자동차 담당 알랭 콩스탕 기자는 "전에도 산타페를 몰아봤지만 이번 신형은 운전자 편의사양이 잘 구비된 아주 인상적인 모델"이라고 후하게 평가했다.
콩스탕 기자는 "산타페가 유럽의 SUV 시장이 포화상태인 시기에 나왔다는 점에서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BMW·아우디·볼보 등 최고 수준의 동급 SUV 차량과 견주어 보면 기술과 편의·서비스 면에서는 오히려 앞선 사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자동차 관련 TV 해설가이자 자동차 경기 전문기자인 르노 라크루아는 "산타페가 고급 사양을 지향함으로써 독일 차량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갔다"며 "특히 경쟁 차종이 5인승인데 비해 7명까지 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경쟁력을 가졌다"고 말했다.
라크루아 기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인지 몰라도 연료 소비 면에서 조금 아쉬웠고 수동변속기 부분도 제대로 테스트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각종 하이테크 장착 수준과 가격 면에서 볼 때 동급 차량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이 있는 차량"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승회 참가자는 "현대차가 프랑스 기자들을 대상으로 이런 규모의 시승회를 연 것은 프랑스 정부와 자동차업계의 거센 견제에도 충분히 시장을 잠식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며 "현대차의 질주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프랑스 주요 언론과 자동차 전문 저널 등 30여개 언론사 담당 기자들과 프리랜서 등 모두 70여명이 참가하는 산타페 시승 행사는 13일까지 모두 3차례 실시된다.
김홍태 기자 hongtae@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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