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울푸 입니다.
테슬라 모델S를 시승하고 영상을 편집해서 올린지도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지나버렸습니다. (http://neowolf777.blog.me/221077764236) 그동안 바쁘기도 했지만, 시승후 그 어떤 차보다 머릿속이 복잡해서 글이 잘 정리가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마구 찬양하기도 대놓고 폄하하기도 어려운 복잡 미묘한 요소들이 뒤섞여 있었다고 느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되짚어 보니 그보다는 아마도 완전히 '다른 시작점' 에서 출발한 이녀석에 대한 이질감이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좀 나눠갈까 해요. 총 몇 부작으로 나눠질지는 장담 못하겠습니다. ^^;
먼저 전기차는 익히 알려진대로, 내연기관을 사용하던 기존의 자동차와는 다르게 모터를 통해 구동력을 얻습니다. 이와 같이 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지는 특징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클러치와 변속기 등이 불필요해지기 때문에 구동계가 단순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초반부터 최대 토크가 나오는 모터의 특성 덕분에 강한 초기가속을 바탕으로 굉장히 경쾌한 운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물론 조용하죠.
하지만 이 강한 가속력에는 자주 언급되지 않으면서 중요한 요소가 숨어있습니다. 먼저 아래의 영상들을 살펴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R1bG5nzjjdk
제가 테슬라 모델S의 정보를 처음 접하던 시절에는 Insane모드만 있었는데 요새는 그보다 더 강력한 Ludicrous모드가 생겼더군요. Insane만 해도 황당했는데, 이젠 정말 이름 그대로 터무니 없는 수준의 가속력입니다. 제로백 2.7초의 가속력은 최근 핫한 슈퍼카인 맥라렌 720S의 성능을 크게 상회합니다. (참고로 3초 언더에서 0.1초 차이는 엄청난 겁니다.) 다만 고속으로 갈수록 720S가 따라 잡을거라는점은 참고하시구요.
어쨋든 단순 숫자에 의한 성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가속의 질감이 다르다는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을 보면 나타나는 두 가지 특징은
1.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즉시 순간이동하는 듯한 강력한 가속이 시작되고 시트에 들러 붙는다.
2. 이와 같은 강력한 가속 도중에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소리를 들을수가 없다.
보통 1번은 우리가 잘 알고 들어왔던 것이지만, 저는 이번 1박2일 시승후 2번 즉, 타이어 슬립이 거의 없다는점에 더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테슬라가 이와 같은 강력한 가속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단순히 모터의 토크가 높다는 것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설명이 될 수 있을까요?
전기차든 내연기관차든 결국 자동차는 동등하게 같은 타이어를 통해서 노면과 맞닿아 있고, 그 부분에서 발생하는 마찰력 안에서 가속을 하게 되죠. 즉 모터의 특성 이전에 타이어에 의한 한계는 양쪽이 일단 동등하다고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테슬라 모델S의 경우 차량 무게가 다소 무겁기 때문에 누르는 무게의 의한 접지력의 소폭 상승을 가늠할 수 있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거운게 무조건 좋은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얻는 것 만큼 잃는것도 생기니까요.
테슬라 모델S가 (물론 대부분의 전기차가 비슷) 경이로운 가속을 하면서도 타이어 슬립이 없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타이어가 낼 수 있는 접지력의 한계 안에서 최대치에 근접하면서도 이를 벗어나지 않도록 정밀하게 제어가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엔진에 비해 회전관성에 의한 영향이 미미한 모터는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원하는 회전수로 정밀하게 제어가 가능합니다. 저는 모터가 낼 수 있는 강력한 토크 이전에 정밀한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고성능 내연기관 자동차가 최대한의 가속을 실현하기 위해서 런치컨트롤의 탑재는 흔한 일입니다. 엔진은 모터와 다르게 멈춰 있는 동안에도 아이들링을 유지하며 독립적으로 회전을 해야 하고, 충분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선 상당히 높은 회전수를 유지한 채로 출발 할 수 있어 합니다. 이 상태에서 동력을 전달하기 시작하는 것은 정밀한 제어가 어렵기 때문에, 보통 런치컨트롤을 통해서 출발하면 곧 어느정도는 타이어의 슬립을 허용하는 상태로 제어를 합니다. 엔진은 기본적으로 회전관성을 가지고 있는 기관으로, 원하는 회전수로 즉시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어느정도 한계를 벗어난 상황이 오면 자동차의 ESP는 아예 출력을 확 죽여버리는 제어를 하는것이 보통입니다.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의 제어이자, 다른 해법으로 접근한 것입니다. 또 엔진의 경우 미리 회전수를 적정선에 고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별도의 런치컨트롤 활성화 절차나 메뉴가 있게 마련입니다만, 테슬라의 경우 단순히 루디크러스 모드를 활성화 한 것으로 모든 준비가 끝납니다. 그냥 정지상태에서 순간적으로 가속페달을 밟으면 곧 최대한의 가속을 만끽할 수 있죠.
