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한창입니다. 올해도 한 달 밖에 안 남았지요.
산을 보니, 눈이 무슨 어깨 위 비듬처럼 쏟아져 있습니다.
토 나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미루다 보니 사정없이 한겨울이 돼 버렸네요.
더 미룰 수 없으니, 어제 일요일을 맞아 데일리카의 월동 준비를 실시했습니다.
윈터 타이어로 바꾸고, 철판 칠 까진곳들 보수하고, 체인을 비롯한 월동장구를 트렁크에 싣습니다.
강원도민의 기본 소양이라고 생각합니다.
휠타이어 보니 한숨이 나옵니다. 인치업 하고나서 딱 두달만에 다시 빼야 하다니........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냥 좀 개기다가, 윈터로 바꾸고 또 한참 개기다가, 아주 최후에 인치업을 했어야 했는데.
경험상 차 타다가 질려서 바꾸고 싶을때는 휠 바꾸는거만큼 좋은 처방이 없더라구요.
하여간 잡설 집어치우고, 빨리 교체합시다. 바쁩니다.
직장 근처 중고 타이어 가게에서 1년된 뽀송뽀송한 물건을 싸게 샀습니다.
차도 중고, 타이어도 중고, 차주도 중고..등학교는 나왔습니다.
휠은 인치업 전에 끼던 순정 15인치 그냥 재활용 했습니다.
존나 긁혀 있는데, 어차피 내 차 외관에 신경 쓰는건 나밖에 없습니다.
차는 무조건 타면서 편한 게 장땡이라고 자위합니다.
탁 탁 탁.
철판 보수는 생략했습니다.
문짝 본넷 이런 건 어차피 썩어 문드러져도 상관 없고... 하부 긁힌데가 염화칼슘에 부비부비 하는 게 문젠데,
차 띄워보니 보수할 곳이 딱히 없어 보입니다. 언더코팅도 깨진 곳 없이 상태 좋고요.
원래 제주도 차였던지라, 아마도 첫 차주분이 언더코팅을 좋은걸로 해두셨나 봅니다.
저라면 물론 언더코팅을 안 했겠지만요.
그러고 보니 제주도 차가 강원도 와서 고생이 많습니다.
세차는 차 가져와서 단 한번도 안 했구요. 몇 개월 전부터는 본넷조차 직접 열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차는 무조건 그냥 타는 사람 편한 게 최고라고 또 자위합니다.
탁 탁 탁.
마지막으로, 월동 장구들 실어 봤습니다.
많아 보이는데, 원래 차에 실려있던 공구들 빼면 별로 없습니다.
스노우 체인, 점프 케이블이랑 싸구려 점프스타터, 사진엔 안 찍혔지만 작은 삽, 널빤지, 랜턴, 눈 녹이는 스프레이 .....
아니, 점프스타터 같은 건 그냥 보험회사 부르면 되지 않느냐?
저도 운전 시작하고 첫 해 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었지요.
차를 버리고 걸어서 산을 탈출해보기 전까지는...
여튼 월동준비 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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