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 퇴근하고 들어오니 아내가 나를 밖으로 부르더니 우물쭈물하길래 무슨일이냐고 물어보니
오늘 오후에 밑에집 아줌마가 마트에서 볼일보고 오다가 골목길에서 학생들이 담배피는 거 보다가 그 중에 한명이 아들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아내는 아들에게 아무말 안하고 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고 합니다
결국은 피우는구나!! 라고 생각을 했지요
그전부터 언론이나 인터넷 등등을 보면서도 설마 내 아들만은 안그러겟지!! 라고 생각하며 지내다가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많이 핀다는 글도 많이 보아왔고해서, 오늘 이야기 듣기전까지는 우리 아들도 피우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힘이 빠지네요
지금 아들이 고1인데 아들이 주민등록증 나오는 날 우리식구 전부다 부산 자갈치시장가서 꼼장어 먹으면서 아들에게 소주한잔 따라 줄려고 아들이 태어나는 날부터 생각하고 있었지요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아내보고 애랑 같이 나갔다가 저녁 먹고 들어올태니까, 혜야<딸>랑 둘이서 집에서 저녁먹으라고 했습니다
집으로와서 아들보고 아빠랑 같이 산책 좀 하자고하고 데리고가서 카페에 갔습니다
커피한잔씩 시키고 아들보고 학교생활이나 친구들관계등등을 물어보며 불편한게 없는지, 고민거리는 없는지 세세하게 물어보다가, 담배 피는 걸 이웃 아주머니가 보았다고 넌지시 말을 했습니다
아들은 당황을 했는지, 처음에는 아니라고 하면서 이리저리 핑계를 대길래 아들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린다고 아무말 안했습니다
5분정도 커피만 마시고 탁자만 어두커니 바라만 보았습니다
그 5분동안 많은 생각을 하였지요
나는? 내가 아들에게 담배피고 한다고 혼낼 입장인가? 아들보다 더 어릴때 담배피고 술마시고 했는데, 내가 과연 그런 입장인가? 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말 안하는 나를 보는 아들의 얼굴을 보니 기가 팍 죽어서 땅만 바라보며 어쩔 줄 모르더군요
그래서 한마디 했습니다
아빠는 니가 주민등록증 나오면, 할아버지<우리아버지>가 아빠 처음 주민등록증 나온날에 소주를 사주셨던 자갈치시장에가서 나도 할아버지처럼 너에게 꼼장어랑 같이 소주한잔 먹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나서 호주머니에 있던 담배를 꺼내서 전부다 손으로 다 잘라서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버리면서 아들보고 니가 주민등록증 나오는날까지 아빠도 담배 안피울께, 그런김에 아빠도 아예 담배를 끊을수도 있고, 그러나 니가 주민증이 나오고나서 담배를 펴도 아빠는 아무말 안할거고, 술을 먹어도 아무말 안할거다, 그러나 과하게만 하지마라. 하고 카페에서 나왔습니다
우리 아버지도 내가 중학생일때 담패피다 아버지에게 걸렸는데 혼내는거보다는 내가 주민등록증이 나오는 날까지 아버지도 금연이랑 금주 하셨지요
절대로 담배도 안피우셨고, 술도안드셨습니다
건축노동 하는분의 낙이라면 흡연, 음주인데 나때문에 딱 끊으셨지요
나도 아들이 주민등록증 나오는날까지 정말 진짜로 흡연이나, 음주는 안할것입니다
아들과의 약속이니............................
멋진 아버지 이십니다 ㅠㅠ
좋은 아버님을 두셨고 좋은 아버님이신듯 합니다 ^^
내 머리 스치면서 방벽에 맞고 떨어졌는데 벽이 파여있었음...
지금도 생각 해보면 정말 날 죽일려고 던진겄일까 생각이듬...
하나배워갑니다 멋있으시네요
형님! 아이한데 너무 뭐하고했으면 아이가 오히려 더 삐뚤어졌을꺼에요!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반성할걸로 생각합니다! 화이팅입니다!
어떻게 해야되지.. 아들2입니다
근데~~~~
이렇게 약속을 했는데, 아들이 담배를 또 피운다면?
저도 아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님은 어떻게 하실지 궁굼하네요.
중2때 아버지께 담배피는걸 들켰는데 딱 한마디 '너 벌써 담배피냐? 이 한마디 이후로 술담배에 관해 한마디도 안하셨지만 저는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바르게 자랐고 그렇게 살고있슴다
술담배가 인성의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유전이라기 보단 애들이 보고 배운다...겠지요..
그러면 아빠도 피우면서 뭐...라고 자기합리화 시키겠죠...
이참에 걍 끊어 버리세요..너무 좋네요..^^
자기자식을믿고조언해주시는모습이너무멋지십니다..저희아버지도좀바뀌셨으면좋겠네요
지금은 거의 멋이나 친구들이랑 어울릴라고 피우는게 대부분이기때문에
되도록이면 안피우는쪽으로 권유할것같네요
한번시작하면 끊기 어려워지니...
대충 뭐이런.. '이게 니 가방에 왜 있노 말이다..니가 몇살인데 담배를 손가락에 끼우고..이 상놈의 자식아..아빠도
안피우는 담배를....'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구요. 아마도 아버지의 아버지가 받은 교육방침대로 아드님도 따를겁니다.
정말 뭔가 훈훈합니다
어차피 24시간 내내 감시할수도 없는거 모든 판단은 본인 스스로 하는 겁니다....
아들이 혼자 담배를 피는게 아니고 주변 친구들이랑 같이 핀다는 것은 단순히 성인이 담배를 피우는 개념과는 다릅니다. 그 무리의 특성이나 성향도 있을 것이고 주변 친구들과의 관계나 이런 것들이 뒤죽박죽 섞여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이렇게 까지 하는데, 나도 끊어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내가 담배를 안 피우므로 인해서 친했던 애들한테 무시받을까봐, 무리에서 이탈될까봐 이런 사유로 담배를 계속 피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한 일이 있으니 자기도 끊는게 맞다고는 생각하는데 그러지는 못하겠고 이렇게 괴로워 할 수 있으니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만약 계속 피운다고 하면 무엇이 문제인지 대화를 통해 지금처럼 현명하게 자녀 양육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아드님은 아버지를 닮아 나중에 멋진 사람이 되겠네요
걱정안하셔도 아들이 바르게 크겠어요.
기본적인 질서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말이죠.
저도 흡연자고 얼마전 군입대한 아들도 흡연을 합니다. 입대 전 둘이 여행을 떠났었는데 마지막날 차 안에서
맞담배를 허락하고 같이 한 대 피우는데 그 느낌 참 묘하더군요. 싫지가 않았습니다.
솔직히 끊어야 되는데 말이죠.. 담배 안피우시는 분들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일지도 모르겠네요.
멋진 아버지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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