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들 중 해외로 나갈 때 간혹 내수명과 다른 이름을 다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간 일부 소비자들 중에는 국내에서와 다른 이름으로 세계 도로를 질주하는 국산차들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한다. 자동차 메이커들이 차를 수출할 때 현지사정에 따라 이름을 바꿔 판매하는데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이처럼 국산차 중에는 내수명과 조금씩 다르거나 전혀 다른 뜻밖의 이름으로 해외에서 팔리는 차들이 있다. 현지실정과 말의 뜻, 소비자 성향에 맞추기 위해서다. 국내에서 ATOZ로 영어표기해 원래발음과 틀리는 현대 아토스는 해외에선 ATOS로 써서 차이름과 영어발음을 통일시켰다. 티뷰론은 유럽에서 파워풀하고 강인한 쿠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차의 형태인 쿠페(COUPE)를 그대로 차명으로 쓴다. 스타렉스와 그레이스는 현대를 의미하는 H를 쓴 H1, H100이란 이름으로 현대차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기아의 카스타는 유럽에서 조이스(JOICE)로 불린다. 레저, 다목적용의 MPV임을 감안, 즐겁고 유쾌하다는 이미지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크레도스는 클라루스(Clarus)로 통한다.대우는 마티즈, 레간자, 누비라 등 기존 이름을 유럽, 미국에서 그대로 쓰고 있지만 중국 등 제3국에서의 이름은 전혀 다르다.프린스는 "왕자", 라노스는 "쪽빛의 푸른 용"을 뜻하는 "람용", 누비라는 "여행가" 다. 수출명을 달리하는 이유는 내수명이 현지에서 안좋은 뜻을 지니거나 은어 혹은 비어일 때가 있어서다. 또 현지에 이미 다른 차의 이름으로 등록돼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유럽, 남미 등지에 많이 수출됐던 대우 넥시아는 유럽 등 주요 수출국가에서 내수명과 같은 이름으로 팔렸지만 유독 칠레에서는 다른 이름을 써야 했다. 그 곳에서는 넥시아가 "하늘"이라는 뜻도 있지만 "천당"이라는 의미도 있어 "이 차를 타면 천당갑니다(?)" 식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 무쏘도 스페인에서는 여성을 비하하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 할 수 없이 코란도라는 이름으로 수출됐다. 프랑스 시트로엥이 삭소(saxo)를 일본에 판매하려다 삭소라는 단어가 일본에서는 저속한 비어로 쓰이고 있어 "샹숑"으로 바꿔야 했던 해외사례도 비슷한 예다. 외래어보다 자국 언어를 선호하는 나라에서는 차명을 현지어로 바꾸기도 한다. 중국이 심한데 이 지역에 수출하는 대부분의 차종은 중국어로 바꿔 팔린다. 대우 에스페로는 "귀족"으로, 슈퍼살롱은 "초급사룡", 즉 "초특급 용(?)"이다. 중국은 차명에 "용"자를 많이 쓰는 게 특징이다.선대모델이 현지에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거나 판매대수가 많았던 경우 이를 유지, 발전시키고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 모델의 이름을 그대로 쓰는 차도 많다. 현대차종이 대표적.미국에서 엑센트 후속모델인 베르나가 여전히 "엑센트"로, 아반떼가 유럽에서 "란트라", 미국에서 "엘란트라"로 불리는 게 이런 경우."란트라"라는 이름은 로터스의 스포츠카 엘란(지금은 기아가 생산)과 이름이 비슷하다는 논란 때문에 유럽에서만 "엘"자를 빼게된 비하인드 스토리도 갖고 있다. 해외메이커와 제휴관계에 있거나 OEM으로 차를 공급할 때 현지 메이커의
차명으로 쓰여지기도 한다. 기아 프라이드가 해외에서 포드 페스티바로, 아벨라가 포드 아스파이어로 팔린게 그 예다. 수출명은 대부분 각 완성차업체의 해외법인이 현지 실정에 맞게 짓는다.현지사정에 밝고 소비자의 취향과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는 데다 속어,비어, 상용어 등 현지 언어에 대한 정보가 많아 적합한 차명을 지을 수있어서다.
외부 작명업체에 의뢰하거나 사내 공모를 통해 결정하는 내수명 제작과정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