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늘 좋은글 눈팅만 하다가
인생이 하도 갑갑해서 넋두리 좀 늘어 놓으려고요.
70 개띠입니다.
서울예대 실음과 졸업하고 락밴드 오래 하다가
가수들 노래 가르치고,학교 강의 나가고
학원도 경영하고 그랬습니다.
보컬 트레이너 하면서 제자들은 크게 성공한 녀석들이 많아요.
동업하다가 크게 틀어지면서 빚이 4억가까이 늘더군요.
10년간 매주 서울에서 부산, 대구 전주 운전해서 돌아다니며
그 빚 거의 다 갚았습니다.
한숨 돌리려는데 당뇨와 과로 때문에 합병증이 심하게 왔어요.
처음엔 황반변성이라고 눈이 안보이더군요.
다행히 주사요벙이라는게 생겨서 직접 안구에 주사를 맞고
한쪽눈은 회복이 되었습니다.
그와중에 강의 나가던 학교의 학과장 비리를 차마 볼수가 없어서
반항 비슷하게 했더니 바로 잘라버리더군요.
이래저래 음악쪽은 신물이 넘어와서 아예 다른 길을 찾자 싶었죠.
남은 빚 2000여만원은 힘이 들어서 개인회생 했습니다.
매달 얼마씩 나눠 갚는걸로.
일단 매일 시달리던 전화를 안받으니 스트레스는 줄어들더군요.
건강도 안좋고 해서 아내와 아들은 서울에 있고
전 부모님 고향인 단양에 내려왔습니다.
식품관련 중소기업에 생산직으로 취업을 했습니다.
하루종일 서서 포장관련 업무를 봤습니다.
힘은 들었지만 마음은 편했고 나름 열심히 해서
욕은 먹지않고 일했습니다.
중간 관리직으로 임명하시려고 하더군요.
문제는 일년정도 일하자 이상하게 점점 체력이 달리는 것이었습니다.
헛구역질이 나고 온몸이 붓고 어지러운게 분명 어딘가 고장이 났구나
싶었죠.
병가를 내고 혈액검사를 했는데 신장내과로 가라고 하더군요.
신장이 망가졌다네요.
양쪽다.
좀 울었습니다.
피곤했지만 참고 차에서 자고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떼우고
결국 악착같이 빚을 거의 다 갚았는데
그 때 신장은 많이 망가지고 있었나봅니다.
결국 얼마전 동정맥루 수술을 받고 혈액투석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별로 살고 싶지 않아서 그냥 방에 쳐박혀서 폐인처럼
두어달을 누워있었습니다.
숨은 점점 차오르고 계단 두어개도 오르지 못하게 되더군요.
배는 복수가 차올라서 올챙이 처럼 부풀어오르고
그게 다 부종이라 딱딱해지더라구요.
3개월만에 몸무게가 15킬로그램이 늘었습니다.
그게 다 전해질 불균형에서 오는 부종이더군요.
요독이 차올라서 입에선 숨쉴 때마다 암모니아 냄새가 올라왔습니다.
죽더라도 고통스럽지 않았으면 했는데
상당히 힘겹더군요.
보다못한 부모님이 우시더라구요.
저 때문에 많이 우셨겠지만 한번도 제 앞에선 그런 모습 보이지
않으셨는데 정말 큰 불효를 한거죠.
저도 크게 뉘우치고 치료를 받기로 한겁니다.
그래서 수술도 하고 이식신청도 했죠.
가족 이식은 제가 거부했고 뇌사자 이식만 신청했습니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습니다.
다행인건 투석한지 고작 2주일 남짓인데
정상에 가깝게 몸상태가 회복 되었다는겁니다.
일주일 3번이나 투석을 계속해야 하는 길고 지루한 싸움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다시 삶을 계속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긴걸로도
전 충분히 만족합니다.
야간투석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아서 직장도 다시 다닐 수 있어요.
팔자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3개월 후엔 장애인2등급이네요.
지방이라 일단 재택근무 할 수있다면 해보려고 합니다.
술은 거의 마시지 않았고 담배만 좀 피웠었는데 이렇게 되고보니
스트레스와 과로가 정말 무서운 것이었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배 회원님들도 늘 좋은 생각하시고 과로는 하지 마세요.
긍정적인 사고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새해엔 기쁜 일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게도 여러분들에게도요.
넋두리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고향이 단양이라 왠지 맘이 더 쓰이네요.
가족이식거부는 잘하신겁니다.
의사들 말을 들어보니 이식만 하면 끝이 아니라 관리를 잘해야하며,
보통 15년을 기한으로 잡고 관리에 따라 추가로 이식을 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또한 이식해주는 사람에게도 큰 부담이 된다고하더라구요.
보통의 사람은 40%정도의 부하를 받아서 한쪽을 이식해주더라도 40%부하를 감당할수 있을것 같지만,
하나남은 신장이 40%의 부하를 받으면 망가지는 수순으로 간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식해주는 사람도 건강관리에 무척 힘써야 한다고 해요.
저도 의사들이 인터뷰한걸 들은거라 정확한지는 모르겠네요.
아마 당사자이시는 더 알아보시고 , 항상 건강에 유의하세요 매일매일이 즐거운 날이 되시길...
괜찮습니다
투석,,,, 정말 힘들다고 하던데....힘내시고 빠른 시일 내에 이식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
건강 하세요
봄이 오리라 믿습니다.
억만금을 벌면 뭐합니까? 스트레스 과로와 함께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전 23일 간 이식해유..
좋은 결과 있으실 겁니다. 빠른 쾌유를 빕니다.^^
힘내서 신년엔 좋은 소식 전할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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