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 업계에 미국식 구조조정이 확산될 전망이므로 국내 업체들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 재편과 통상마찰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유럽 자동차업체의 구조조정 전망과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자국 내 공장 폐쇄 검토와 8천명 추가 감원을 발표한 PSA를 시작으로 GM의 오펠, 포드, 피아트 등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연구소는 "공장 폐쇄나 감원 등 미국식 구조조정은 과잉생산능력과 고비용 구조라는 유럽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제기됐으나 노조와 정부 압력으로 어려웠다"며 "그러나 재정위기와 경영난 악화로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이후 서유럽 산업수요가 300만대 감소하는 동안 생산능력은 200만대 감소했다.
이에 따라 GM 71%, 르노 70%, 피아트 55% 등 많은 업체의 공장 가동률은 70% 전후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GM은 오펠의 독일 보훔 공장을 2015년 폐쇄할 가능성을, 포드는 영국과 벨기에의 공장을 폐쇄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다만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와의 제휴 관계를 통해 가동률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2015년까지 서유럽 완성차 공장은 2~5개 폐쇄돼 생산능력은 60만~100만대 감소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유럽의 평균 가동률이 80%에 근접해지고 저비용 지역에 생산이 재배치돼 수익성 제고 효과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PSA, 오펠 등 유럽 업체가 구조조정에 성공하면 구조조정 이후의 미국 '빅3'처럼 경쟁력을 회복해 반격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대응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유럽 업체의 가격경쟁력 제고는 아시아 업체의 비교우위를 위축하게 되므로 비용 절감에 매진해야 한다"며 "구조조정에 실패하거나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일부 업체가 통상마찰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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