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게이나인 오너다.
감히 그 어떠한 수식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극한의 찬란함과 럭셔리함으로 중무장된
나는 그런 게이나인의 소유자다.
지금 이 시간에도 길바닥엔 수 많은 차들이 넘쳐난다.
혹, 군계일학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미천하고 보잘 것 없는 닭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찬란하고 아름답게 홀로 빛나는 한 마리의 학과 같다는 말이다.
나의 게이나인이 그러하다.
나는 가끔 도산대로를 누빈다.
미련하리만치 뚱뚱해서 고혈압과 고지혈증에 걸린 컬리넌도
불쌍하리만치 납작해서 승하차때 무릎관절 다 아작나는 아벤타도르도
나의 게이나인 앞에서는 고작 한 마리의 미천한 닭일 뿐이다.
그런 미개하고 천박한 닭들이 만연한 도산대로에서
나의 게이나인은 언제나처럼 천사처럼 새하얀 날개짓을 펄럭인다.
나의 게이나인은 항상 대중들에게 피사체다.
그도 그럴것이,
나의 게이나인을 보고 있노라면
그 누구라도 저절로 폰카에 손이 갈 수 밖에 없다.
고고한 자태를 자신의 폰안에 넣어보고 싶은 인간의 욕망
중후한 움직임을 영원히 간직하고자 동영상 버튼을 눌러대는 인간의 욕망
난 그런 인간의 본능을 충분히 이해하는
나는 게이나인 오너다.
나는 언제나 관대하다.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를 번갈아 바라보며
진하게 주황색 이중실선이 그려진 도로변에
멋지게 한 번만에 주차를 완료하고 내릴때면
주변의 시선들이 언제나 따갑다.
구경 좀 하면 안 되느냐는 어느 노신사에게
나는 흥쾌히 나의 게이나인 실내를 보여주었다.
그 때 그 노신사의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연륜과 이성을 집어삼키는 탐욕스러운 눈빛
소유하고 싶어서 안달난 듯한 그 광욕스러운 눈빛
그 나이쯤 되면 물욕을 다스리는 연륜이 있을법도 한데
나의 게이나인을 바라보던 그 노신사의 눈에서는
오로지 탐욕과 시기와 질투의 눈빛 밖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게이나인을 바라보는 눈빛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늘 한결같다.
나의 게이나인은 언제나 외롭다.
어깨를 견줄만한 경쟁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팬텀, 마이바흐, 플라잉스퍼, S, 7, A8 등등
언제나 나의 게이나인을 타겟으로 연구하고 개발한다.
그들의 목표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타도 게이나인. 나의 게이나인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목표 뿐이다.
그러나 그 어느 메이커의 자동차도
감히 나의 게이나인의 27% 이상 수준을 넘진 못했다.
한심할 따름이다.
나는 오늘도 나의 게이나인을 타고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걸어가면 2분이지만, 올때 정부미를 받아와야 하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아파트단지를 한 바퀴 돌아서 주민센터를 갔다.
주차관리를 하는 어르신이 저 멀리서 내 차를 보자마자
허겁지겁 모자를 벗고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다.
그럴만도 하다. 좀처럼 보기 힘든 최고급 세단이니까 말이다.
아마도 정부의 고위층 인사나, 대통령이 방문한 것으로 착각했을 수도 있다.
그만큼 나의 게이나인이 주는 위압감과 포스는 정말 쌉쩐다.
나의 게이나인은 3.8 N/A다.
고배기량에서 뿜어내는 노킹음과
그에 걸맞는 강렬한 자체진동과 미션충격은
이차는 결코 편하게 타는 할배세단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
언제라도 튀어 나갈 수 있는 준비된 스포츠 세단
누구라도 빽점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초고성능 스포츠 세단
그런 나의 게이나인을 건드린 자. 도로위에서 다이아몬드 스탭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굴욕을 경험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덤벼라.
아까 용인서울고속도로에서의 싱거웠던 배틀이 떠오른다.
나의 게이나인은 언제나처럼 규정속도를 준수하며
1차로에서 98km/h로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슬쩍 사이드미러를 봤더니
시커먼 세단 한 대가 상향등을 켜고 내 뒤에 붙었다.
s클래스 바디에 거대한 전면 그릴, 빠방한 오버휀다.
s65? 훗. 배틀신청인가?
이봐. 넌 상대를 잘못 골랐어.
이차는 말이야...진격의 게이나인 2세대닷! 하며
에코모드에서 컴포트모드로 놓자마자 풀악셀로 튀어나갔다.
룸미러로 슬쩍 보니, 무척이나 당황한 몸짓으로 따라오는 s65가 보였다.
훗. 꼴에 65amg라 이건가? 자 그럼 이건 어떠냐!
하며 마지막 버전인 스포츠모드로 변신하려던 찰나
내 눈앞에 서판교 IC가 보였다.
