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이 고장난 관계로
금일 저녁 석식은 식빵과 버터로 대체합니다.
-에덴고시원 실장-
고시원 식당으로 가는 복도,
알림판에 붙은 벽보를 보고
수꼴영감은 얼굴이 일그러진다.
한국사람은 밥을 먹어야한다는게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빵쪼가리 따위나 먹으면 힘이 없을것이라
자신의 훌륭한 글들을
보배에 보여줄수있겠나 싶은것이다.
보배드림에 글을 써서 문재인정권을 심판하면서
자신의 위대한 글솜씨를 자랑하여
보배드림의 모두를 감탄시키고
그글을 쓴 수꼴영감 자신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해야하거늘...
그런 중대한 일을 하는 자신에게
식빵 따위나 먹으라니
수꼴영감에겐 통탄할 노릇이었다.
그러나
비어버린 위장은 정직한 법.
혼잣말로 궁시렁거리며 투덜거리면서도
수꼴영감은 바삐 다리를 놀려 식당으로 향한다.
수꼴영감은 식당에 들어서기전,
벽에 붙어서 살짝 안을 엿본다.
조선족 김씨가 안에 있나 살펴보기 위함이다.
조선족 김씨가 무서워서 그러는건 아니라고
수꼴영감은 맘속으로 되뇌이지만 그건 분명한 거짓말.
그래도
수꼴영감은 자기자신을 속이는데에 익숙하기 때문에
자기자신에게 전혀 부끄럽지않다.
그런데 왠걸? 식당안에는 아무도 없다.
그리고..
식빵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
이것은 분명히 누군가가
식빵을 다 가져간것이라고 판단한 수꼴영감은
고시원 쪽방 방문마다 귀를 갖다 붙여대며
염탐질을 시작한다.
그러나 고시원 안에도 식당처럼 아무도 없다.
그러다 힐끗 보게된 창밖.
수꼴영감은 깜짝놀란다.
고시원 옆 공터에서
건방진 베트남 노동자 201호놈과 205호놈이
비둘기에게 식빵을 뿌려주고있지않은가!
수꼴영감은 허겁지겁 계단을 달려내려간다.
오. 장판벌의 조자룡이
조조의 수십만 대군을 뚫고 달릴때 이러했을까?
화웅에게 말을 달려가던 관우가 이러했을까?
수꼴영감의 기세는 베트남노동자들을
산채로 씹어먹을듯하다.
바람같이 달려(그나이에 빨라봤자긴 하다)
베트남 노동자들 앞에 도착한 수꼴영감.
도착하자마자 큰소리로 일갈하려했...으나..
그런데.. 그곳에는 베트남 노동자만 있는것이 아니었다.
창문으로 봤을때는 몰랐지만
그 둘사이에 조선족 김씨도 함께 있었던 것이다.
베트남 노동자들과 조선족 김씨는
식빵을 비둘기들에게 뿌려주며
수꼴영감을 마주 바라본다.
"뭔데? 무슨일이야 영감?"
조선족 김씨가 수꼴영감을 바라보며 물어온다.
수꼴영감은 달달 떨려오는 다리에 힘을 주며
마음을 다잡는다. 오늘 또 굶을수는 없기때문이다.
하지만 떨리는 다리만큼이나 떨려오는 목소리로
말을 더듬기 시작하는 수꼴영감.
"시..식... 식빵..좀.."
그순간
조선족 김씨의 얼굴이 분노로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수꼴영감에게 반문한다.
"뭐? 씨발?? 씨바알? 너 지금 나한테 씨발이라고 했냐?"
조선족 김씨가 곧바로 다가와 스꼴영감의 멱살을 잡는다.
힘을 주어 수꼴영감의 멱살을 들어올리는 조선족 김씨.
수꼴영감은 다급해진다.
"아니..요.. 시.. 식..식빵요 식빵!"
목이 졸려와 캑캑거리면서도
수꼴영감은 정확하게 식빵이라고 발음 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이새끼 봐라? 또 씨발 이라고 하네? 미쳤냐?"
이제 수꼴영감은
조선족 김씨에게 잡힌 멱살이 들어올려져
까치발로 선 모습.
마치 조선족 김씨의 손에 대롱대롱 매달린듯하다.
"아..아니..요.. 식빵! 시익빠앙! 식빵!"
"뭐? 그래 계속 씨발이라고 해봐라 이새끼야!"
봉변을 당하며 수꼴영감이 베트남 노동자들을 힐끗보니
그둘은 키득거리며 웃고있다.
사실 수꼴영감의 생각에도
조선족 김씨는 화난척을 하고있을뿐,
수꼴영감이 씨발이라고 하지 않은걸
알고있는게 분명하다.
그러나 수꼴영감은 방법이 없다.
그저 자신은 씨발이 아닌
식빵이라고 말했다고
두눈을 질끈감고 계속 부르짖을뿐..
"식빵! 식빵요! 식빵! 식빵식빵식빵! 시익빠앙!!"
정확한 발음으로 식빵이라고 말하기위해 애쓰는
수꼴영감의 공허한 외침이
공터에 애처롭게 메아리친다...
/> 오렌지님의 조언을 깊이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동에서 갑자기 며칠전식빵이 생각났어?ㅋㅋㅋㅋ
꼭 쳐맞은 애들은 이렇게 티를 낸다니까 ㅋㅋㅋㅋㅋㅋ
며칠전에 좀 가지고 놀아 줬더니 주제파악도 못하고 원한품은듯 ㅋㅋㅋㅋㅋㅋㅋ
좀 없어져버려라..
넌 그런 존재야..
알고나 나대란말이지..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의 니 인생.
필력 부럽다~~ ㅋㅋㅋㅋ
식빵이 아니라
벌래들 찾아내는
미끼였네
부들부들 겨나오는거보니
달콤이
별거 아닌 상황 묘사가 이토록 처절하게
들릴수 있다니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