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화학 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빌딩 앞에서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타 보면 신기하고 정말 좋아요. 연비가 좋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힘과 가속력도 뛰어난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권영수 LG화학 사장(전지사업본부장)의 하이브리드카(휘발유·전기 혼용차) 예찬론이다. 지난 3월 현대자동차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개인적으로 구입한 뒤 마니아가 됐다고 한다. 권 사장은 “직접 타 보면 생각이 확 바뀔 것”이라며 하이브리드카를 권유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빌딩 집무실에서 그를 만나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직접 타보면 진가 알 수 있죠”
권 사장은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일반인들의 선입관을 안타까워했다. “힘이 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타 보니 힘이 좋더라고요. 가속력도 생각보다 빠르죠. 시동을 걸고 끌 때 매연이 없고 조용해요. 딸이 타 보더니 ‘아빠 참 좋아요’라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는 게 그가 꼽은 하이브리드카의 매력이다. “연비가 바로 계산돼 계기판에 표시되니까 어떻게 하면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차를 몰게 됩니다. 저속 구간에서는 연료 소비 없이 순수 전기차 모드로 주행하기 때문에 엔진소음이 전혀 없습니다.” 연료비는 동급 휘발유차에 비해 유류비가 3분의 1로, 경차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하이브리드카를 타 볼 수 있도록 체험 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체험 마케팅을 제가 직접 제안했어요. 그룹 임직원은 물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죠. 대학생들은 입소문이 빨라 구전효과가 있잖아요.” LG화학은 현대차와 함께 충남대 등에서 친환경 쏘나타 하이브리드 캠퍼스 투어를 벌이고 있다.
그는 배터리 품질에 대해 강한 자심감을 보였다. “배터리 수명에 대해 걱정들을 많이 하는데 6년간 무상보증합니다. 그만큼 자신 있습니다. 르노가 그룹의 일원인 닛산 자회사 배터리를 쓰려고 하다가 우리 쪽으로 바꿀 정도입니다. 배터리 제조에는 화학기술이 중요한데 주요 업체 중 화학 분야를 기반으로 출발한 곳은 LG화학이 유일할 겁니다.” 르노는 LG화학과 합작으로 2014년 프랑스에 배터리공장을 착공, 2015년부터 양산하기로 했다.
권 사장은 하이브리드카 운전 노하우도 들려줬다. “가솔린 차량은 신호 대기 때 기어를 중립(N)에 놓지만 하이브리드카는 주행모드(D)에 놓고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게 유리하죠. 운동 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 충전에 재활용하는 회생제동 기능 때문이에요.”
○“현대차와 파트너된 것은 잘한 일”
권 사장은 “현대차와 협력관계를 구축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전기차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이브리드카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공동연구를 해왔는데 호흡이 잘 맞아요. 세계 경기 위축 속에서도 현대차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하고 있잖아요.”
현대차가 2014년 내놓을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일반 가정에서 충전가능한 차)에도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사장은 “도요타 모델보다 주행거리 등 성능이 훨씬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강점으로 ‘값싸고 질 좋은 차’라는 것을 꼽았다. “폭스바겐 등 주요 배터리 고객사들이 현대차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얘기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싸게 잘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디자인이 좋아졌다는 얘기도 많이 하죠.”
LG화학은 작년 4월과 11월 충북 오창에 각각 연간 10만개의 하이브리드카·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 두 곳을 건립했다. GM,포드, 르노, 폭스바겐, 현대·기아차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건호/정인설 기자 leekh@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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