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9시 55분경
전주 고등학교와 홈플러스 사이 동초등학교 쪽 어둑어둑한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골목길은 아니고 편도 1차로인데 가로등도 거의 없고 상권도 죽어서 인적도 드문 그런 길...
조금 가다보니 도로 왼편에는 빨간 니트 입은 옅은 노랑색 긴머리 20대 여성분이 앞서 걸어가시고
건너편에는 40~50대로 보이는 검은 점퍼 입은 남성이
한 20m 뒤에서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뛰다가 그러는 겁니다.
이런 광경은 처음인데 사람 느낌이라는게 있잖습니까.
아.. 이상한 사람이구나..!!
그래서 일단 여성분 지나친 후 비상등 켜고 길가에 정차했습니다.
혹시나 두 사람이 아는 관계일 수도 있고
서로 싸워서 그런 것일수도 있으니...
그래서 사이드 미러로 지켜보는데 여성분은 계속 뒤돌아 보며 종종 걸음으로 걸어오시고
남성은 계속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는 겁니다.
남성이 지나가면서 창문 안으로 저를 쳐다보더라구요.
표정을 보니까 보통 사람이 아니라 어디 잔뜩 긴장한 듯한 모습에 몸을 안절부절 못하는 겁니다.
혹시 몰라서 저도 인상착의 기억하려고 계속 쳐다봤습니다.
제 차를 지나치고 좀 가다가 남성이 갑자기 건너편으로 건너더니 여성이 있는 쪽으로 뛰어가는 겁니다.
저는 놀래서 바로 차량 출발하고 내릴 준비를 했습니다.
마침 여성분이 불 켜진 동네 구멍가게 입구에서 가던 길을 멈추고 남성을 쳐다보더군요.
따라가던 남성은 멈칫 하더니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반대편 길로 건너서 앞으로 걸어가는겁니다.
충분히 의심은 가는데 남성이 여성에게 무슨 짓을 한 것도 아니고
그래서 제가 어찌 할수도 없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차라리 경찰에 연락을 하거나 여성에게 괜찮냐며 말이라도 할 걸 그랬나 싶네요.
당시에는 저도 긴장해서 무조건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내려서 도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라구요.)
그렇게 남성이 시야에서 사라지니까 그 때서야 여성분이 다시 구멍가게를 떠나 걸어가시더군요.
저는 혹시라도 남자가 앞서가다가 숨어서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등만 켜고서 가만히 여성분이랑 거리 두고 따라갔습니다.
(오지랖 ㅠㅠ)
구멍가게에서 한 200m를 갔는데 갑자기 골목에서 그 남성이 다시 나와 여성분 뒤를 쫓아가더라구요.
이거 진짜 이상한놈 맞구나 싶어서 바로 여성분이랑 거리 좁히고 일부러 1단으로 소리내며 따라갔습니다.
그러더니 남성이 다시 뛰어서 앞으로 달려 나가더군요. 이번에는 계속 뛰어 가더라구요. 저 멀리;;
여성분은 다른 슈퍼에 들어가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하시더군요.
내려서 괜찮냐고 물어보기라도 하고 싶었는데 마침 뒤에 다른 차량이 오고 있었고 거기는 구멍가게가 아니라 큰 슈퍼라서
저도 그냥 집으로 귀가 했습니다.
사람이 긴장하니까 정말 다른 생각이 안들더군요...
조금 더 침착해서 더 나은 방법을 시도할 수도 있었는데;;
마지막에 여성분 슈퍼로 들어가시는거 보고 왔는대도 마음에 걸리네요.
부디 안전하게 귀가 하셨기를 바랍니다...
근디 저는 범인으로 몰릴뻔해서리ㅋㅋㅋㅋㅋ
밤에 모자쓰고 암생각없이 가다가 젊은여성분이 막 뒤돌아보면서 빨리 가더군요...
암도 없었으니 절 보고...
그리고 전 원래 여자분이랑 같은길이였지만 빙 돌아서 집으로..ㅠㅡㅠ
신고먹을까봐..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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