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자취를 했어요.
아침 밥을 항상 챙겨 먹는 스타일이어서
아침에 수업이 없어도 일찍 가서 학교 밥을 먹었죠. 편하니까.
후배 여자애가 봤나봐요.
저 선배는 집에 반찬이 없어 학교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고.
아닌데. ㅎ
한번은 아버지가 양념 된 장어를 듬뿍 사주셔서,
냉동고가 힘들어 한 적도 있었는데..
친구, 동생들 자취방에 불러서 포식을 했었죠.
한번은 여자인 학과 동생이 반찬을 가져다 주더군요.
엄마가 너무 많이 했다면서.
꽈리고추와 멸치를 볶은...
빈 그릇을 돌려주면서
겁나 맛나다, 팔아도 되겠다.. 며 약간의 오바를 했어요.
두 달 쯤 뒨가?
그 친구 어머님이 " 그 자취하는 선배 갖다 줘 " 그랬답니다.
그 오빠가 진짜 맛있게 먹었대.. 엄마 반찬 가게 내주래. 라고 엄마에게 얘기했대요.
상당한 양의 멸치 & 꽈리고추 볶음을 받으며.. 생각을 해봤어요.
아..
엄마가 해 준 밥과 국과 반찬을 먹으며 한번도 맛있다고 말해 본 적이 없구나.
자기 딸의 애인도 아닌데 반찬을 챙겨주시는 기분이 어떠셨을까.
맛나다는 말을 식구들에게는 못 들어봤구나.
엄마나 와이프에게 얻어 드시는 분들.
특정 요리? 반찬을 지정해서
거짓이라도 가끔 " 겁나게 맛나~~ " 해줍시다.
그런 까닭으로 같은 메뉴를 꾸준히 받는다면.
그러한 수고로움은 스스로 감안하셔야...
반찬가게에서 사거든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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