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뭐, 다들 알고 계시다시피 일본은 280마력, 180km/h 최고속도 제한이 있던 나라죠. 이런 제한을 만들 때 그 배경은 당연히 슬슬 이슈가 되기 시작할 정도로 차들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고, 따라서 이 280마력 규제가 생겨날 즈음이 일본 내에서도 서로 앞치락 뒤치락 하며 300마력을 넘기기 직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찾아보니 역시, 일본은 1988년 280마력, 180km/h 최고속도 '신사협정'이 시행이 되었다고 하네요.
누가 발의했냐 = JAMA, 일본 자동차 제조사 협회
왜 = 교통사고 사망률 증가로 점점 빨라지는 자동차를 탓함
부수적으로, 이 당시 일본은 방황하던 젊은이들의 폭주족 활동이 극성을 떨치던 때라 이러한 규제 도입에 여론이 우호적이었다고 합니다.
왜 280마력인가 = 뭐 오피셜은 아닌거 같은데, 당시 닛산이 새로 곧 출시할 예정이었던 Z32 페어레이디Z가 그 정도 출력을 타겟으로 개발을 거의 다 했으니 출시하게 해달라 찡찡거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규제 시행 후 첫 280마력 리밋에 걸린 차는 Z32 페어레이디Z가 맞는데, 이 차는 발표 스펙은 280마력으로, 신사협정을 준수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동일한 북미수출형 300ZX의 엔진이 300마력을 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일본차 최초의 300마력 달성은 1989년 닛산 300ZX라고 볼 수 있겠네요.
말이 나온 김에 이 신사협정 앞에서 280마력이라고 구라 까고 실제로 출력을 더 냈던 재미있는 사례들을 살짝 살펴보자면,
뻔하게 예상되는 차지만, 스카이라인 GT-R은 이 규제 시행 이후 한 번도 말을 들어쳐먹은 적이 없.. 유명 유튜버 Doug Demuro의 개인 소유 차량인 R32 쌩순정을 다이노 돌려봤더니 30년 된 차가 280마력을 기록했다죠. 엔진에서는 320마력 가량을 내는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하며, 소스는 모르지만 R34 세대 가서는 다이노에서 330~340마력이 나왔다고 합니다. 참고로 스카이라인 GT-R은 대대로 뉘르부르크링 양산차 기록을 경신한 찹니다.
그 외에도 1990년 발표한 미쓰비씨 3000GT(일본 내수 GTO)가 북미에서 동일한 엔진으로 300마력을 냈고 1993년 첫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325마력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1993년에 마찬가지로 발표된 도요타 수프라 또한 280마력으로 표기된 내수용과 정확히 같은 엔진을 달고도 325마력으로 나왔습니다. 두 차의 제로백은 4초대로, 분노의 질주 첫 편 주인공 차로 왜 이게 선택되었는지 나름 알만 합니다.
조금 의외지만, 도요타의 명예 회장님 격인 센츄리 또한 1997년에 12기통 엔진을 얹으며 실제로는 300마력 정도를 냈으나 280마력으로 발표가 되었다고..
위에 나열한 모든 사례들과 달리 혼다는 자연흡기 엔진만을 고집했고 6기통을 넘는 엔진을 만들지 않았기에 이 리스트에 없는게 당연할 것 같지만 딱 하나, NSX가 있습니다. 1991년 발표한 초기형은 3.0리터 270마력이었지만 1997년에 3.2리터로 배기량을 올린 모델이 북미에서 290마력, 내수에서는 똑같은 엔진으로 280마력이라 표기되어 있습니다.
마쯔다는 RX-7이 경량을 표방해서 그런가, 250마력 부근으로 출시되어 1997년 페이스리프트 되며 리밋인 280마력으로 발표되긴 했으나 실제로 더 나오는지 마는지 그런 얘기는 없네요.
아무튼 이런 역사를 뒤로 하고 2004년 7월, 이 규제를 발표했던 JAMA는 입장을 번복하여 자동차의 출력은 교통사고 사망률에 개연성이 없어 보인다며 180km/h 규제는 남겨둔 채 최대출력 규제를 폐지합니다.
이 조치 이후 가장 먼저 출시된 차는 그 해 10월 300마력으로 출시된 혼다 레전드(3.5리터)고, 요 부근 고만고만한 일본차들이 찔끔씩 300마력 초반으로 고쳐 표기하였습니다. 그 이후 2007년 렉서스 IS-F(421마력), 닛산 GT-R(487마력)을 거치며 오늘날 가장 강력한 일본차인 GT-R(608마력)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보배드림은 일본차 글 조차도 민감한 곳이니 국산차 300마력 400마력 돌파한 차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2008년 출시, 제네시스 쿠페 380GT (303마력)
* 저도 이 차 탔었음! 구삼수 순정! 제 뒷 주인이 이전하고 6개월만에 말소 하셨던데.. ㅠ VDC를 함부로 끄면 안됩니다 이 차는..
이런 나름 귀한 차가 400마력 마일스톤을 기록해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에쿠스 VL500 초기형 MPI입니다. 타우 MPI 5.0리터 400마력.
독일차도 한동안 잠잠하다가 갑자기 수퍼카 전쟁에 뛰어들던 1980년대 말에 종종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포르쉐 959
생전 첨듣는 이야기해주셔서 감사염
신기한게 2인승 모델과 2+2 모델의 주유구 위치가 다르더군요. 여태 어떻게 구분하나 모르고 있었는데 자료 찾으면서 이번에 알았습니다..
춫
정작 튜너들은 마력경쟁, 300km/h 도달 시간 경쟁, 최고속도 경쟁등…완성차와는 다른 행보를…하지만 다른 의미로는 충분히 300마력 오버도 문제없는 상태였다는 반증…
이런 분 보배에 몇 분 더 계시면 좋을텐데…..
그리고 팬티에도 진심인 편입니다
배기량빨로 먹고 사는 미국차였으면 모를까 70년대 일본차 300마력은 좀 너무갔던 글.
잘 보고 가요~
요즘 일본차는 그닥이긴 한데 저때는 인정합니다.
한국차는 저런 시기가 영원히 안올것같네요.
인정할건 멋지게 인정하는모습도 보여야하는데 이젠 현대차가 세계적으로 뛰어난차라는둥 도요타가 현대밑이라는둥... 정치좋아하는 태극기아재들만 꽉차서 이런 재미있는글 진짜 오랜만에보네요
솔까말 VQ엔진 수준의 엔진을 아직까지도 못만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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