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는 크게 없어요. 머 그냥 추억이죠.
제목 그대로에요.
여자 후배중에...
본인 기준에 미남이라고 생각되는 남자만 보면 말을 더듬고 시선을 못 마주치는 애가 있었어요.
말도 횡설수설하고요.
미니스톱 잘생긴 남자 알바 외모땜에 흥분해서 거스름돈도 제대로 못받고 나오기도 해요.
우리가 맥빠지는 개그를 날리면 말로 "헐. 털썩" 이러고.
토요일 날 동아리방에 나와야 한다고 하면 베토벤 운명교향곡을 소리로 내요.
한마디로 좀 이상한 후배에요.
어느날 남자 셋이서 그 여자후배랑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기로 했어요.
후배 한놈은 좀 늦는다고 해서
우리 셋이 먼저 한잔하는데, 문득 궁금해졌어요.
제가 여 후배에게 물었어요.
"야. 우리에게는 이렇게 말도 잘하고 편하게 대하는 것을 보면 우리 둘은 못생겼다는 거네?"
여자 후배 왈... "머.. 글쳐"
ㅅㅂ 기분 나쁘면서 다행이긴 첨이였어요.
여자후배 외모는 수우미양가에서 양정도의 외모에요.
20분 후쯤 남자후배가 도착했어요.
여후배는 남후배를 첨봐요.
궁금했어요.
여자후배의 반응이.
근데 여자후배가 골똘히 그 남자후배를 보고만 있어요.
그러다 고개를 떨구고 말이 없고, 얼굴 빨개지다가
다시 고개 들고 술 한잔하자고 건배하고,
다시 고개 떨구고...건배하자고 하고...
그러기를 수차례
"야 너 왜그래. 이놈은 미남이야. 아니야. 말해봐."
여자 후배 왈
"평가 내기리 애매해요. 뭔가 애매해.... 아주 애매하게 생겼어. 그냥 좀 덜생긴 느낌이에요. 미안요. ;;;"
차라리 못생김을 인정받은 우리가 더 나았다.
남자후배는 덜생겼다는 이유로 술 몽땅 쳐드시고 개가되어 집에 감.
술취한 음성이 지원되는 듯
오징어는 웁니다.ㅠ
전역후 같이 수업듣던 후배 여자애들 둘이 결정을 내렸다며 해준 얘기입니다.
무슨 소리냐 했더니 사귈 수 있냐 없냐의 경계에 있다는 뜻이라더군요.
이미 CC가 있었던 상태라 웃고 넘겼는데
이제 생각해보면 평생 궁금증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때 물어나 볼껄.
경계의 안쪽인지 바깥쪽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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