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 시장이 20년래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유럽 시장의 자동차 판매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17일 밝혔다.
ACEA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 시장의 신규 자동차 등록 대수는 10% 감소해 18개월 연속 감소 기록을 세웠다.
올해 1분기 자동차 판매도 10% 감소한 290만대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에는 330만대가 팔렸다.
특히 자동차 대국인 독일의 1분기 판매가 13% 줄어든 것이 자동차 시장의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스페인은 11.5%, 이탈리아는 13%, 프랑스는 14.6% 감소했다.
한 시장 분석가는 "독일의 자동차 시장 붐은 이제 끝났다"고 진단했다.
독일의 3대 자동차 메이커인 폴크스바겐, BMW, 다임러는 모두 실적 부진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장 분석 기관을 인용, 올해 서유럽의 승용차 시장이 1993년 이래 가장 나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독일 시장은 더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이반 호다치 ACEA 회장은 유럽 자동차 시장이 올해 최악의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다치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 유럽시장 자동차 판매가 1995년 이래 가장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 8.5%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5∼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판매 부진은 유럽의 경제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자동차 업계는 30∼35%의 설비 과잉 상태에 있으며 장기적으로 이런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15∼20개의 자동차 공장들이 50% 이하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 능력을 축소하고 있다고 호다치 회장은 덧붙였다.
송병승 기자 songbs@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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