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508기 여종구입니다
저는 현재 영국에 정착하여 교회를 담임하고 있습니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늘 해병대에 대한 애정과 긍지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올리는 말씀은 포항 1사단 멧돼지연대 1중대 최강 *소대에 있었던
추억으로 지금도 가끔 생각하며 웃음을 짓곤 합니다
때는 85년 팀 스피리트 훈련기간이였습니다
매년 1월이면 먼저 미 해병 선발대가 저희 포항사단에 왔고
우리중대 바로 옆에 있는 연병장에 수 많은 방카를 치며 준비에 들어 갑니다
그리고 몇 달 후 미 해병대 본대가 오면 그 날부터 바로 10메타 떨어져 있는
우리 중대원들과는 어쩔 수 없이 하루에도 수없이 만나게 되지요
그러기에 매년 이 맘 때면 우리 중대는 여러 가지 준비를 많이 해야 합니다
1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대목을 잘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미 해병들과 군복과 모자 추리닝들을 맞바꾸는 영리사업이 시작됩니다
심지어는 나중에는 소주와 우리가 직접 주계병을 시켜 정성껏 만든
라면 튀긴것까지 내다 팔았습니다
되지도 않는 영어를 쓰면서 지금 기억나는 것도 헤이! 익스 체인지 오케이?
뭐 이정도 였습니다
날이 가면 갈수록 하리마오급 선임 해병님들의 지갑에는 정말 달라가 늘 가득했고...
실지로 팀스피리트 훈련 갖다 와서 중대마다 포상휴가자가 정해지고 연대에 휴가 신고하러 올라 가야하는데
해병대 정모에 있는 앵카까지 다 내다 팔아서
중대마다 그놈의 정모의 앵카 구하러 다니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둘째가 향도병 이하 쫄다구들은 미 해병 본대가 도착하면
비로소 고정적으로 미 해병대의 쓰레레기장을 수색하는 임무가 주어집니다
2인 1개조의 용감한 우리 특수수색조(?)는 시간별로 끊임없이 침투하였습니다
미군들이 버린 씨레이션이 제일의 목표입니다
드신 분들은 알 것입니다 맛도 최고였고 없는 게 없지요
그 당시에는 미제 시레이션은 남대문시장에야 가야 살 수 있는 꽤 신기한 음식이였지요
어떤 날은 미제 씨레이션을 박스채 가지고 온 날도 있고 미제 워카도 간혹 생겼습니다
소대마다 밤이 되면 낮에 수거한 플레이 보이지 돌려 보는 재미도 괜찮았구요
중간 중간 찢겨나간 페이지만큼 낮 시간에 밀려오는 나른함과 졸림으로 오는
우리막강 해병대의 전투력 저하는 어쩔 수 없는 일이였지만...
참 열심히 돌려 보았습니다
포항해병들은 기억하시겠지만
여자 미 해병들 노부래지어로 가슴 흔들며 조깅하시는 것 보신 적 있으시죠?
다 우리 1중대 옆 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하여튼 전설적인 얘기인 즉 이렇습니다
저희대대는 85년 팀 스피리트 훈련으로 보름간 강원도에 올라 갔었습니다
으레 그렇듯이 훈련에는 열외자가 있지 않습니까?
제대를 바로 앞둔 하리마오급 선임 해병님들과
쫄다구 이지만 환자들 몇명은 중대에 남습니다
어느 날 남아 계신 하리마오께서 쫄다구들을 시켜 쓰레기장으로 정찰을 내 보냈는데
그 날은 좀 더 나아가신 것입니다
직접 미 해병부대에 침투하여 적(?)의 보급물을 빼 오라는 비밀 지령을 내린 것입니다
우리의 용감한 쫄다구 해병들은(502기 해병님들) 평상시처럼
자신을 완벽히 은폐, 엄폐하며 적진에 침투하였고 상당한 전과를 올렸습니다
씨레이션 3박스와 군복 기타 등등 탁월한전과를 올리고 ...
