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파라디오에 소형 스피커 두개를 연결해서 외국 방송을 켜두거나, AFKN-American Forces Korean Network-방송을 켜둔다.
손님이 들어오면 볼륨을 줄이지만, 평소에는 고음으로 음악듣기를 좋아한다.
읽고싶은 책을 수북하게 쌓아두고, 듣고픈 음악을 즐기니, 이만한 행복이 없을듯 싶은 날들이다.
자리가 외진곳이라 술손님이 아니고는 다닐 사람도 없는곳인데, 초저녁 시간에 손잡고 걷는 노부부가 있다.
지나는 뒷모습을 보면, 아름답다는 표현을 붙이고 싶다.
오늘도 같은시간쯤, 두분이 포장앞에서 멈춘다.
손님없는 시간이라 글속에 빠져있으니, 조용히 다가온 노부부가 지켜보는걸 몰랐다.
“아! 안녕하세요?”
“젊은사람이, 이뻐보여서 발걸음을 잡았네요.”
동그란 안경이 어울리는 기품있어 보이는 부자집 안주인같은 외모에, 낮은톤의 아나운서 부럽잖은 정확한 발음이다.
“우린 술마실 시간이 아니라, 혹시 음식은 안될까요?”
“아니, 이사람이!
술집에서 음식을 찾으면 어떻해?
맥주, 딱 한병만 같이 마셔요.”
정리된 머릿결, 빛을 멀리한 얼굴, 딱 선생님같은 어르신이다.
“그래, 그러면 딱 한병만 마셔요.
우리, 맥주하나, 고갈비 두마리 주세요!”
노부부가 보기좋아 다른 안주를 서비스로 드린다고 해도 극구 사양하신다.
“우린 배가 작아서 많이줘도 못먹어요.
마음으로 먹을께요.”
맥주 한잔씩 앞에두고는 질문이 계속된다.
질문에 답도 끊임없이 이어진다.
두분은 교육 공무원으로 은퇴하고 연금으로 비교적 넉넉한 노후를 보내는 중 이란다.
“식전에 산책겸 한바퀴 하는데, 여길 지나면 늘 음악이 있고, 선생은 책을 읽고있으니, 지나면서 보면 딱 그림 같았어요.
이거봐, 지금 저쪽에서 여길 그리면 얼마나 멋질까?”
“아휴~ 멋지겠다.
그림속에 우리도 있는거죠?”
“두분 선생님들, 미술 가르치셨어요?”
“아니, 아니요.
우린 둘다 수학 했어요.”
“말씀만 듣고있으면 두부 다 예술가 같으세요.”
“호호호…
아휴~
기분좋은 소리도 잘하셔~”
“또 질문하나 할게요.
김선생은 선생님을 어떻게 생각해요?”
“제 생각에 선생님이란, 가장 정의롭고 공정하고, 가장 사랑스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선생님이 있었나요?”
“딱 한분 있었습니다.”
“일단, 그 한분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나머지 선생님 이야기부터 들어볼까요?”
“누가 더 잘때리고, 누가 더 아프게 때리고, 누가 더 효율적으로 때리는지, 경쟁하는 직업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몽둥이가 부러지면 학생들이 돈을모아 사드려야 했고, 어떤분은 뺨을 때리는 손바닥이 아프니, 손바닥에 맞는 합판을 대고서 때리지요.
똑같은 잘못을 해도, 몇일내 부모가 다녀간 친구는 심부름을 보낸후에 나머지를 때리고….
대통령 아래, 가장 완벽한 직업군이라 생각합니다.
두분도 많이 때렸을까요?”
“때려서라도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저같은 부류들은 맞아서 고치지 않습니다.
공부랑 담쌓고 살았어도, 선생님들 눈에는 늘 매타령을 해야할 아이였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며 해서 안될일을 해본적 없습니다.”
“그러면 그 한분 이야기도 들을수 있을까요?”
“영어 선생님인데,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었지요.
때리지 않으니, 수업시간에 딴짓하고….
진도가 빠르면 팝송을 가르치고….
그런 어느날, 이런말씀을 하시더군요.
니들, 영어단어 몇개 더 외우고, 수학문제 하나더 푼다고, 사회 나가서 크게 도움될거 없을거다.
영어단어 몰라도 된다.
사람이 되라!
문제몇개 아는 개가 되지말고, 단어하나 몰라도 사람 되는게 중요하다!
그런 어느날부터 제가 그 선생님 팬이 됐습니다.”
“그럼 선생님 이라는 직업에 반감이 많겠어요?”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좋은 선생님이 수많은 꽃을 피워내고, 나쁜 선생님은 꽃을 꺽어버리고, 독한 야생초는 스스로 자란다!
라고 말입니다.”
“오늘은 질문만 해서 미안해요.
우리, 자주 봅시다!”
존하루 보내세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에ㅡ이씨 아까 그대로
안테나 또 바람에 돌아갔넹 ㅜㅠ
이제 생각나네요~
안테나에 전선 연결해서 지붕위에 걸어두곤 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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