(테슬라 모델S에는 이런배경이 정말 잘어울립니다. 파릇파릇~~)
이 특징은 발진가속 뿐 아니라 와인딩로드에서도 똑같이 발휘됩니다. 차가 물리적으로 바깥쪽으로 밀려나서 발생하는 타이어의 슬립이 아닌 다음에는 가속페달 조작에 의한 슬립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때문에 가뜩이나 조용한 모델S의 실내는 와인딩로드를 달리는 내내 미세하게 타이어가 바닥을 비벼대는 '스스스슥~' 소리만 들려왔죠.
이게 꽤 충격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모델S를 가지고 와인딩로드를 달리기 전 까지는 쉽게 찾을 수 있던 이 특징을 그냥 지나쳤거든요. 모델S로의 와인딩은 당연히 큰 재미는 없을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맞는 예상입니다. 우리가 내연기관을 가진 스포츠카를 다루며 흔히 즐겁다고 생각하는 것들 즉, 엔진의 회전, 그에 따른 타이어의 회전, 변속기의 움직임, 감성을 자극하는 배기음이 모델S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정밀한 제어에의한 안정적이면서도 강력한 파워의 전개, 묘한 긴장감을 주는 모터의 고주파음, 내연기관차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미묘한 타이어의 상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소리들과 더불어 전기차에 어울리는 조작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궁금증이 폭발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완전히 다른 종류의 즐거움을 제공하는거죠. 제 예상에는 코너 진입후 턴인 후 회전력을 얻은 뒤부터는 내연기관차가 이븐스로틀로 기다려야 하는 시점부터 미리 가속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어디까지나 예상이지만요.
게다가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마저도 친환경적입니다. 타이어의 슬립이 적다는 것은 곧 마모가 적게 된다는 뜻이고, 그에 따른 직접적인 분진 같은 오염물질의 발생이 적어진다는 뜻이죠. 게다가 한계를 넘지 않는 과정에서 각종 부속의 내구성도 좀더 길게 가져갈 수 있지 않은가 예상해 보고요. 그리고 알다시피 엔진이 없는 관계로 엔진오일 등의 소모성 캐미컬의 사용이 훨씬 적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오염물질 배출이 줄어들죠.
여러분은 전기차로 하는 포뮬러E라는 레이스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모양은 우리가 잘 하는 포뮬러 레이스카와 비슷하지만 전기와 모터를 사용합니다. 이 레이스는 이런 차이 외에도 일반 포뮬러 시리즈와는 다르게 비가 올 때에도 별도의 레인타이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모든 경기를 한 종류의 타이어만 사용하는데, 때문에 양산차에 쓰이는 타이어와 비슷한 패턴을 가진 타이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미쉐린은 이 경기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통해 PS4 와 PS4S등을 개발했죠
제 예상일 뿐이지만 정밀한 제어가 가능한 덕분에 슬릭 타이어가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성능을 뽑아내는게 아닐까 합니다. 실제 포뮬러E 레이스 중계를 보면 조용하다는 것만 빼면 정말 치열하고 화끈한 경기가 이루어집니다. 그런 격렬한 경합 중에서도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소리는 과도한 제동에 의한 브레이크락이 걸린 정도의 상황 아니면 들려오지 않아요.
시승 후 시간을 두고 머릿속을 정리하다 보니 이런 내용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더군요. 이미 잘 정리된 내용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또 제가 틀린 내용들을 엮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 어떤 레퍼런스를 두고 이 글을 적어나가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아직까진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환경오염, 생산비용 등 까지를 모두 고려하면 경제성이나 친환경성이 일부 퇴색되는 경향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전기차 이전의 문제로써 전기차의 문제로 동일시 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전기 생산이 지금처럼과 똑같을거라고 가정하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가정용의 소규모 발전을 위한 솔라 패널등은 점점 보급이 늘어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기차에 사용되는 전기가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데 까지는 먼 시일이 소요되지는 않을겁니다.
시승중에 느낀 새롭지만 새롭지만은 않았던 소감들을 두고 보자면, 결론은 전기차는 시작부터 다른 녀석이었단 것입니다. 테슬라는 그런 전기차들 중에서도 단연 눈에띄는 발전을 이룩한 기념비적인 회사이고. 모델S는 그 선봉에 서있는 차량입니다.
이제 모델3로 대중화에 나선 테슬라 라는 기업의 미래,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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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두장 뿐이고 글만 많아서 평소와 다르게 전문으로 옮겨왔습니다만, 아래 링크 한번씩 눌러주시면 크게 도움이 될겁니다.
http://neowolf777.blog.me/221094807415
관련해서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이 나올거라고 보는데, 전 생각보다 빨리 해결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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