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배관 수리에 대한 내용이니까 식전이나 식사중에는 보지 마십시오. 별것 없긴 하지만 그래도 하수도니까요.
그리고 미국 이야기입니다.
저는 2층 단독주택에 사는데, 지난주 화요일에 1층 천정을 보니 석고보드가 부풀어오른 자국이 보였습니다. 그 위가 화장실이라서 화장실에서 뭔가 새는 것이었죠. 아파트에 살았으면 아래집에 민폐였을테지만, 이 집은 1층도 우리집이니까 OK.
석고보드를 잘라보니 변기에서 나오는 하수배관이 더럽게 되어 있었습니다. 확인차 변기물을 내려보니 물이 똑똑 떨어지는 것으로서 변기와 하수배관 사이 이음매에서 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미국 생활을 하면서 DIY로 변기를 교체해본 것이 벌써 5개라서 저 변기를 떼어서 이음매를 제대로 만들고 다시 설치하는 것은 다시 또 DIY로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은, 이번 일은 귀찮아서 집사람에게 저건 사람 불러서 하자고 말을 꺼냈다가, 돈 든다고 퇴짜맞았습니다. 그리고 사람 부르면 짧은 시간에 끝내려고 꼼꼼하게 잘 해주지 않는 것도 있고요.
저 변기는 7년전 이사올 때 전문가가 설치한 것인데, 누수에 대해서는 제가 DIY로 설치한 다른 것만 못하군요.
변기들은 아래 사진과 같이 바닥에 나 있는 하수배관 위에 왁스링(wax ring)을 매개체로 해서 얹힙니다. 아래 사진은 제 작업중에는 찍지 못해서 인터넷에서 가져왔습니다.
왁스링은 낮은 온도에서도 연화되는 껍쩍한 양초 비슷한 것입니다. 손에 묻으면 지우기 힘들 정도로 물컹하고 접착력도 좋습니다. 수명도 매우 길어서 저번에 살던 집은 30년전인 1977년에 설치한 변기를 교체하느라 떼어냈는데 왁스링이 아직도 물렁하고 껍쩍함이 많이 남아있을 정도입니다.
누수되는 변기를 들어내기 위해 일단 변기 뒤 물탱크 탈거해서 바닥에 놓고.
바닥에 있는 하수구에 묻어있는 옛날 왁스링 자국을 유기용제로 닦아서 제거. 파이프 안쪽은 모자이크 처리.
잘 말라서 냄새는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보통 생각하는 시궁창 냄새는 혐기성 세균의 활동으로 생긴 가스라서 제대로 설계된 하수도에 공기 공급이 잘 되면 냄새는 거의 나지 않습니다
새 왁스링을 넣고 변기 설치.
바닥에 있는 마스킹 테이프는 하수구의 중심 위치를 표시한 것입니다. 하수구 중심과 변기 중심을 일치시켜야 이번 같은 누수 사태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변기를 바닥에 올려놓고, 고정볼트 체결한 후 뒤에 물탱크 재장착할때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해서 중간 단계 사진은 없습니다.
완성하기 전에 누수가 잘 수리되었는지 확인해야죠. 저는 1층에 내려가서 천정을 보고(한손에는 혹시나 하여 양동이를 받치고) 집사람이 위에서 변기물을 내렸습니다. 물 한방울 안 떨어지고 정상이 되었습니다.
흡족한 기분으로 바닥과 변기 사이를 코킹해서 마무리.
코킹은 아크릴계 코크를 썼습니다. 요즘은 실리콘계보다 아크릴계를 더 많이 사용하지요. 작업성도 우수하고, 필요하다면 그 위에 페인트칠도 할 수 있거든요. 실리콘계는 최고의 방수성이 필요한 부분(어항 제작 등)에나 사용.
일주일정도 1층 천정에 뚫린 구멍으로 정말 물이 새지 않는지 지켜본 후 주말에는 천정 석고보드를 때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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