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쪽에서 업무를 마치고 차로 향하던중 소변이 마려웠어요.
공원 화장실을 발견하고 뛰어갔는데 동파로 인해 폐쇄중이더라구요. 차를 타고 복귀하는데 넉넉잡고 50분, 제 인내력을 자가측정 해본 결과 1시간은 버틸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 일단 차에 탔습니다.
출발한 지 한 10분쯤 지났을까, 앞은 충분히 버틸만 했는데 갑자기 뒤에서 소식이 오는겁니다. 이미 강변북로 위로 올라타서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이었죠.
한 10여분 더 흐르니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이대로 바지에 싸면 편해질까.
혹시 가다가 사고라도 나면 나는 차에서 내릴 수 있을까.
'교통사고 났는데 상대방 운전자 똥지린 썰' 같은게 보배에 올라가는 건 아닐까.
가끔 방구와 함께 속이 좀 편해지면 '그래 버틸 수 있어!' 하다가도 곧 다시 쏟아질 거 같은 위기가 연신 찾아왔습니다.
그러던중 귀인을 만나게 됐습니다.
이미 정신이 혼미한 상태여서 어디쯤 달리고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대 저는 직진중이고 좌측에서부터 합류하는 차선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합류구간을 달리는 도중 좌측사이드미러에 속도가 높아보이는 차량하나가 있더라구요. 귀인이 탄 차였죠.
당연히 합류차선이 속도를 줄이고 뒤로 합류해야하는데 정말 맹렬하게 달려오더라구요.
그래도 설마 근처오면 알아서 줄이겠지 싶었는데 오히려 악셀을 더밟네요. 그럴꺼면 힘껏 밟아서 확치고 나가지, 진짜 합류구간에서 스칠정도로 붙었어요.
사고날때 핸들을 틀지말고 그대로 나는게 좋다는 걸 몇 번 봐왔기 때문에 그런순간이오면 그렇게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음에도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서도 저도모르게 우측으로 핸들을 틀고말았습니다. 정말다행인건 우측에 차량이 바로 있던게 아니어서 사고를 면했지, 우측차선을 확인하고 핸들을 튼게 아니어서 까딱하면 우측차선의 차량과 사고가 날 위기였습니다.
놀라기도 하고 화나기도 한 그 순간, 혼자 욕설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던 그 순간, 급똥마저 놀라서 안으로 쑥 들어갔지 뭡니까. 저는 덕분에 목적지까지 간신히 도착했습니다.
이상 강변북로에서 귀인을 만나 바지에 똥지리는 대참사를 막은 썰이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내비로 주변검색 하고 일 처리 하고 가셧으면 별 문제 없으셧을것을.. ㅋ
님은 대박입니다만....
귀인이 아니라 악인인듯 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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