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올해 수출물량의 절반 이상이 준중형급 이하 '작은 차'로 나타났다. 올해 국내공장 파업에 따른 전반적 수출물량 감소에 더해 수출차량의 급도 낮아 수출 수익성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올 1~8월 현대차의 준중형급 이하 수출물량은 31만5139대로 같은 기간 브랜드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했다. 1~8월 기아차의 준중형급 이하 수출은 전체 수출물량의 62%인 47만3306대로 나타났다. 1~8월 현대·기아차 준중형급 이하 차량 수출은 모두 78만8445대로 수출 전체 물량에서 차지한 비중은 절반 이상인 51%로 집계됐다.
이는 현대·기아차 내수판매에서 준중형급 이하 모델이 차지한 비중을 큰 폭 넘어선 수치다. 올 1~8월 현대·기아차의 준중형급 이하 모델은 국내시장에서 모두 23만대 판매됐다. 브랜드 전체 판매의 38%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올해 국산차의 모델별 수출순위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준중형급 이하 모델이 상위권을 독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8월 수출 1위 모델은 15만9000여대가 수출된 현대차 '아반떼'였으며 2위와 3위는 현대차 '엑센트'(15만5000대), 기아차 '프라이드'(15만1000대)였다. 기아차 'K3'(11만5000대)와 기아차 '모닝'(11만2000대)이 각각 그 뒤를 이었다. 1~8월 모델별 수출순위 5위까지를 현대·기아차 준중형급 이하 모델이 채운 셈.
현대·기아차의 중형급 모델 '쏘나타'와 'K5'가 브랜드의 주요 해외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대부분 현지생산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형급 이상 럭셔리 모델인 현대차 '제네시스'와 '에쿠스', 기아차 'K9'은 전량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되지만 절대적인 수출물량은 적은 편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현대·기아차의 수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올해 현대·기아차의 수익성 둔화는 이미 현실화됐다.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올 상반기 실적을 달러로 환산한 결과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8.9%로 전년 동기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글로벌 영업이익률 순위 역시 토요타에 밀려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대규모 리콜충당금과 노조의 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차질, 원화강세 등이 원인이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임단협 과정에서 부분파업으로 생산물량이 줄어든 점 역시 하반기 수익성 둔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수출물량의 경우 준중형급 이하가 대부분인데다 물량까지 줄어 수익성이 좋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의 올 1~8월 수출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77만4746대, 같은 기간 기아차의 수출은 0.1% 줄어든 75만9892대로 각각 집계됐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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