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바꾸기 전에 찍어둔 계기판 사진이 없어 왜 작업을 해야했는지 말로만 설명을 드려야 하는군요. 차오르는 막대 형태의 게이지 중 우측 두 개인 전압과 유압 게이지 이빨이 여러 줄 나갔고 오도미터 이빨도 몇 개 나가서 영 보기가 불편했죠(편의상이 아닌 심기상).
그래서 이미 넉넉하게 비축해둔 여분 파트를 잘 뒤져서 20만km도 채 뛰지 않은 상태 좋은 계기판 하나를 분해합니다. 그대로 장착하자니 주행거리 차이가 너무 크고 그리고 구해둔 계기판은 DOHC용이라 레드라인이 제 차랑 다릅니다. 워셔액 경고등 자리에 ABS 경고등이 들어간 것도 차이점.
아무튼 분해 시작~
계기판 앞면 테두리에 나사가 다섯개 있습니다. 윗줄에는 중앙까지 세 개가, 아랫줄에는 양쪽 끝에만 두 개. 그리고 윗쪽 클립을 살짝만 당겨주면 프레임이 아주 손쉽게 떨어집니다. 그 다음에는 아크릴판? 아무것도 안붙잡고 있으니 그냥 당겨서 빼고 그 뒤에 각종 경고등 로고 그려진 암막판? 이거도 그냥 빼면 됩니다.
계기판을 뒤집어줍니다. 경고등이 일렬로 놓여있으므로 전구를 다 빼고 접지를 담당하는 금색 볼트 네 개를 풀고나면 매우 원시적인 회로가 나옵니다. 실리콘 시트(sheet) 같은거에 회로를 박아둔 그런 형태. 심지어 잭쪽은 잭 끼우면서 알아서 눌리니까 아무 고정장치도 없이 펄럭거림 ㅋㅋ 암튼 저 실리콘 시트 빼고 나면 백라이트 전구 네 발이 있으므로 간단히 돌려서 뺍니다.
방금 말씀드린 백라이트 전구 구멍이 보입니다. 아무튼 요 장면에 앞서 다시 계기판 앞면으로 돌아가 요 내부 기판 어셈블리가 계기판 다이에서 떨어질 수 있도록 나사 네 개를 모서리를 따라 다 풀어주면 요렇게 기판만 쏙 빠집니다. 그리고 제 손이 위치한 저 잭을 탈거해야 하는데, 이건 뭐 컴퓨터 잭 같은거니까 마무리로 딸깍 넣어주는 패스너?부터 바깥쪽으로 당겨준 후 기판에 송곳니를 앙 물고 있는 잭 부위를 먼저 빼준 후 잭을 매우 손쉽게 빼내면 됩니다.
요것이 제가 고장난 부위의 디스플레이만 빼낸 모습.
이식에 앞서 분해한 김에 알콜세척 좀 해주고~
풀조립 이전에 가조립 상태로 테스트. 대충 보이시죠? 마저 풀조립 하고 장착.
버튼 미등도 비상등을 제외하고 모든 버튼이 다 나가서 이참에 싹 다 손봤습니다. 전구 원리가 거의 뭐 에디슨 시절 수준으로.. 트랜지스터 같이 생긴 전구의 전선을 플라스틱 다이 정해진 위치에 칭칭 감기만 하면 됩니다. 안쪽 면에 와이어가 있는 한 다이를 장착하면 눌려서 전기가 통하는 원리.. 영상 캡쳐본을 따려고 했는데 너무 작아서 안보이네요. 생략 후 완성 사진으로
음. 매우 흡족합니다. 시계도 고장났던데 하.. 이건 다음으로 패스
고장난줄 알았던 핸들 리모컨은 알고보니 퓨즈가 아예 없더라고요.. 퓨즈 꽂으니 바로 전부 정상작동
전체적인 완성샷. 음~ 역시 보람있는건 코스메틱이긴 하네요. 고장날땐, 정비할땐 쌍욕 나와도 ㅋㅋ
요즘은 저런 디자인의 계기판이 안나와서 아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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