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글에 나와있는 내용으로 님의 상태를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제가 읽고 느낀대로 써 보겠습니다. 그리고 님에게 공부하는 방법을 제시하겠습니다.
중학교때 고입시험에 실패했던 중하위권이었다면 아마도 님은 상위권 학생들의 효율적인 공부방법을 모를것 같습니다. 아마 효율보다는 노력으로 모든것을 커버하려고 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으니 답답한 마음에 보배에까지 글을 올렸을테고요.
혹시 모든 과목의 수업내용이나 참고서 내용을 달달 외우면서 공부합니까? 암기과목이라면 토시하나 빼놓지 않고서 외워야 공부한 것같이 직성이 풀리는 타입 아닙니까? 그렇다면 님은 상위권에 진입할 수 없는 방법으로 공부해온 셈입니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 중에도 님과 비슷한 학생이 있습니다.그 학생은 중학교 때부터 굉장히 노력형으로 공부를 해 온 학생입니다.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며 항상 자신의 성적을 걱정하는 요즘애들 같지 않은 대견한 녀석이죠. 그런데 노력에 비해서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시험기간만 되면 신경이 바짝 날카로와져서 목소리가 쉬도록 밤새 혼자 중얼중얼 외우면서 공부하더군요. 그럼에도 요번 시험성적은 신통치 않았죠. 그래서 이번부터 녀석의 공부방법을 코치하기 시작했습니다.
님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조언하겠습니다.
먼저 공부에 대해서는 간단하지만 자명한 진리를 명심해야 합니다.
'50점이 나온 이유는 50점이 나오게 공부했기 때문이고 100점이 나온 것은 100점이 나오도록 공부했기 때문이다'
무슨뜻이냐면 결과는 언제나 원인에 기인한다는 것입니다. 님이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성적이 반에서 10등 밖으로 나왔다는 것은 님의 공부방법의 한계가 반에서 10등 안팎정도밖에 안된다는 뜻입니다. 즉, 효율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이지요.
님이 최상위권에 들어본 경험이 없으므로 최상위권 학생들의 공부방법이 어떤 것인지 모를겁니다. 낯간지럽지만 최상위권으로 공부했던 제 경험에 비추어 말해봅니다.
1. 핵심을 파악하세요
최상위권 학생들은 언제나 수업의 핵심내용을 파악하고 그것을 위주로 암기합니다. 중요한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서 암기하므로 분량이 적어 외우기도 쉽고 암기강도가 높아서 잘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중요하지 않은것은 그냥 읽으면서 배경지식 정도로 알아두고 넘어가도 문제푸는 데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중위권 학생들은 모든 것을 암기합니다. 따라서 암기분량이 많아지므로 잊어버리는 속도도 빨라서 시험만 끝나면 거의 머리속에 남아있지를 않습니다. 다음시험에는 또 더 많이 누적된 양을 암기해야 되니 괴롭습니다. 또 중요부분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의 암기강도가 동일하므로 중요부분도 마찬가지로 쉽게 잊혀져갑니다.
여기에서 암기의 효율차이가 현격합니다. 더 작은 분량으로 중요한 것들만 강도높게 암기하는 방법! 이것이 우등생이 되는 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핵심내용을 추려내느냐?수업내용을 철저히 들으면서 동시에 노트해나갑니다. 선생님이 강조한 대목, 단락의 핵심부분, 중요 예시문, 참고서나 자습서의 굵은 글씨 대목 등이 그렇습니다. 이것에 대한 신속한 파악이 되면 님의 수업은 상당히 효율적으로 발전해있을 것입니다.
2. 요약을 생활화 하세요
요약을 한다는 것은 이미 핵심파악이 되었다는 뜻입니다.요약이란 중요대목의 정리입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들을 그러모아서 나만의 요약집을 완성시키는 겁니다. 요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수업내용을 내 머릿속에서 이해한 후 구조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머릿속에서 정리된 내용을 노트위에 가지런히 정돈시키며 확인하는 작업이 요약입니다. 쓰기 자체가 점검 및 복습까지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특히나 사탐, 과탐등의 암기과목에서 요약은 그 힘을 발휘합니다. 평상시 수업에서 요약이 익은 학생이라면 시험대비에도 그 요약들을 다시금 읽어나가면서 더 압축된 엑기스 요약을 만들어 효과적인 암기학습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대학시절에도 경제학개론 등의 과목에서 수백페이지 분량을 시험대비하면서 A4 두 장정도로 요약해서 암기했었습니다. 물론 효과적이었죠.
3. 오답노트를 만드세요
우등생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오답노트에 충실하다는 것입니다.어떤 학생은 시험을 망친 후에 신경질적으로 짜증을 부리면서 시험지를 쳐다보기도 싫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찢어버리는 어리석음도 보이지요. 하지만 내가 틀린 문제들은 모두 나의 아킬레스건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바로 그런 것들이 내 실력을 보강해주는 직접적인 재료들입니다. 절대로 놓치지 마세요.
오답노트는 스크랩형식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시험지를 이용하는 것이 시간과 노력이 절약되며 찾아보기 쉽습니다. 모의고사를 보았으면 모의고사 시험지를 깨끗이 지운 후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보고 해설지를 참고하여 색볼펜과 형광펜으로 오답이유, 정답이유, 정답해설내용과 근거를 깔끔하게 적습니다. 모의고사시험지와 해설지는 스테플러로 한 회씩 찍어서 파일처리해서 모두 모아둡니다. 언제든지 생각나면 꺼내볼 수 있어야 하고 수능 이전에는 최고의 마무리책으로 활용가능해야 합니다. 문제집이라면 문제집의 문제에 별표하고 마찬가지로 색볼펜과 형광펜으로 오답이유, 정답이유, 정답해설내용과 근거를 쓰고 다 풀은 문제집도 모아둡니다.
정말 중요한 오답들은 따로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그곳에 옮겨써서 모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4. 해당과목의 그날 배운 내용은 그 시간에 끝내세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24시간입니다.수업시간에 적당히 들은 다음에 내가 혼자 복습하면서 철저히 끝낼 생각이라면 틀렸습니다. 수업시간의 내용은 그 시간에 완전히 이해하고 이해되지 않은 부분은 선생님께 질문하여 해결하세요. 동시에 요약노트를 하면서 수업후에는 쉬는시간에 그것을 한 번 쭉 훑어보면서 간단복습하면 끝입니다. 별도로 주중에는 국영수 이외의 시간투자는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수업과 쉬는시간으로 끝내버리는 것이 시간을 버는 방법입니다.
일단 위의 네 가지 방법을 실천할 수 있다면 다음은 과목별로 공부하는 방법도 상세코치해드리겠습니다. 단 위의 방법은 일회성이 아닌 평상시의 공부방법으로 몸에 익어야 합니다.
분명히 무엇인가 잘못되었기에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이므로 자신의 학습방법에 대해서 언제나 분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결국은 내탓이거든요. 열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