자대로 복귀하는데 일이 그만 일이생겼습니다
미 해병대 역시 순찰을 도는데 그네들은 방망이 하나와 무전기만을 들고 다녔습니다
우리의 용감한 쫄다구 해병 1명은 탈출에 성공하였고 1명은 생포 당하였습니다
간신히 부대에 복귀한 해병의 상황을 전해들은 우리의 위대하신 선임해병님들은
즉각 비상사태임을 깨닫고 회의에 들어 갔습니다
그러기를 30분...
시나리오는 정해졌습니다
첫째, 한 선임 해병님(464기)이 소대장실에 들어가 중위계급장이 달린
군복으로 갈아 입었습니다
그 순간은 그 분은 병에서 해병장교로 초고속 진급함과 더불어
해병 헌병대 조사과 과장으로 신분이 바뀌는 순간이였습니다
둘째, 영어 잘하는 놈을 빨리 찾아 보라는 특명이 떨어졌습니다
즉각 연대본부에 있는 어느 쫄다구가 착출되어 왔습니다
셋째 수송부에 있는 동기에게 전화해서 짚차를 한 대 보내달라고 하였고
잠시 후 운짝과 함께 도착하였습니다
모든 것이 준비된 후 우리의 용감한 해병들은 당당히 짚차를 몰고
미 해병부대로 진격하여 들어갔습니다
무사히 구출하여 나올수 있을까?
너무 적진 깊숙한 곳으로 몸을 던지는 것은 아닌가?
여러 흔들리는 마음가운데에서도 뜨거운 전우애(?) 하나로 감행한 것입니다
헤트 라이트를 번쩍이며 왼팔에 빨간 당직 완장과 빽장갑까지...
타고 온 우리 일행이 정문을 통과 할 때 미 해병들은
헌병대에서 온 것으로 알고 경례를 부쳤습니다
우리의 헌병대 장교는 멋지게 경례를 받고
통역하는 해병은 소속과 관직성명을 대고 우리는 범인(?)을 인수인계하러 왔다고
능숙하게 입을 놀립니다
잠시 후 어느 사무실로 인도되어 들어 가니깐
헌병대가 들이 닥친 것을 보고 공포와 두려움에 휩사여 있는 우리 불쌍한 쫄다구 해병...
정말 절망적이였을 것입니다
해병 장교는 냅다 아구창을 돌리며 (우선 미군들 앞에서 기선을 잡기 위해)
쌍욕을 해 댔는데...
문제는 이 순진한 쫄다구 그때까지 전혀 분위기를 못 잡고 고개만 숙이고 있었답니다
헌병대가 아닌 자신의 소대 하리마오인 것 도 모르고 몇 대를 더 맞다가
선임 해병의 얼굴을 본 쫄다구...
이제 살았다고 생각했는지 갑자기 생기가 살아 난 것입니다
인수인계 서류에 뭐라고 써 대고 씨부렁 씨부렁...
사태를 완전히 종료하고 전격적으로 철수하는 데는 15분이 안 걸렸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적진에 있는 라이언 일병을 구하여 귀신같이 복귀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훈련을 마치고 부대에 복귀한 후
정말 1달 동안은 매일 순검 끝나면
그 때의 무용담을 얘기하시고 즐거워하신 선임 해병님들에게 직접 들은 얘기입니다
그 때 우리 쫄병들은 밑의 침상에서 칼잠을 자면서
위대하신 선임 해병님들의 그 혁혁한 전과를 들으며
대한 해병으로써 무한한 긍지와
선임해병님에 대한 한 없는 존경심을 보내곤 했습니다
나도 내년에는 더욱 빛나는 해병전통을 이어가는
상승해병이 되어야지 굳게 다짐하며 잠을 청하곤합니다
해병대 선.후임및보배회원여려분 날씨가 쌀쌀한데 감기조심하시고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