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차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세단이 이달중 잇달아 출시된다. 현대차와 GM대우는 각각 그랜저와 스테이츠맨을 앞세워 올들어 대형차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르노삼성의 SM7을 제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수입차업계는 중형차 시장을 겨냥해 할인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대형차시장 판도 바꾼다=현대차가 18일부터 본격 판매하는 그랜저는 48개월의 연구기간과 2500억원이 투입된 럭셔리 프리미엄 대형세단. 현대차는 올해 국내 4만대를 포함,5만7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국내외 판매목표량은 12만대.
그랜저는 배기량 2700㏄ 뮤엔진을 장착한 Q270과 3300㏄ 람다엔진을 장착한 L330이 우선 출시되고 11월에는 고급형인 3800㏄급도 선보인다. 그랜저는 기존 그랜저XG의 업그레이드 모델이다. 자세제어장치인 VDC시스템 등 각종 첨단 장치들이 대폭 장착됐고 차체 역시 커졌다. XG보다 전장 20㎜,전폭 40㎜,전고는 70㎜ 각각 커졌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700㏄급은 국산 대형차를 경쟁차종으로 삼았고 3300㏄급은 도요타의 렉서스 ES330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2700㏄급의 연비는 9.4㎞,3300㏄급은 9.0㎞이다. 스피드와 순발력을 느낄 수 있는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했다. 현재 사전계약 물량은 약 8000대. 현대차는 3300㏄급을 먼저 판매한 뒤 다음달 중순 2700㏄급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L330 톱 모델은 3564만원,2.7 기본형은 2527만원,디럭스 모델 2692만원,럭셔리 모델 2872만원,프리미엄 모델 3097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기존 그랜저XG와 비교하면 22∼35%가량 높아졌다.
이달말 출시되는 GM대우의 스테이츠맨은 V6 3.6과 V6 2.8 두가지 모델이 출시된다. GM그룹의 호주 자회사인 홀덴이 생산하는 스테이츠맨은 호주시장에서 수년간 대형차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베스트셀러. 사실상 수입차다. GM대우는 2007년쯤부터 스테이츠맨을 자체생산할 계획이다.
3600㏄의 출력은 258마력,2800㏄모델은 210마력,연비는ℓ당 각각 8.6㎞와 8.8㎞다. 전장과 휠베이스는 각각 5195㎜와 2940㎜로,리무진을 제외한 국내 대형차 중 가장 길다. 스테이츠맨은 첨단 주행안전 장치인 ESP를 장착했고 급회전시 속도를 감지,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하는 CBC시스템도 갖췄다. 편안한 승차감과 짧은 회전반경이 장점인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했다. 이달말 출시되는 3600㏄급의 가격은 4995만원,올 하반기 선보이는 2800㏄급은 3995만원. 현재 스테이츠맨 사전계약 물량은 1300대로,이미 올 판매목표량인 2000대의 60%선을 넘어섰다.
◇수입차는 중형차시장 공략=독일 등 유럽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시장 공략을 위해 중형차를 대거 선보이며 할인경쟁을 벌이고 있다. BMW코리아는 3월 선보인 ‘뉴 3시리즈’ 가운데 2000㏄급인 320i 모델을 4390만원에 판매중이다. 4710만원에 팔리던 기존 318i에 비해 배기량은 커진 반면 가격은 320만원이 낮췄다. 아우디도 4월에 A4를 내놓으면서 1800cc급은 이전 모델(5050만 원)보다 660만원 싼 4390만원,2000cc 모델은 이전 모델보다 560만원 내린 4190만원으로 책정했다.
볼보코리아는 S40,S60,S80 등 일부 차종에 대해 36개월 무이자 할부와 등록세,취득세 지원 등을 통해 사실상 판매가격을 낮췄고 폴크스바겐 역시 뉴비틀과 뉴비틀 카브리올레를 이전보다 각각 170만원,185만원 내린 3170만원과 378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대형차가 주종이던 수입차 시장에서 최근 3000㏄ 미만의 중형차가 연달아 출시되는 이유는 최근 수입차 시장의 중소형화 추세가 완연하기 때문이다. 작년 판매된 수입차중 2000∼3000㏄급의 점유율은 40.8%를 기록했다. 3000∼4000㏄급 점유율은 28.6%.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에 수입되는 차량은 소비자 기호에 맞춰 풀옵션을 장착했으나 보다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에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처럼 기본형을 수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