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일요일 갑자기 딩동 소리가 나서 보니,
옆 집 할머니였습니다.
가끔 인사도 하고 그런 사이입니다.
전 이사 온지는 1년 6개월 정도 됐습니다.
동네는 금호동에 오래된 아파트 입니다.
그래서 나이드신 분들이 제법 많이 계십니다.
암튼 문을 열어드리니, '불우이웃돕기' 하니 성금을 내라고 하시네요.
있으면 몇 천원이라도 드리겠지만, 정말로 현금이 한푼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박봉에 나름 한달에 3만원씩 매년 굿네이버, 초록우산 등에 기부해왔습니다.
"저 죄송한데... 지금 현금이 없습니다. 나중에 드리던가..."
"(세상에 둘도 없는 미소로) 조금이라도 내세요. 이거는 104동 이름으로 하는거에요..."
"있으면 드릴텐데 죄송합니다. 저 그리고 기부 계속 하기도 하고..."
제가 이렇게 얘기하자 마치 범죄자 보는 듯 보더니,
미소는 온데간데 없고,
혼잣말로 저주를 퍼부우시더니 밑에 층으로 내려가시더군요.
손에는 만원짜리 부터 천원짜리 다양하게 들고 계시고...
할머니 그렇게 가신 다음에 드는 생각은
'아... 저 돈 99% 불우이웃에게 가지는 않겠구나' 라는 확신 뿐이였습니다.
기부란 기분 좋게, 자발적으로 해야지,
아무리 같은 주민이라도 그런식으로 하라고 하는건 아닌 것 같네요.
예전에 반상회비라고 반장이랑 통장이 삥 많이들 뜯어간 시절이 있었죠..
모금하러 다니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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