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살 때는 보통 할부금융을 이용하게 마련이다. 자동차가 꼭 필요하지만 수중에 돈이 넉넉하게 있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빚을 내서 자동차를 구입해야 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 10가지를 꼽아보자.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금리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캐피털업체(여신금융회사)들의 금리 차이는 만만치 않다. 똑같은 자동차를 살 때 10%포인트 이상 금리가 벌어지기도 한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이용하려면 가장 먼저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www.crefia.or.kr)에 들러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자동차 할부금융사별 이자율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차종에 대해 현금구매 비율과 대출기간에 따른 이율이 모두 나온다. 중고차의 경우도 신용등급별로 확인할 수 있다. 여신협회 홈페이지에서 대략적인 정보를 알아본 뒤 자신에게 유리한 2~3군데 회사를 선택한 다음 전화를 걸어 실제 금리를 확인하면 된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받을 때는 실제 금리를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할부금융사들은 별도의 취급수수료를 요구한다. 이때 취급수수료를 반영해야 실제 할부금리가 나온다. 명목금리가 낮더라도 취급수수료를 합치면 실제 금리가 더 많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할부 제휴점을 거치지 않고 할부금융사에 직접 대출하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 기반의 다이렉트 대출을 이용하면 1%포인트 정도 이율은 어렵지 않게 낮출 수 있다.
중개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고객들은 자동차 할부금융회사에 이자와 취급수수료 외에 자동차 판매사원이나 할부 제휴점에 중개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누군가 요구한다면 이를 거부해야 한다. 만약 이런 사실을 모르고 중개수수료를 지급한 경우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 판매사원 등을 통해 할부업체를 소개받았다면 본인 조건에 따라 회사별 이자율을 알기 쉽게 비교해 주도록 요구해볼 만하다. 할부금융을 이용하면서 자동차 딜러가 요구하면 손쉽게 서명해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충분하고 명확한 설명을 받을 권리가 있다. 금융상품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은 부지불식간에 자신에게 불리한 줄도 모르고 계약하기도 하는데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설명을 듣다 보면 자기에게 한푼이라도 더 유리한 회사와 계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입자동차를 살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자동차를 배송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동차 딜러의 폐업 등으로 자동차를 인도받지 못했을 때도 약정서에 따라 할부나 리스료를 납부해야 하는 억울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딜러가 해당 브랜드의 공식 수입업체가 아니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할부금융사들은 자동차 할부계약 체결 이후 일정 기간 안에 고객에게 핵심 설명서를 발송하고 전화를 통해 계약내용도 설명해준다. 전화로 설명하면서 녹취(해피콜)를 하는데 이때 통화는 추후에 발생하는 분쟁에 대해 중요한 법적 자료로 쓰인다. 따라서 이해하지 못했는데도 동의하거나 알았다고 하면 곤란하다. 전화가 오면 계약시 설명받은 내용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만약 차이가 있을 경우 즉시 할부금융회사에 확인을 요구해야 한다.
자동차 할부금을 완납할 때는 반드시 저당권을 해지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자동차 할부 계약을 맺을 때 할부금융회사가 자동차에 대해 저당권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할부금융회사가 할부금을 모두 받은 뒤에도 저당권을 해지하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할부금을 완납했다면 관련 서류를 할부금융회사에서 수령해 즉시 저당권을 해지할 필요가 있다.
설사 할부금을 제대로 못 갚았다고 하더라도 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다. 불법 채권 추심에 대해서는 겁먹지 말고 금융감독원 또는 경찰서에 신고해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찾을 필요가 있다. 불법 추심은 협박을 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찾아와 돈을 달라고 하는 행위 등이다. 야간에 독촉전화를 해도 신고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동차 구입시 30%에 가까운 고객들이 할부금융을 이용하고 있다”며 “딜러의 일방적인 설명만 듣고 결정하지 말고 꼼꼼히 따져보면 이자를 아낄 수 있는 길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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