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기자 foxpsw@chosun.com
"요즘 쉐슬람교(敎)의 크루디가 대세죠.”
직장인 안상준씨(32)는 쉐보레 크루즈의 강점에 대한 설명을 질문하자 “동급의 준중형 세단보다 성능이나 스타일면에서 훨씬 앞서 있고 특히 튜닝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는 크루디가 대세”라며 이같이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쉐슬람교와 크루디는 쉐보레와 크루즈 디젤을 뜻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상의 은어(隱語)다.
23일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통해 디자인과 상품성이 개선된 ‘2013년형 더 퍼팩트 크루즈 디젤’을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와 북악산 일대(약 100km)에서 주행해봤다.
◆ 크루즈 디자인, 준중형임에도 ‘말리부’와 닮아…“디젤차 특유의 초반 가속력 좋아”
우선 더 퍼팩트 크루즈의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이다. 신형 크루즈의 외관은 기존 수평 벌집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수직적인 느낌이 드는 신형 그릴로 바뀌면서, 더욱 역동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블랙 베젤 헤드램프을 다크 크롬(어두운 금속) 스타일로 변경했고 새롭게 디자인된 안개등과 알로이 휠이 차량의 볼륨감과 고급감을 완성했다.
안씨는 “최근 출시된 BMW 준중형 3시리즈가 디자인 면에서 중형세단 5시리즈와 비슷해진 것처럼 크루즈 역시 중형세단 말리부와 비슷해졌다”면서 “기존에 크루즈가 성능에 비해 가벼운 느낌이 있었다면 신형 크루즈는 준중형임에도 중형 같은 묵직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시동을 걸고 중립상태에서 가속페달에 발을 살짝 올려봤다. 스포츠카가 아니라 즉각적인 반응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예상보다는 다소 반응이 느렸다. 또한 디젤엔진을 탑재한 만큼 엔진음이 컸다. 하지만 중립을 풀고 속도를 내고 나서 고속주행 상황으로 들어서자 RPM(분당엔진회전수) 안정되면서 귀에 거슬리던 엔진음이 다소 줄어들었다.
크루즈의 가속페달을 더욱 깊숙이 밟자. 디젤엔진 특유의 토크 힘이 발휘되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초반 가속력은 어느 중형세단 못지않게 특유의 치고 나가는 힘이 우월했다. 시속 120km까지 아무런 제약 없이 치고 나갈 수 있었으며, 풍절음(차와 바람이 부딪쳐 나는 소리)은 생각보다 적어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 충분했다.
이날 시승한 더 퍼팩트 크루즈 디젤은 2.0L(리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화로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공인연비는 L당 15.9km로 일정속도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는 공인연비를 뛰어넘는 L당 18.8km의 실연비를 보여줬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에서는 공인연비보다는 떨어졌지만 L당 14.3km의 나쁘지 않은 연비를 보였다. 2013 더 퍼펙트 크루즈 2.0 디젤의 가격은 사양에 따라 2315만~2337만원이다.
◆ 아이폰 ‘시리’와 연동…“음성인식+인터넷을 통해 무한한 확장성”
더 퍼팩트 크루즈의 가장 큰 강점은 GM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마이링크(My Link)’의 탑재다. 물론 이 사양은 55만원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설치할 수 있는 옵션사항이다.
최근 부산모터쇼 현장에서 처음 공개된 마이링크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기존 차량에도 스마트폰과 연결해 음악을 듣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등 블루투스 기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링크의 가능성에 대한 비밀은 최근 엉뚱한 곳에서 풀렸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선보인 애플은 이달 11일(현지시간)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iOS6’를 발표하며, 아이폰 음성 비서서비스를 자동차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향후 시리를 통해 어떠한 손동작 없이 음성으로만 3D 지도는 물론 턴 바이 턴 내비게이션(화살표만으로 표시하는 내비게이션)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본지 12일 단독보도 한국GM, 크루즈 등 소형차에 '시리' 연동키로 기사참조)
쉐보레 브랜드에서 시리와의 연동의 첫 번째 작품이 바로 더 퍼팩트 크루즈다. 현재 GM의 글로벌 경·소형차개발본부를 두는 한국GM은 마이링크와 시리가 연동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최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미국의 경우 이미 마이링크가 탑재된 신형 스파크를 이용해 오는 가을부터 차량 내에서 시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 역시 빠르면 연내 더 퍼팩트 크루즈에서 시를 쓸 수 있게 된다.
한국GM 관계자는 “현재 크루즈뿐 아니라 스파크와 아베오까지 시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마이링크의 경우 어떠한 디바이스든 블루투스를 통해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함으로서 시리와의 연동 역시 큰 개발과정 없이 쉽게 구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국 시장에서 크루즈 47만여대가 조립의 문제로 결함이 발견돼, 리콜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차량들은 미국의 오하이오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으로 한국산 차량은 리콜대상에서도 제외됐다.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크루즈 물량 100%는 한국GM의 군산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미 군산서 생산한 크루즈는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대회인 ‘CJ슈퍼레이스’에서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해 품질 및 내구성과 성능이 입증된 바 있다. 전체적으로 2013 더 퍼팩트 크루즈는 디자인과 편의사양 개선과 마이링크 탑재 등을 통해 상품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더 퍼팩트 크루즈는 엔진과 변속기의 변화가 없어 페이스리프트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아쉽다.
기사원문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6/24/2012062400339.html
네비를 위에 따로 달라는 건가
하긴 그게 더 편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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