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가 사라지고 있다 Part 1 보기:
3. FR의 유행
21세기들어 트랙데이와 랩타임 기록이 상당히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좋은 스포츠카의 기준이 뉘르 랩타임과 트랙 핸들링이 되었는데 이는 0-100 가속 시간과 최고속을 주력 마케팅 장치로 활용하던 90년대와는 상당히 큰 변화입니다. 트랙 주행은 일반 도로 주행과 전혀 다른 운전 환경이어서 일반 승용차와는 다른 기술 수준을 요구합니다. 무엇보다도 후륜구동이 매우 중요하졌죠.
이런 트렌드는 FF기반의 플랫폼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대중 브랜드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FR 플랫폼은 FF 플랫폼 대비 기술 노하우와 생산, 심지어 영업에서도 차이가 커서 대중 브랜드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듭니다. 현대차의 경우 스포츠카 전용 플랫폼은 아니지만 자체적인 FR 플랫폼을 개발하는데 들어간 투자가 무려 5000억원이라고 밝힌적도 있었습니다. 도요타는 이런 막대한 투자를 피하기 위해 스바루와 BMW와의 협력을 택했던 겁니다.
흥미롭게도 FR 플래폼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BMW는 현대차와 도요타와 전혀 다른 접근법을 택했습니다. 자사 라인업중 가장 저렴하고 단종을 앞뒀던 E82 샤시와 BMW 라인업에서 보편적인 N54엔진, 그리고 E92 M3의 서스펜션 파츠를 조합해 만든 1M 쿠페는 원래 한정판 모델로 기획되었습니다. 자동차에 있어 “한정판”이란 제조사에서 특별한 상징성을 부여하거나 혹은 동시에 수익성과 상관없이 특별한 정성을 들였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BMW가 1M 쿠페의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단서이죠.
BMW는 판매가 부진했던 평범한 차를 간단한 작업만으로 단숨에 매니아들을 홀리는 M 머신으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2700대 판매를 예상한 BMW는 폭주하는 주문과 예정된 후속차 생산 스케줄 사이에서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고 합니다. 6309대 생산으로 마무리된 1M 쿠페는 M2라는 정규 모델로 계승되며 메르세데스 벤츠가 A클래스 기반 AMG 모델들을 개발하도록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4. 다양한 FR 중고차와 성장한 애프터마켓 서포트
다음 내용은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지 얼마 안된 국내 상황과는 다소 거리가 먼 내용이지만 제조사의 관점에서는 국제적으로 거세게 불고 있는 FR 중고차의 인기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신형 7세대 골프 GTi 가격으로 상태가 말끔한 E46 M3를 구입할 수 있고 신형 370Z 가격으로 가치가 계속 오르는 공랭식 포르쉐 911을 구입할 수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고민해 볼만한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드리프트 열풍이 특히나 강한 일본의 경우 신형 시빅 타입알의 가격 포인트가 단종된 혼다 S2000, NSX와 경쟁해야 합니다. 비슷한 현상으로 미국에서는 E30 M3, 공랭식 911 시세가 지난 3년 사이 매우 큰 폭으로 올랐고, 유럽에서는 1억 미만의 포르쉐, 페라리 중고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80년대, 90년대 당시 고가의 스포츠카를 신차 대신에 구입한다는 선택은 상당히 큰 모험인데요, 선진국의 경우 체계적인 서포트 시스템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클래식카 구입에 대한 부담을 많이 덜 수 있게 되는겁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NSX를 구입하게 되면 일본에서 혼다 튜너로 유명한 Spoon에서 영업하는 Type One이라는 서비스 센터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과 수리, 혹은 튜닝을 받을 수 있게 되며 Spoon에서 관리받았다는 기록이 이 NSX를 다시 팔때 긍정적일 정도로 Spoon의 위상과 신뢰도가 높습니다. 여기에 차량 관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활발한 동호회와 필요한 순정 부품을 가격 변동이 있더라도 끊이 없이 공급하는 제조사 서포트는 연식이 좀 있는 스포츠카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차량 가치하락이 멈추거나 오히려 오른다면... 더욱 매력적이겠죠?
1. 순정 부품 수급, 2. 활발한 동호회, 3. 고퀄리티 에프터마켓 서비스, 4. 신뢰도 높은 차량 판매 시스템. 이렇게 네가지 요소들이 소비자들이 세컨드카 선택에 있어 신차와 클래식카 중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스케일은 선진국에 비해 작지만 국내에도 비슷한 방향을 지향하는 모임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로터스 엘리제/엑시지, 로버 미니, 혼다 S2000은 이런 시스템이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듯 하더군요. 중고 시세가 곤두박치는 대부분의 수입차 중고차시장과 달리 이 세차종은 제가 모니터링을 시작한 3년전부터 비교적 안정적인 시세를 유지하고 있고 로버 미니의 경우는 평균시세가 오르기도 해 개인적으로 최신 미니보다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상 저가의 스포츠카가 잘 안나오는 이유를 4가지 포인트로 요약해봤습니다.
- Ghepardo -
출처: http://blog.naver.com/ghepardoblog/220353275167
일본 중고차 사이트 보고 터무니없는 가격에 놀랐던ㅎ
그 당시에R34를 좋아했던.
로더스터나 심지어는 로터리 엔진도 있었자나요...옛날 이야기지만은 다양성은 정말 한국과는 비교 불가라
우리나라 메이커들은 본받아야 됩니다
전자장치라고는 ABS밖에 없는 5단 수동차(90년식 98년식)를 두대 가지고 있는 기이한 드라이버로서 필자의 글이 잘 와 닫습니다.
요즘 차들은 보면 한대에 모든걸 다 집어넣으려고 하는 느낌이 아주 강합니다.
여러가지 차종의 특징을 조금씩 가져와서 하나로 만드는 그래서 요즘 차들은 다 비슷한 느낌이라는.
1M 과 공냉식911의 경우 제가 사는 미국에선 이미 가격이 슬슬 올라가고 있네요.
E30M3의 경우 이제 미국에선 팔땐 많이 안모는 조건에 팔때 나한테 다시 팔기 조건까지 붙이고 팝니다...
95년식 911이랑 05년식 911이랑 가격이 같다는건 그만큼 그차들에 대한 매니아들의 관심이 높아진다는 거요.
BMW CCA(전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비머 동호회, 월간지까지 발행합니다)의 글들을 읽어보면
많은 이들이 요즘 비머랑 캠리랑 틀린게 뭐냐고 울분을 토하는 사람들이 무지 많아요...
E46 쿱을 가지고 있고 E30도 소유했었는데
얼마전 대차로535xi를 일주일 타봐도 잘나가는것 빼놓고 운전자의 감성을 만족시켜 주던 그 뭔가
나랑 차랑 짝 들러붙는다는 그 느낌은 뭔가 좀 걍 잘나가는 무거운 쏘나타...특히나 핸들감각은 뭐 이건 말하기도 싫은.
근데 자동차 회사들도 돈을 벌어야 하니 참 시대가 그렇네요.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다보니 이쪽 업계의 과열경쟁이 어느수준까지 왔는지 보이는게 현대, 도요타 같은 mass market brand들이 마진 확보를 위해 가격을 올리는 사이 독일 업체들은 niche 차량 전략에 열을 올리는 모습입니다. 과거 독일차들이 높은 마진으로 한차원 수준 높은 엔지니어링을 선보였다면 지금은 자비없는 cost reduction과 niche market 진출의 결과로 남은게 brand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무리한 니시 차량 전략으로 브랜드까지 손상되면 결국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택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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