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구세대 유물 08년식 대우 라세티를 13년 타고 폐차시켰습니다. 

중고나 수출용으로 헐값에 넘길수도 있었지만 

긴 시간 함께 했던 수많은 사연들이 퇴색될까 

다른 사람이 타는 걸 용납할수가 없었네요.

어쨌든 말리부2.0으로 좀 많이 건너뛰었습니다. 

자동차를 휴대폰 바꾸듯 하시는 형님들에겐 웃음나오는 이야기겠지만

정말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네요.

첫날의 감동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중형차 치고는 꽤 큰 덩치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짓을 했길래 이리 가벼운지

페달에 발만 살짝 올려도 붕붕 날아가길래 쫄아서 살살 밟고 다녔습니다.

기간 좀 지나고 고알피엠 적응 좀 해보겠다고 고속도로 올려서 나름 달리던중 

차 한대가 엉덩이에다 코를 박을 기세로 들이대길래 비켜주려 했습니다.

근데 누구야 하고 보니까 과학5호기더군요.

안비켜주고 엑셀 지긋이 밟았습니다. 

몇 초 지나니까 이미 사라지고 중간에 다른차가 껴있더라구요.

주행 성능도 성능이지만 나름 승,하차감도 괜찮네요ㅋㅋ 

차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아니지만 

라세티 탈때는 왠지 부끄러웠거든요.

이게 시대를 건너뛴 차를 타서 좋은건지 아님 

말리부가 좋은건지는 모르겠지만 

기본기와 주행 성능만 따져보고 선택한 저로써는 뭐 아무튼 좋네요. 

여러가지로. 

이전과 비교했을때 약간의 단점이라면 

라세티 엄청 밟아도 굼뜬데 엔진 고회전 소리는 좋으니까 

신경 안쓰고 막 쎄리고 다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장도 잘 안나서(고장나도 수리비도 싸고)

거의 기름만 넣고 타다시피 했는데

이제 겁나서 그렇게는 못하겠는게 좀 아쉽네요ㅋㅋ 

이걸로 또 십년정도 타고 그때는 전기차로 가려고 합니다.

약간 무리 좀 해서 G70으로 갈까도 고민했었는데 

뭐 나름 선택 잘한것 같습니다. 

후회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