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HID에 대한 글이 많아서 저도 리플 하나를 달았다가 좀 이상한 사람에게 꼬리를 자꾸 잡히고 있습니다. 뭐. 요점이 이건 아니구요.
간단히 제 소개를 하면 저는 30대는 넘었고 40대는 아직 되지 않은 사람으로써 국산차 1대와 외제차 1대를 몰고 있습니다. 운전경력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구요. 도심은 잘 나가지 않으며 경기도에 거주하는 바 주로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를 많이 다닙니다. 또한 일의 특성상 취미의 특성상 강원도 지역을 자주 왕복하는 데 봄여름가을에는 한달에 한두번, 겨울에는 일주일에 두세번정도 다니고 있습니다. 주로 다니는 길은 영동고속도로이지만 3번국도나 42번국도등도 자주 찾는 편이고 잘 알지 못하는 국도를 그냥 들어가기도 합니다.
제 소개를 한 이유는 제 운전환경을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저역시 장거리를 많이 운전하기 때문에 가끔 HID를 달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또 오너의 입장에서 일반 램프보다는 HID램프가 더 멋있어보이는 게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공도에서 매일 마주치는 반대차선의 HID를 볼때마다 이러한 생각이 싸그리 사라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쩔때는 나만 당하지 말고 나도 달아서 복수를 하자 하는 쓸데없는 복수심이 생기기도 합니다만. 그 필요성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리 하지 않는 것이 더 좋겠다고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달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은 있어도 달아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어제새벽에는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과연, 내 운전환경에서 정말 HID를 달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구간은 어디였을까.
강변북로? 아니야.. 거긴 충분히 밝지.
경기도 시내? 아니야.. 거기도 충분히 밝어.
올림픽대로? 아니지..
서울시내? 당연히 아니지.
영동고속도로? 흠.. 여기는 부분적으로 어두운 구간이 있긴 한데.. 그러면 여기는 일반 램프로는 정말 어두운가? 아니 그렇지 않아. 120~180사이의 속도를 내는 내 패턴으로는 일반 램프로도 충분해.
용평리조트? 성우리조트? 휘닉스파크 주변? 글쎄.. 여기도 별로.
그럼 내가 지금까지 여행했었던 수많은 우리나라 국도와 고속도로 혹은 휴양림등의 시골길? 글쎄...
한참을 생각해도 저는 '난 HID가 반드시 필요해'라고 스스로 정당화할 수 있는 구간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글쎄요. 제 시력이 좋아서인가요? 양쪽시력이 0.5정도에 난시가 아주 심한편인지라 운전시에는 안경을 껴야 하는 시력입니다.
며칠전에 강화도에 갔었습니다. 전날까지 야근을 하느라 피곤해서 늦게까지 잠이 들었다가 강화도 꽃게탕을 먹자고 저녁늦게 출발한 강화도였습니다. 저녁늦게 들어간지라 들어가는 구간은 차가 거의 없었지만 나오는 구간은 몇KM에 걸쳐서 차량이 밀려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렇게 차량이 밀리는 구간을 지날때 저는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왜 그렇게 많은 차량들이 조사각을 높이고 HID를 달고 또 어쩜 그렇게 환한 불빛들을 쏘고 있는지.. 저는 고사하고 뒷좌석에 아이와 함께 탄 와이프마저도 화를 낼 정도였답니다.
강화도.. 정말 어두운 구간이 많더군요. 네비게이션을 끄고 한밤의 강화도를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정말 몇 KM에 걸쳐 불빛이 하나도 없는 구간도 있더군요. 하지만 저희는 순정 그상태 그대로의 라이트만으로도 충분하고 넘쳤었답니다. 물론 상향등은 고사하고 안개등도 끈 상태로 말이죠.
하지만 가끔씩 마주하는 반대차선의 차량들은 하나같이 너무 밝은 불빛을 비추면서 달려오더군요. 한두번 아찔했던 적도 있었답니다.
사제 HID를 다시는 분들. 많은 분들이 자기합리화를 하고 계실껍니다. '나는 조사각을 낮췄어' , '나는 밝기가 ~K로 이정도면 오히려 눈이 더 편해' , '나는 정품과 흡사한 제품이라서 괜찮아'
그래요. 자기 합리화도 좋고 다 좋습니다만. 공도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차량들은 사제 HID의 밝은 불빛 반대편에서 순간순간 아찔한 상황을 마주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스쳐지나가면서 욕지기를 입에 머금는 것을 잊지 않겠지요.
제가 알기로 사제 HID는 불법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단속대상이죠?
이것 하나만으로 모든 논란의 여지는 없어져야 하는 거 아닌가 합니다. 불법이 아니라 합법이라면 죄송합니다. 제가 무식해서 잘 몰랐습니다. HID.. 비싸다면 비싸고 싸다면 싼 불법옵션이죠. 그거.. 달지 않은 차량들이 전부다 눈이 좋아서 그렇것도 돈이 없어서 달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법으로 제정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익보다 피해가 더 크다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제 말이 틀렸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