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급강하하는 겨울철은 자동차 건강과 안전운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특히 올 겨울은 잦은 눈과 한파가 예보돼 있어 어느 때보다 운전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오토타임즈가 안전한 겨울철 운행을 위해 몇 가지 팁을 제안한다.
▲시야를 확보하라
운전을 할 때는 내 차의 진행 방향을 주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긴급 상황을 대처할 수 있다. 겨울철 운전의 첫 걸음도 시야 확보다. 눈이나 비가 오면 시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다른 차에서 튄 흙탕물 등이 시야를 가리는 일도 잦다. 또한 차 내부와 바깥의 기온 차이로 생긴 성에도 시야를 가리는 주범이다.
전방 시야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와이퍼다. 최근에는 영하의 날씨에서 성능이 뛰어난 겨울용 와이퍼가 시중에 많이 출시돼 교체를 고려해 볼 만하다. 교체 시기는 와이퍼가 움직일 때 앞 유리에 줄이 생기는 등 깨끗하게 닦이지 않을 때다. 교체 방법은 생각보다 쉬워 몇 분이면 손수 교환할 수도 있다.
워셔액은 와이퍼를 보조하는 임무를 지닌다. 여름용 워셔액은 영하에서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아 겨울철에도 쓸 수 있는 사계절용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가격이 무조건 싼 것을 찾을 게 아니라 믿을 만한 제품을 구입하는 편이 낫다.
내외부 온도차이로 성에가 발생하는 일도 있다. 이럴 때는 에어컨의 특성인 '습기 제거'를 활용하면 좋다. 보통 에어컨 작동부에 부채 모양 아이콘이 그려진 버튼을 누르면 된다. 평소 에어컨을 쓸 때와 똑같이 작동하며, 희망 온도로도 조절할 수 있다.
후방 시야도 중요하다. 눈이나 이물질이 뒷 유리를 덮고 있다면 치워줘야 한다. 내 시야는 물론 후속차를 위한 배려다. 성에가 낄 때는 유리 열선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눈이 올 때도 방지할 수 있다. 보통 앞 유리 성에 제거 버튼과 붙어 있고, 직사각형 모양에 화살표가 위로 향한 그림이나 'Rear'라고 표기된 버튼을 누르면 된다.
▲접지력을 높여라
기온이 떨어지면 타이어가 제 성능을 발휘하기 어렵고,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주행이 불가능한 사태까지 벌어진다. 이른바 '접지력 상실'이다. 겨울철 접지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스노타이어와 스노체인이 가장 대표적이다. 스노타이어는 고무 성분과 트레드 패턴이 일반 타이어와 달라 눈길에 강하며 스노체인은 달리기 선수의 스파이크처럼 마찰력을 극대화한 구조를 갖고 있다.
온도가 낮아질 때 타이어는 고무 특유의 탄성이 줄어든다. 그러나 스노타이어는 낮은 온도와 눈길에서도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발포고무나 실리카(이산화규소)를 쓰기 때문인데, 발포 고무는 표면에 무수히 많은 기포가 있어 수막현상을 막아주고 마찰계수를 높여준다. 또한 실리카는 낮은 온도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해 젖은 노면에서 안전한 조향을 돕는다. 온도 변화에 따른 특성 변화가 적어 겨울철에도 일정 수준의 이상의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
스노타이어는 '트레드'라 불리는 타이어의 표면을 특별하게 제작한다. 겨울용 타이어는 고밀도의 많은 사이프(Sipe. 가는 홈)로 구성된 블록형의 트레드(Tread. 타이어 표면)패턴에 그루브(Groove. 홈)를 깊고 넓게 만들어 온도가 낮은 노면에서 제동력과 견인력이 우수하도록 설계한다. 특히 최근엔 여름용 고성능 타이어를 장착한 자동차가 늘어 자신이 어떤 타이어를 쓰고 있는지 파악해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눈길에서 여름용 타이어는 사고를 부르기 때문에 반드시 스노타이어로 교체하거나 운행을 자제해야 한다. 장착은 네바퀴에 모두 하는 게 최상이다. 앞이나 뒷바퀴에만 쓰면 앞뒤 접지력이 달라져 사고를 야기할 수 있다.
스노체인은 차종과 타이어 크기에 따라 선택을 달리해야 한다. 또한 제품 신뢰도와 탈부착 방법 등도 살펴야 한다. 사용 빈도가 높지 않아 합리적 가격대의 제품을 택하는 게 좋다.
