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오십년 전 쯤... 그러니까 호랑이가 담배피다가 떨어진 불씨에 발에 데여 쩔뚝이며 걸어가는 시절에요.
이모님댁에 논에 추수를 도와드리고 어두운 밤길로 어머니와 형님과 저랑 귀가 하던중에...
그때는 군부대 후레쉬("ㄱ" 형태)도 귀해서 보통 호롱불로 다녔어요.
늦게 귀가 할꺼라는 생각이 없어 등불조차 준비 못한 상황인지라.
이모님 논은 집에서 약 5키로 떨어진 곳이라.....
걸어도 성인이 족히 한시간은 걸어야 하는 거리입니다.
어머니께서는 가까운 지름길이라고 산길을 선택하셨고,
저는 어려서 모르니 그냥 어머니만 따라 걸었어요.
산 능선이 끝나고,
차가 다니는 길에 들어서니,
앞에서 " 응애응애" 하면서 누군가 아이를 업은 아주머니가 가시더라구요.
그때는 귀신이 뭔지도 모를 어린시절이라.
그 소리를 듣고는 어머니가 제 손을 잡으시는 거에요.
어머니 손은 이미 땀으로 촉촉해져 있었고,
어머니께선 머리에 수확한 나락(벼)을 이고 계셨고, 형은 지게에.. 저는 어려서 아무것도 없이 따라갔거든요.
이소리가 한 200m 이어지다가,
감자기 뒤에서 "같이 가입시다~ 같이 가입시다~ 응애 응애 "하면서 뒤에서 나는거에요.
뒤를 돌아보는 순간 뭔가 앞으로 휙 지나가드니,
산쪽으로 들어가는 길로 들어갔어요.
그리고는 우릴 보고 이쪽으로 오란듯이 손짓을 하였어요.
어머니랑 우리 형제는 걸음아 내살려라 하고 동네까지 쉬지 않고 달렸어요.
산쪽으로는 사람 사는 집이라고는 없는 곳이고,
그곳에는 무덤들만 잔뜩 있는 곳이거든요.
동네에 지인댁에 잠시 쉬어 가자하여 들렀고,
그 동네 분의 말씀은 그 내리막 고갯길에 버스가 브레이크 파열로 추락하였는데,
당시 아이엄마와 아이도 같이 죽었고,
사망자가 20여명 넘었다 해요.
사고 때가 그날쯤이었다는...
쉬하러도 가기….. ㅠ____ㅠ
물에 빠진 죽은 귀신은 누군가 데려가야 영혼이 물에서 나온다죠
그래야 오줌도 누러 못가죠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