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하지 않으면, 찾아온줄도 모르고 보내버리는 계절.
빨갛고 노랗게 주위를 물들이며 왔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오지만
눈으로만 스치고 마음으로 보지 못하니 알록달록 한 것은 오간데 없고
말라비틀어진 낙엽만 바스라진다.
짧아진 계절 탓에 누릴 시간이 없어진 건지.
팍팍한 마음에 담을 공간이 없어진 건지.
바쁨을 핑계삼아 공짜로 주어진 것도 누리지 못하는구나.
가끔은 고개를 들어 높아진 하늘이라도 바라봐야 겠다.
예쁜 눈으로 바라보면 아름답지 않은 것도 아름답다.
하물며 이미 아름답기로 유명한 한국의 가을은 멍한 눈으로 봐도 오색 찬란한 아름다움이 이루 말 할 수 없다.
그럼에도 10월이 거의 다 가서야 겨우 가을이 온 걸 깨달은 나의 눈은 그간 무얼하고 있었을까.
얼마전까지 이런 저런 일들로 참 바쁘게 살았다.
그렇다고 전혀 시간이 없진 않았다. 다만 그 시간에 무언가를 할 여력이 없었다.
아무생각도 하기싫었고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애써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남은시간을 보냈다.
그런 시간이 길어질 수록 바쁜 와중에 무기력해졌다.
재미있는 것이 사라지고 즐거운 것이 없어졌다.
의미를 부여받지 못한 여가시간은 그 시간 뿐 아니라 내 일상 전체에 영향을 끼쳤다.
나는 한동안 그렇게 시간을 죽이고 나를 죽이며 살아갔다.
다시금 깨어났던 건 소소한 글쓰기를 시작하고부터였다.
여가시간에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삶에 활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휴식이란 어쩌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닐까.
잊고 있던 가을이 이제야 보이기 시작한다.
휴식이 쉬면서~뒹굴면서 쉬는게 아니라,
좋아 하는 것을 즐기면서 행복해 하면서 하는게 휴식이 아닐까 하네요.
저또한 휴식은 책을 읽고 쉬는게 휴식이거든요~~
토,일은 아예 책과 음악에 푹 빠져 있어요.
너무나 행복 한거 있죠...
좋아 하는걸 한다는게 어쩜 이리도 행복 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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