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6년 독일 고틀리프다임러(G.Daimler)의 발명으로 시작된 자동차는 130년 동안 20세기 근대 산업발전을 선도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자동차는 단순 이동수단에서 이동 생활공간으로 급속 전환되면서 '안전'이 보다 중요한 개념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전장 장치 가운데 안전기능이 의무화되는 사례도 급증했다. 특히 안전은 사용자 뿐 아니라 보행자까지 개념이 확산되는 중이다.
최근 자동차 안전장치로 주목받는 것이 블랙박스다. 제조업체마다 세부 기능은 다르지만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가장 객관적인 자료 근거 확보 수단이 핵심이다. 시장 규모는 2,000억원 수준이며 국내 제조업체만 100여개에 이른다.
다수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제조사의 아이디어도 활발하다. 블랙박스 고유 기능을 극대화하고, 디자인 차별화를 꾀하는 것은 물론 기존에 없던 통신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블랙박스 탄생도 예측된다. 현재 일부에선 블랙박스와 통신 모듈을 결합한 '스마트 블랙박스'를 개발 중이다. 이 장치는 사고 발생시 운행속도, 위치 등 운행정보가 기록됨과 동시에 사용자가 지정한 긴급 연락망 또는 보험회사로 자동 연락되거나 사고 여부를 전송하는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쌍용차는 블랙박스와 EDR(Event Data Record)을 결합해 엔진회전수, 운행속도, TPS(엔진 스로틀바디 개동량), 가속페달, 기어단수, 스티어링 각도, 좌/우측 방향지시등, 브레이크 신호 및 압력, 운전자 안전띠 착용 여부 등을 저장한 뒤 주행 상태 및 각종 데이터, 영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또한 스마트폰에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간단한 블랙박스 기능을 수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완성차 업체는 기술문제와 자동차 가격 상승, 사생활 보호 논란 등으로 블랙박스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쌍용차의 경우 소비자 요구에 따라 블랙박스를 장착하지만 품질 보증은 블랙박스 제조사가 담당토록 했다.
그러나 자동차 블랙박스는 점차 필수품목으로 여겨지는 중이다. 더불어 블랙박스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이 지나쳐 때로는 폐해가 나올 수 있지만 지금까지 블랙박스의 폐해가 보고된 사례는 별로 없다. 자동차 필수품목으로 인식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도 이 점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다양한 통신모듈을 활용한 블랙박스 경쟁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고, 나아가 글로벌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듯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한국산 블랙박스의 세계화에 나설 때가 아닌가 한다.
김태식(자동차전장칼럼니스트, 재능대학 교수) autosoftcar@gmail.com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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