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업무상 가끔 들르는데, 어제는 오랜만에 시간이 많이 남아서 현암정에 놀러갔습니다.
아무래도 겨울인지라 E89가 아니라 전투용 아반떼HD 디젤OUT을 타고 다녀왔는데...
남쪽은 벌써 봄이더군요. 맙소사.
오픈에어링의 아쉬움도 컸지만, 무엇보다 강원도식 부적절한 두꺼운 복장으로 인해 더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날씨도 좋고, 길은 겁나 막히고, 길을 가로질러 열차도 지나갑니다.
대청댐 방향 시골길로 딱 들어서니,
스포츠카 두 대가 치열하게 배틀을 하시더군요.
놀랐습니다. 역시 이 곳은 레이서의 고장인가...?
다행히 고양이를 로드킬하는 일 없이, 배틀은 10여초만에 무탈하게 끝났습니다.
고양이는 소중하니까요.
이정표가 약간 이상해 보여서 따로 찍었습니다.
여기서는 좌로 가도 노산, 우로 가도 노산입니다.
우리는 지금 노산을 강요당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개소리
대청댐 입니다.
수문이 열려있었으면 그 물보라라던가 웅장함에 좀 지릴 수도 있었겠는데,
다행히도 물을 흘리지는 않았습니다.
직물시트니까 더욱 조심하고 있습니다.
이제 물구경 그만 하고, 좌회전해서 꼬불꼬불 산을 올라가야 하네요.
여기서부터 길이 좀 가파르고 그렇습니다.
근데 근처 가게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주차장으로 교통정리하듯 안내하셔서 하마터면 들어갈 뻔;;;
무서워서 얼른 도망쳤습니다.
드라이브 하기 참 좋은 코스 같습니다.
그 덕인지, 평일 낮인데도 놀러온 차들이 꽤 많이 보이더라구요.
가을에 오면 특히 멋있을 것 같습니다.
계-속 가다보면 현암정이 나오는데요,
주차장으로 쑥 들어가보니
마침 현빠분들이 정모를 하고 계셨습니다.
어찌나 글씨가 크던지, 하마터면 두문불출하시는 정몽구회장님을 육성으로 찾을 뻔 했습니다.
그런데 왜 버스는 대우 버스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얻지 못 하였습니다.
아마 여기 주차장에서 제일 달리기 안할것같은 차 한대만 뽑으라면, 제 차가 뽑힐 것 같습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근데... 혹시라도 제 차 도난당하면 찾을 방법이 없을 것 같긴 합니다.
제 바로 코앞으로 지나가더라도 못 알아볼 것 같거든요.
기름 한 통 넣고 635km 타니까 한 칸 남더라구요.
기름값 아낀 돈으로 호떡을 사먹어볼까 했는데, 그야말로 호떡집에 불 난 상태였습니다.
여기 호떡이 유명한가 봐요. 관광차에서 내린분들 전부 호떡집 몰려가셔서 정신을 못 차리심. ;;
그냥 옆 편의점에서 커피나 하나 사기로 했습니다.
편의점은 흉폭한 고양이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인지 중무장한 상태로, 입구만 작게 뚫려 있습니다.
근데 웬걸, 들어갔더니만 호떡 굽던 분이 편의점 카운터로 달려오시더군요.
한 분이 호떡-편의점 멀티태스킹을 구현하고 계셨던 겁니다.
몹시 바쁘신데 괜히 죄송하더군요. ;;
근데 물건가격이 다른 편의점보다 좀 비싼 느낌이........ 아니, 아닙니다.
우아하게 커피를 들고, 하얀 공구리 정자인 현암정에 올라갔습니다.
몰랐는데, 80년도 당시 건설교통부 장관이 남긴 글이 있었네요. 길지만 스크롤 안 내리고 잘 읽어봤습니다.
하여튼 뭐... 대형 토목공사 마치면 꼭 뭔가 기념할만한 장소를 작게라도 만들어놓곤 하던데,
여기가 그런 포지션의 장소라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경치 5G구요
제 뒤에서도 관광객분들의 탄성이 연신 흘러나오더군요.
"호떡 진짜 맛있다" 라고.......
....
숨은고양이찾기
곳곳에서 흉폭한 고양이들이 사람을 해치기 위해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잘못 접촉했다간 너무 귀여워서 심장에 이상이 오거나 숨질수도 있습니다.
자나깨나 고양이 조심
잘 구경하고 커피도 다 마시고, 현암정을 나서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30km/h 이동식 단속구간은 처음 봤습니다. 이거 무섭습니다.
자세히 보니, 수풀 곳곳에 형형색색의 범퍼와 안개등들이 떨어져 있더라구요.
갑자기 너무 무서워져서 얼른 내려왔습니다. ㄷㄷㄷ
마지막으로 돌아오면서 본 찬데, 뭔 차려나요.
생긴건 영락없이 쏘나타인데...
여튼, 간만에 방문해보니 좋았습니다.
담에 또 놀러가야겠습니다.
끝!
존맛..
유머러스한
알찬주행기는 늘 사랑합니다.
밤에 가믄 더욱 재미있는 곳이 현암정이라 캅니다
무서운 분들 +_+
어느새 저도 노산 걱정할 나이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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