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6일 오후
강릉에서 일을 마치고 영동고속도로 서울 방향으로 이동 중 그러니까 시간은 오후 6시 20분에서 30분 경
비도 조금씩 내리고, 1km 지나면 그치고 1km 지나면 다시 내리고 이런 와중에 제 차 옆을 달리는
아름다운 유선형 몸체를 발견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검정색 포르쉐가 달리더군요 (C911로 추정)
앞에 다시금 비가 조금씩 내리는 순간 포르쉐가 브레이크를 밟더니 제 차와 비슷한 속도를 맞추더군요.
힐끗 우측의 포르쉐를 쳐다봤지만 짙은 선텐 덕에 아무것도 확인을 못하고
"설마 ... 저 차는 나와 달리기를 원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것이 말로만 듣던 배 .. 배틀??"
하지만 너무나도 틀린 SPEC를 가지고 과연 내가 비슷하게나마 달릴 수 있을까? 라는
의심을 하기엔 기회가 너무 흔치 않은 사실을 알고 "그래, 기회다"
한 손으로 잡았던 핸들을 두 손으로 바꾸고, 오른발의 알섹을 조금 뗀 후
비상등을 한번 켜는 시늉을 하던 중 좀 간지러운 것 같아서 바로 풀 악셀 부아아아아아앙 ~
RPM은 5천을 향해 오르고 어두운 하늘의 배경과 닮은 검정색 포르쉐는
하늘색 내 차의 바로 옆에서 달리고, 저 앞에 보이는 인코너 .... 그래 ... 내가 좋아하는 인코너
기회다 라고 생각하고 1차선의 우측 점선쪽으로 최대한 차를 붙이고 코너에 들기 전 악셀을 조금 뗀 후
코너의 중앙에서 다시 풀 악셀 부아아아앙 ~
그 와중에 내 머리속엔 안정감있는 모습으로 달려야 한다라는 생각이 가득 차고
길게 이어진 반듯한 길로 접어들면서 속도계는 170을 막 넘어서는 순간
슝 ..... 사라지는 포르쉐
"젠장, 역시 안 되는 건가?" 이렇게 중얼 걸리며 포르쉐의 뒷 모습을 바라고보
"더 빨리 달려라" 라고 말하는데, 옆에서 절 물끄러미 쳐다보던 보스 왈 " 너 지금 뭐하냐?"
"네.. 네??"
"왜 혼자 중얼거리고 비 오는데 막 밟냐?"
"저.. 저기 포르쉐가 옆에서 달리길래 말입니다"
"포르쉐가 어딨냐?"
확인차 듬성듬성 달리는 앞의 차를 보았더니 이미 포르쉐는 사라진 후더군요.
그리고 호법에서 중부로 들어오기 전까지 더 이상 그 차를 볼 수 없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몰라도 중부에 들어섰을 때 부터 포르쉐의 조수석 튜닝은 뭐였을까? 라는 궁금증이 들더군요
(속물근성 -_-;; 외로움이 심해지면 이렇게 됩니다.)
이 기회에 알게 된 몇까지 사실이 있습니다.
1 - 포르쉐도 비가 갑자기 내리면 브레이크를 밟는다.
2 - 조수석 튜닝에 상급자는 위험하다.
3 - 비가 내리면 가속이 아니라 감속이 안전하다.
이상 허접한 배 .... 배틀기가 아닌 영동고속도로 서울방향에서 만났던 포르쉐 C911 목격담이었습니다.
그 후 서울에서 ...
중부 -> 외곽 -> 송파 IC 에서 양재역 방향으로 이동 중
우합류 도로에서 보라색 카니발 or 트라제가 끼어 들더군요.
보라색 앞의 차는 4차선에서 방향등을 켜고 자연스레 3차선으로 진입하는데, 이 보라색 차는
사선을 그으며 위험하게 2차선 방향으로 진입을 시도하길래 상향등을 두번 올려주고 주위에
차들이 있다는 표시를 했지만 무시하며 돌진.
급하게 옆 차선으로 변경하며 클락션을 길게 울렸습니다. (관심 좀 받았죠)
물론 비도 내리고 4차선 우합류 도로에서 2차선의 차들은 사각이 많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방향등도 없이 사선으로 그렇게 달려버리면 그 길을 달리던 차들에게 닥칠 연쇄적인 위험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이더군요. 한마디로 남에 대한 배려는 절대 없었다는 것 입니다.
상향등도 클락션도 무시하고 바로 자신의 차 옆에 차가 있다는 걸 확인하고 허둥지둥...
처음엔 눌래서 주위를 확인하며 수습부터 했지만 안정권에 들어서자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속도를 조금 줄이고 신호대기를 하며 일부러 보라색 차선 옆에서 기다렸는데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우회전을 하며 그대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서두르는 보라색 차의 모습에 저 사람도 무척 놀랬구나 라는 걸 느꼈지만
자신의 잘못을 감추고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서 달아하는 모습에 참 씁쓸하더군요.
이미 아시겠지만 용기 있는 사람은 창을 열고 욕을 하거나, 갓길에 차를 대라고 소리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며 그 미안함으로 사과를 구할줄 아는 그리고 용서할 줄 사람들이 용기있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우린 그러지 말고 정면으로 상황에 맞게 용기 있게 즐겁게 살아갑시다.
대한민국 만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