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州)가 현지 생산라인을 가동 중인 기아자동차에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기아차는 최근 조지아주의 5개 지방자치단체와 내년부터 2029년까지 16년간 각종 세금 감면을 골자로 한 '추가 투자 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28일(현지시간) 확인됐다.
투자 각서에는 주정부를 비롯해 기아차 공장이 있는 웨스트포인트 시(市)와 트룹 카운티, 기아차 협력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해리스 카운티, 기아차 공장의 배후 도시인 라그렌지가 서명했다.
각서에 따르면 트룹 카운티와 웨스트포인트는 기아차가 앞으로 16년간 현지공장 투자 비용으로 추정하는 16억달러에 대해 교육세 50% 감면 등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또 주정부는 인력 고용과 교육에 필요한 기아차 연수원 운영비를 계속 부담키로 했다.
기아차는 지난 2006년 이들 지자체로부터 ▲공장부지 등 인프라 무상제공 ▲1인당 5천달러의 고용창출 지원금 제공 ▲연수원 설립과 운영 ▲각종 세금 감면 등 총 4억1천만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웨스트포인트에 생산공장을 건설했다.
이번 각서에 포함된 것은 세금 감면과 주정부가 연간 200만달러를 부담하는 연수원 운영비에 관한 사항이다.
기아차는 이 같은 추가 인센티브를 받는 조건으로 트룹 카운티와 웨스트포인트로부터 각각 10억달러와 6억달러의 채권을 매입키로 했다.
주정부 등 해당 지자체들은 정식 계약이 성사되면 내년 1월 발효되는 새 투자 각서의 내용을 공개하고 주민들의 동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조지아주의 이번 결정은 기아차 공장이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9년 말 생산에 들어간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자동차 생산대수가 2010년 16만7천대에서 지난해에는 27만2천대로 63%나 증가하는 등 미국 내 판매 호조 속에서 고도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아차가 직접 고용한 현지 공장 인력은 초기 1천200명에서 3천명으로 늘어났으며 기아차와 동반 진출한 30개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1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네이슨 딜 조지아 주지사는 이날 투자 각서에 관한 특별 성명을 내고 "기아는 조지아주에 전례가 없는 성장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며 "기아가 우리 주에 있기 때문에 창출되는 경제적 파급력은 10만개 일자리 그 이상을 뛰어넘는다"고 강조했다.
기아차에 장기간 세제 혜택을 제공키로 한 트룹 카운티의 리키 월피 대표최고위원(커미셔너)은 "기아는 우리 마을과 조지아 주에 하늘이 보낸 존재임을 믿는다"며 "우리 지역에 지속적인 투자와 성장을 약속한 기아와 계속 일하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주정부는 기아차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특혜가 아닌 지속적인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보완 투자'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서로가 모두 이익을 취하는 윈-윈 합의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재현 기자 jahn@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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