스노체인은 스프레이 체인부터 사슬형까지 다양하다. 스프레이 체인은 응급 처치용으로 10㎞ 미만의 거리에서만 쓸 수 있다. 직물형 체인의 경우는 눈길에서 쓸 수 있고, VDC 같은 안전장치도 그대로 작동한다. 사슬형 체인은 효과가 뛰어나지만 잘못 사용하면 타이어와 도로에 손상을 준다. 우레탄 체인은 많은 성능 개선으로 최근에는 운전자들이 가장 선호한다.
구입 후에는 정확한 장착이 중요하다. 잘못 장착하면 오히려 사고를 부를 수 있다. 장착은 구동 바퀴다. 앞바퀴 굴림 방식은 앞에, 뒷바퀴 굴림 방식은 뒤에 장착하면 된다. 4WD는 앞바퀴에 장착이 기본이다.
▲여유를 가져라
겨울철엔 반드시 유념해야 하는 몇 가지 특별한 운전법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갖는 일이다. 최근 자동차에는 다양한 안전 기능이 있지만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다. 또한 조향이나 가속장치의 급조작은 사고를 부르는 지름길이다. 빙판에서는 스노타이어도, 차제제어장치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저 천천히 가는 게 최선이라는 이야기다.
자동변속기 차라면 홀드(HOLD)나 스노우(SNOW) 등을 누르면 빙판 길 제어에 유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코너 진입 때는 미리 충분하게 속도를 줄이는 일이 중요하다. 미끄러운 길에서는 제동법을 익혀야 한다. 속도를 줄일 때 평소보다 미리, 서서히 브레이크를 써야 한다. 노면 상태가 좋지 않다면 풋 브레이크 외에 엔진 브레이크를 함께 쓰면 유리하다. 기어를 고단에서 저단으로 변속하면 엔진 저항이 늘어 속도가 줄어드는 원리다. 차종별 이용법은 자동차 설명서를 참고하면 된다.
제동을 위해 주차 브레이크를 쓰면 매우 위험하다. 전자 제어식 브레이크라면 다를 수 있지만 손으로 당겨 작동하는 브레이크라면 십중팔구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 뒷바퀴가 잠기면서 접지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커브 길에서는 절대 쓰지 말아야 한다.
▲당황하지 말라
아무리 준비를 철저히 해도 돌발 사고는 어쩔 도리가 없다. 사고를 당했다면 가장 먼저 상황을 파악하고,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 당황하면 2차 사고가 날 수 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고장 등으로 차가 멈춰 섰을 때는 반드시 안전삼각대를 세우도록 돼 있다. 비상등만 켜면 멀리서 볼 때 천천히 달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에서는 100m 이상 떨어진 후방에 안전삼각대를 설치하고, 곡선 구간에선 50m 단위로 두 곳에 각각 놓아야 한다. 거리는 50m 간격으로 서 있는 가로등을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또한 경광등이나 수신호로 다른 차에 위험을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
보험사나 자동차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긴급출동 서비스는 활용도가 높다. 아무런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경찰에 알려 도움을 받는 것도 요령이다. 고속도로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긴급견인서비스를 지원한다. 갓길 정차시 연락하면 근처 안전지대나 휴게소까지 견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화번호는 1588-2505.
▲마무리가 중요하다
눈이 온 뒤 도로에 뿌리는 염화칼슘은 자동차에 매우 해롭다. 차체 부식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눈이 다 녹았더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염화칼슘 성분이 남아 있어서다. 때문에 눈길 주행 뒤 세차가 중요하다. 특히 바퀴 주변 공간의 염화칼슘 제거 작업은 필수다. 겉은 멀쩡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곳이 심하게 녹슨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염화칼슘으로 인한 부식일 가능성이 높다. 세차장을 찾아 고압 분사 호스를 이용해 이물질을 제거하면 된다.
기온 급강하를 대비해 부동액과 고무 부품 점검도 필수다. 날씨가 추워지면 고무 성능이 저하돼 특히 노화된 벨트류의 파손이 잦다. 이 때 워터펌프 등이 작동하지 않아 엔진 과열을 초래하기도 한다. 냉각수가 얼면 라디에이터 등이 손상된다. 따라서 부동액의 비중을 맞춰주는 것도 중요하다.
배터리도 겨울철 점검 필수 항목이다. 겨울에는 해가 짧아 전구류 사용이 잦고, 실내 온열 장비 이용시간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낮은 기온에선 배터리 성능이 저하된다. 배터리 점검은 상단 충전 표시창을 통해서다. 녹색이면 정상인데, 그렇더라도 더러 문제가 생기곤 한다. 생산된 지 3년 이상 된 배터리라면 상태에 따라 교체해야 한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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