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수입차 업체들의 가격 폭리 문제가 최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 일부에서 수입차 업체들에 대한 법적 제재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자동차시장은 폭리시장?=28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밝힌 ‘수입차 국내외 판매가’(월간 자동차생활 11월호와 미국의 자동차판매가전문지인 켈리블루북 자료 토대)를 보면 고급모델의 경우 국내판매가가 미국보다 2배가량 비쌌다. BMW 550은 미국에서 5만9185달러(약 5563만원,원달러 환율 940원 적용시)에 팔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배가 넘는 1억2600만원에 이른다.
메르세데스-벤츠 S600L의 국내 공식 판매가격은 2억6600만원. 하지만 태평양을 넘으면 가격이 14만675달러(1억3223만원)로 반토막이 된다. 아우디 A8L 6.0콰트로는 국내에서 미국판매가(한화 약 1억1287만원)의 두배를 웃도는 2억4610만원에 팔리고 있으며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도요타 렉서스의 GS430은 8090만원으로 미국(4986만원)에서보다 3000만원 가량 비싸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한국의 각종 자동차 세금과 고가의 편의사양 장착,시장의 협소함 때문에 판매가가 높아질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국산차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에서 4006만원에 팔리는 그랜저 380의 미국 판매가는 2만5195달러(약 2368만원)∼2만7795달러(약 2613만원).미국에서보다 최대 70%가까이 비싸게 팔린 셈이다.
◇일부 수입차들 공정거래법 위반 주장=법무법인 세광의 최규호 변호사는 최근 수입차의 폭리문제가 공정거래법의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금지’조항에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가격을 부당하게 결정하거나 변경하는 것을 처벌하는 조항으로 과징금,사장과 관계자에 대한 형사처벌 등이 가능하다. 시장지배적(독과점) 사업자란 일정한 거래분야에서의 시장점유율이 1개업체가 50%이상이거나,3개이하 업체가 75%이상일 경우를 말한다.
최 변호사는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시장에서 BMW,벤츠,아우디 등 3개 독일차 업체들은 독과점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조사결과,올해 10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1억원 이상 승용차 4896대중 3개사는 4070대를 팔아 83.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최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각종 세금과 협소한 시장,고비용 문제가 고가정책의 요인이라는 일부 수입업체들의 주장에 대해 “혼다 등 저가로 책정하는 다른 자동차회사와 비교하거나 이들 일부 수입업체들이 본사로 송금하는 이익금의 액수가 천문학적인 것을 감안하면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 변호사는 “일부 수입업체들이 부당한 가격담합을 통해 판매가를 높였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공정거래위가 충분히 조사할 만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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