난 저기로 나가야만 집을 갈 수가 있다.
아쉬운 마음에 비상등을 5회 점멸해줬다.
이봐. 우리의 승부는 다음을 기약하자규~! 오늘 멋진 승부였네 하하하~
s65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쉬지 않고 상향들을 번쩍이며 내 뒤를 따라왔다.
오늘따라 유독 담배가 당긴다.
한동안 잘 참아왔는데, 오늘따라 괜시리 담배가 당긴다.
하는 수 없이 나의 게이나인을 원격시동으로 켜고
예열이 됐을때쯤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이런 기능은 게이나인에서만 누릴 수 있는
최첨단 하이테크놀로지 5차 산업혁명급 기술력이다.
그렇게 나는 동네술집 앞 테라스에 갔다.
역시나 예상이 적중했다.
이 술집의 사장은, 어제 장사마감 후 테라스 재떨이를 치우지 않았다.
그 재떨이에는 군데군데 장초도 보이고
오호라 프렌치요고 캡슐담배도 보인다.
심지어 캡슐을 깨물지도 않는 상태다. 오늘은 운수가 좋은 날이다.
빠각! 앞니로 캡슐을 깨무니, 신선한 박하향이 내 육신을 애무한다.
비록 장초는 아니지만, 프렌치요고의 온전한 맛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나의 게이나인은 또 다른 내 거처다.
광활하리만치 드넓은 실내는, 버즈두바이 호텔방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나는 오늘도 게이나인의 시트를 한껏 뒤로 눕히고
신문물의 상징이자 현시대의 기술력을 총 집약한 아이폰 3gs를 꺼냈다.
능숙하게 아이폰을 다루는 나를 보고 있노라면
영락없이 멀티어답터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곤 한다.
그렇게 아이폰으로 팝콘티비를 실행한 나는
내가 유일하게 갖지 못한
내가 유일하게 오너하지 못한
그녀의 벗방 라이브방송에 접속했다.
그녀는 이미 달뜬 비음을 흘리며 건빵유저들의 후원을 갈망했다.
오빠들 팬가입은 팝콘 100개, 손브라는 팝콘 200개,
M자 미션은 팝콘 300개, 실버회원 등업은 팝콘 500개...
그녀는 쉴 새 없이 일반유저들의 소액결제를 빨아대고 있었다.
하지만 극한의 절제력으로 무장한 나는
단 1개의 팝콘도 후원하지 않은채
그녀의 풍만한 가슴과 색정어린 몸짓을 지켜보며
점점 현자에 다가가고 있었다.
나의 게이나인은 꽃과 같다고들 말한다.
나의 게이나인을 타는 사람들마다
이 차에서는 아주 독특한 꽃향이 난다고 말한다.
그게 무슨 향이냐고 물어보면 하나같이 똑같은 대답을 하곤 한다.
밤 꽃 향
.
.
.
.
.
.
.
언제인지 기억조차 하기 힘든 그 옛날.
보배가 그 순수했던 그 시절
글귀 하나하나가 설렘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
[나는 구아방 오너다] 작가님의 "라르손" 드립은
지금껏 제가 경험하지 못한 최고의 드립이었음을 인정하며...
미천한 제가 감히 이 글을 헌정합니다.
우리 아이가 맥스크루즈나 이쿼녹스를 타면 울고불고 멀미하는데
오히려 g4를 타면 아주아주 좋아하더라고요 ^^
무쏘때부터 쌓아온 쌍용기술의 집약체이자, 남들이 보면 수입차로 착각해서 은근히 우월감도 쩐다나 어쩐다나 ^^
제 남편은 산타모LPG라 어디가면 창피해서 기분만 상한답니다 ㅠㅠ
제 아들과 뱃속 둘째의 순산을 기원해주시는 마음으로
g4를 나눔 받았으면 하는데...^^(썬루프가 빠져서 기분은 콱 상했버렸지만 ㅠㅠ)
차주님의 훈훈한 인성을 기다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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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내차소 댓글들보고 팬되버렸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
각색하여 동호회에 좀 올렸습니다...!
라르손에 기절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레종은 알고 있어서 오열 했는데
재연맘님의 '프렌치요고' 는 뭐예요?
진지충 같은 질문이 너무 센스 떨어지지만 궁금해서 못참겠어서 쭈글질문 던집니다ㅠ
알려주세여
재연맘님 문장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요
(질척질척)
프렌치블랙
프렌치요거 등등
캡슐터뜨리면 향이나는 가향담배죠
앗! 감사합니다
전 프렌치요고도 구아방 오너님의 라르손 같은 드립인 줄 알았어요ㅋㅋㅋ
네이버에도 쳐보니 나오네요. -0-
고대로 검색해 볼 생각도 못하고 그냥 담배맨솔만 검색 해 봤어요;; 감샴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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