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운전중에 밟고싶지 않은 동물 1순위가 고양이 입니다.
고양이를 좋아한다기 보다, 영악한 동물이라 앙갚음을 하니..저주가 있느니 이런것 때문에요.
고양이 눈 무섭잖아요. 개인적으론 개가 좋네요. 치와와 같은거 말고 말라뮤트,진돗개 같은거요...
근데 얼마전 야간에 잠실 한양APT 앞길을 가다가 고양이를 치어 버렸네요.
아파트 담장쪽에 숨어있다가 제차로 뛰어들었어요.
헤드라이트 불빛보면 뛰어드는 습성이 있다고 들었는데...
주변이 밝은것도 아니었고, 고양이 보이기 시작했을때는 이미 늦어서
브레이크 밟았지만 그대로 앞바퀴에 치였습니다.
차가 뭔가 밟았다는게 느껴졌으니 말이죠...
근데 뒤따라오던 티뷰론이 또 고양이를 밟은 겁니다. ㅡ.ㅡ;;
그냥갈려니 기분이 찜찜해서 갓길에 정차하고 고양이있는쪽으로 갔습니다.
티뷰론 운전자도 나와서 고양이 보고 있더라구요.
아직 살아있긴했지만 피거품을 내뿜고 오래못갈거 같았는데,
차 두대가 비상등 키고 도로에 쭈그리고 있으니, 여기저기 주민들이 몰려와서 구경하네요.
티뷰론 운전자, 주민들이 구경은 하는데, 막상 고양이는 아무런 조치없이 방치시키던중,
제차에 타고있던 동생이 근처에 동물병원 있다고... 가져가자고 해서..
차마 맨손으로 만지지는 못하겠고 해서
근처 쓰레기통 뒤져서 쟁반같은거 위에 고양이 올려서 제차에 태워서 병원으로 향했죠...
숨이 붙어있기는 한데 뼈가 나갔는지 목이 달랑달랑... 수의사도 피가 폐까지 차서 죽을거라고..
그렇게 여러사람이 보는가운데 숨을 거뒀고..
수의사가 돈은 안내도 되고 그냥 가보라고 합니다. 내일 처리할거라네요. 아마 소각할듯...
죄책감은 있었으나..(로드킬 처음) 그래도 할 수있는데까지 했다고 생각하니 조금 나아졌습니다.
같이 동승했던 여자애가 기도까지 올려주더라구요..(교회 안 다님)
차 밑바닥에 피가 보이더라구요... 동승한 여자에 옷에도 피가 튀었고...빨리가서 빨라고
집앞가지 데려다 줬네요...
로드킬이 썩 기분좋진 않겠지만... 다음에 고양이는 안 걸렸으면 하네요...
그 이후로 뭐..재수없는일이 생겼다거나 그런일은 없었는데,
앞으로 뭘 치었건간에 묻어주고 가야겠습니다...
저는 그런 일 있으면(아직 로드킬 경험은 없지만) 기분 좋고 안 좋고를 떠나서
우리 인간이 정말 참 이기적이구나 하는 생각부터 먼저 듭니다.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유기견들 그리고 도둑고양이들...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왜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책임지는 사람 따로 있으며
결국에는 그네들이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지...
거창하게 말하자면 우리 인간만 사는 지구가 아닌데 말입니다.
지구상에서 서서히 사라지는 동식물들이 하나둘씩 늘어갈때마다
우리 인간의 멸종도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 벌어질일이 아니라면
저와는 상관없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그게 아닌데 말이죠...
아무튼 다시 한번 잘하셧습니다...그 고양이도 편안히 눈 감았으면 합니다.
며칠전에 밥달라고 온 고양이를 보니 배가 불렀더라구요 .
새끼난지 얼마나 됐다고ㅡㅡ;;
한겨울에 낳아봐야 대부분 하늘나라 갈듯하고...
조금만 크면 따로 살더군요.그래야 낳은새끼 기르죠.
남편은 어찌나 자주 바뀌던지..
사실 끝없는 얘기고 얘기해봤자 우리가 처한 현실에서는
이게 최선이니 어쩔 수 없다라는 결론밖에 안 나올겁니다.
(물론 이게 최선이다류의 합당한결론이라도 나오고
이걸 실천이라도 하면 다행일겁니다)
저도 누가 잘못했니 어쨌니 잘잘못을 따지기 위해 쓴 리플이 아니니깐요.
하지만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일들에 대해서
너무 당연하게만 생각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운건 어쩔 수 없네요.
아무튼 여기가 무슨 그린피스 홈페이지도 아니고
괜히 토론할 생각까지는 없습니다 ^^;
저도 매일매일 환경을 오염시키고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다른 지구상의 생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을테니깐요.
리플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까지 데려간다는게 쉽지는 않으셨을텐데 잘 하셨습니다. 인간에게는 영과 혼이 있지
만 동물들은 혼은 없다고 하죠. 그래서 죽고 난후에 떠돌고 이런거는 없다고 합니다.
너무 신경쓰지마시구요. 그래도 그 고양이가 죽기전에 감사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찌할지 고민중에 저보다 더 적극적인 태도로 동물병원 데려가자고 했고요...
(전 동물병원이 어딨는지도 몰랐음)
차가많이 다니는 대로변이었다면 그것도 1,2차선같은곳이었다면
교통흐름상 정차하기도 쉽지 않았을거고,
아무것도 없는 지방같은 곳이었다면 동물병원 찾기도 어려웠을거고..
길가에 묻어주는게 최선이었겠지요.
이런 조치가 가능했던건 상황이 따라줘서 였던거 같습니다.
너무 좋게만 답글을 써주셨는데 저 그렇게 착한놈 아닌데 ^^;;
그냥 가는게 찜찜해서 그랬을뿐... 차에 조그만 야삽 하나 싣고 다녀야겠네요...
답글 써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