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길을 시작 하려는데, 뒤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에헤이야~~ 에헤이야!
에헤~ 이야 에헤이야!”
한번도 들어본적 없는 음률로 큰소리로 흥얼거리며 어르신 한분이 걸어온다.
“아버님~
댁으로 가시는 길인가요?
식사는 하셨어요?”
습관적인 인사에 들은척 없이 지나친다.
왼손 엄지와 검지사이 하나, 검지와 중지사이 하나,
막걸리 병 두개를 들고 길쭉한 보폭으로 걸음한다.
키는 크면서 몸은 홀쭉해 긴 장대같은 모습이다.
“에헤이야~ 에헤이야~”
묘하게 맘속으로 따라 부르게 된다.
돌담집 대문으로 들어가며 대문이 닫힌다.
하필 그집 옆에는 정겨운 우물이 보여 사진으로 담게된다.
“깨갱!!!!
아욱!! 깽!”
강아지의 비명과 어르신의 욕이 들려온다.
“이런 개새끼가!
어딜!
이노메 개새끼가!”
너무 궁금해 진다.
담길을 따라서 올라가니, 어르신의 뒷모습이 보인다.
‘뭘까?’
툇마루와 마당사이 한단 정도의 단차가 있어, 마루에 올라가는 돌계단에 털푸덕 앉았다.
마루에 막걸리를 올리고 가져온 마른 오징어를 찢는다.
그사이 누렁이가 어르신을 덮친 모양이다.
“이런 시부럴놈의 개새끼가!
응?
이 개새끼가!”
발길질에 정통으로 맞은 누렁이는 고통을 참아내느라 비명을 지른다.
“깽깽깽…..”
그러면서도 눈은 어르신을 향해있고,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다가간다.
“이 개새끼가 어딜!”
폭력과 비명사이, 화가나서 한소릴 하고픈데, 묘한 기운이 감돈다.
‘아니?
저렇게 싫으면 왜 키우고 한집에 있지?
문 열어놓고 쫓아버리지?’
“에이!
이런 개새끼!”
막걸리를 사각의 커다란 반찬통에 따르고 오징어를 찟는다.
‘아하~
누렁이가 오징어를 탐낸거야?’
아무래도 그런 모양이다.
오징어를 향한 열정이 얼마나 큰지, 오징어를 손질하는 그 순간에
어르신 곁으로 순식간에 도착한다.
또 맞으리라 생각한다.
“그래 이 개새끼야, 니너 어째 이러냐이~
내 주그머 니는 우짤라고 이러냐고~오….
정 주지마라 이 개새끼야~
제발 정주지 마라 이 개새끼야!”
이미 어르신의 이마는 누렁이의 머리가 닳도록 부비고 있다.
그래도 사람보다 나은 반려견들이 많기도 하고요
강아지도 뭔가 아는듯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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