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신 영웅적인 전두환 대통령 존경합시다.”
지난 14일 찾은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마을에 있는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생가 마당에 설치된 팻말 2개에 쓰인 문구다.
팻말 옆으로 높이 1m 남짓의 측백나무가 자랐다. 팻말은 나무 심은 것을 기념해 세운 것으로 보인다. ‘2023. 3. 15’. 팻말에 적힌 식수 일자다. 군 공공시설물인 전씨 생가에 누군가가 나무를 심고 그를 미화하는 내용의 팻말을 설치했는데도 합천군은 1년 넘도록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았다. ‘전두환 우상화’의 씨앗이 묵인과 방치 속에 자란 것이다.
생가 앞 한글과 영어로 쓰인 안내판도 과장, 미화의 내용으로 채웠다. 1968년 수도경비사령부 대대장이었던 전씨가 “1·21사태 때 사전 치밀한 대비로 북한특공대를 격퇴하는 공로를 세웠다”거나 “육사 동기 중 가장 먼저 장군으로 진급했다” “사단장 시절 북한 제3땅굴을 발견했다”는 식이다.
대법원 판결과 역사적 평가로 명확하게 규정된 12·12군사반란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안내판엔 “박 대통령 시해 사건이 발생하자 합동수사본부장을 맡게 됐는데, 그 수사 과정에서 12·12사태가 빚어졌다”고 적었다. ‘군사반란’은 없애고, ‘수사 과정’을 부각하며 설명한 것이다.
5·18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을 통해 권력을 잡은 전씨는 재임 기간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시민을 탄압했다. 장기집권을 꿈꿨던 전씨는 1987년 6월 항쟁이라는 시민 저항으로 1988년 2월 퇴임했다. 합천군 안내판에선 “전 대통령은 취임 때의 단임 실천 약속에 따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임기를 마치고 스스로 물러난 대통령이 됐다”고 미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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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잘 기억하세요.
개쌍도 촌이라 이름도 모르는 경우도 많은데,
저 버러지가 태어난 곳이자, 저 버러지를 찬양하는 동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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