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국내 모터스포츠 시즌이 마감됐다. 각 팀들은 2013년을 준비하며, 분주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오토타임즈는 국내 정상급 레이싱팀을 돌며 국내 모터스포츠의 현실과 이들의 삶을 집중 조명해보기로 했다. 국내에서 레이싱팀을 운영한다는 것, 그리고 레이서로 살아간다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토타임즈가 만난 첫번 째 팀은 아트라스 BX 레이싱팀이다. 조항우 선수 겸 감독과 레이서 김중군이 활약하고 있다.<편집자주>
서울에 폭설과 혹한이 몰려 왔을 무렵 아트라스BX 레이싱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을 찾았다. 취재팀을 반갑게 맞아준 사람은 조항우 감독을 비롯해 드라이버 김중군, 그리고 팀의 사무를 맡는 임동석 매니저였다. 조 감독이 운영하는 사업체의 본사 사옥이었다. 레이싱팀 감독 겸 선수지만 그는 영어교육회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CEO가 생업이라면 레이싱팀 감독은 그가 꼭 원했던 일이었다는 게 조 감독의 첫 마디다.
-지난해 성적을 평가한다면
"(조항우) 작년에 비해 성적은 상승했지만 팀 시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아쉽다. 그러나 아쉬움이 있어야 이를 넘으려는 열정이 생긴다"
-경기를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
"(조항우)경기 전 주안점을 두는 것은 사전준비다. 미케닉, 드라이버, 팀 여러 각 부문의 커뮤니케이션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드라이버가 아니라 전체의 조화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 후 아쉬움을 줄이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좋은 성적의 기본이라 생각한다"
-레이서가 된 계기, 그리고 최종 목표는
"(김중근) 다른 선수에 비해 늦은 19살 때 카트레이싱을 입문했다. 당시 전남 광주에서 살면서 기차를 타고 주말마다 서울에서 연습하고 출전했던 열정이 시즌 우승으로 이어졌다. 부모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일이다. 하지만 우승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고, 본격적인 레이서의 인생을 걷기 시작했다.
(조항우)캐나다에 살면서 레이싱을 정말 하고 싶었다. 제대로 뛰기 위해 한국을 찾았는데, 경기에 나설 때마다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자동차를 무척 좋아해 레이스를 하게 됐다"
-감독 겸 선수로 활동 중인데, 팀을 맡게 된 계기는
"(조항우)선수로 활동하던 시절 아트라스 레이싱팀이 생긴다는 소식을 들었다. 드라이버로 참여하고픈 마음도 있었지만 직접 팀을 운영하며 경험을 쌓자는 욕심도 있었다. 그래서 직접 찾아가 감독 의사를 피력했고, 받아들여졌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용기가 아니었나 싶다"
-2012년 시즌을 끝낸 뒤 아쉬움은 없었나
"(조항우)시즌 초반에 사고와 트러블 때문에 포인트를 많이 잃어 후반 성적의 빛이 바랬다. 종합 우승 타이틀을 놓친 것은 너무 아쉽다.
(김중군)아트라스 팀에 올해부터 합류했다. 첫 해라 경주차와 팀 시스템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상위권을 유지하던 성적이 중반 순위권에서 벗어나면서 우승에서 멀어졌다.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다"
-경쟁 팀 또는 경쟁 드라이버(다른 팀)를 꼽는다면
"(김중군)인디고 레이싱팀의 최명길 선수를 라이벌로 생각한다. 워낙 실력이 좋은 선수이고,
같은 클래스에서 경기를 펼친다. 2년 연속 시즌 챔피언을 거머쥐었으니 나에게는 이겨야 할 대상이다.
(조항우)감독 입장으로 생각한다면 서한모터스가 빠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신생팀이라 구성원 의지가 대단하고 기업의 적극적인 후원도 힘을 보탠다. 돌풍을 일으키니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감독 또는 선수로 가장 고마운 사람을 꼽는다면
"(조항우, 김중군) 가족을 빼놓을 수 없다. 선수로서 성적에 따라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 가족의 꾸준한 지원이 없었다면 그 어느 누구도 모터스포츠 활동을 하지 못할 것이다"
-가장 자신 있는 레이싱 테크닉이 있다면
"(김중군)빠른 스타트가 강점이다. 출발 그리드에 서면 선두를 지키기 위해 출발 신호를 보는데, 마음 속으로 세는 카운트에 집중한다.
(조항우)나 역시 같다. 지금까지 레이스를 보면 스타트로 승부수를 던져 많은 기회를 잡았다. 김중군 선수를 영입한 것도 스타트의 강점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웃음)"
-감독으로서 팀 운영 원칙을 말해 달라
"(조항우)첫 째는 모든 일을 시스템으로 운영한다는 점이다. 역할이 분명하면 책임감도 강해진다. 그래야 팀을 체계적으로 움직일수 있다. 파트를 맡기면 믿고 존중하는 게 원칙이다. 두번 째는 경기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다 시즌 중 항상 성적이 좋을 수만은 없다. 경기가 잘 풀렸다면 이유를 찾아 다음 경기에 적용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모터스포츠는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로 불릴 만큼 토대가 약하다. 감독 또는 선수로서 극복 과제를 꼽는다면(흥행되지 않는 이유와 해결책)
"(조항우)모터스포츠는 아직 그들만의 잔치라는 선입견이 있는 게 사실이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 대부분은 여전히 관계자로 채워진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스포츠로 자리잡기 위해 관객과 가까이서 호흡하고 적극적인 교류를 펼쳐야 한다. 이런 일은 프로모터 외에 팀도 적극 나서야 한다. 문호를 개방하고, 관중이 많이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내년 시즌부터 우리는 팀을 방문하는 관중에게 다과를 제공하거나 선수들과 포토타임을 늘리는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할 계획이다. 아트라스BX 레이싱팀을 많이 방문해 달라. 누구든지 환영한다"
-내년 시즌 목표는
"목표는 항상 우승이다. 올해 2위와 4위로 마무리한 것이 아쉽다. 프로 레이싱팀의 확실한 면모를 보여주고 싶다.
-오토타임즈 독자들이 아트라스BX 레이싱팀에 궁금증을 전해 왔다. 시즌 끝나면 무얼 하나
"(조항우, 김중군)시즌이 마무리되면 이듬해를 위해 체력을 보강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물론이고 건강식도 챙겨먹는다. 물론 늘어난 체중을 되돌리기 위한 다이어트도 한다. 선수의 체중은 곧 경주차 무게증가와 같아서 항상 신경쓰는 부분이다. 이외 시즌 중 열렸던 경기를 검토하며 경기 내용, 상대팀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내년 경기 운영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도 독자들의 궁금증이다. 어떤 차를 타고 다니나
"(김중군)BMW 535d를 소유하고 있다. 얼마 전 좋은 기회로 중고를 구입했는데 연료효율과 성능 모두 만족한다. 하지만 일반도로에선 규정 속도 준수한다. 친척 어른을 모신 적이 있는데, 너무 천천히 달리니 레이서답지 않다고 핀잔을 주신 적도 있다(웃음). F1의 전설 슈마허 선수도 공공도로는 천천히 달린다. 레이서 대부분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조항우)평일에는 아우디A6를 탄다. 콰트로라는 매력적인 기술이 선택의 이유다. 눈 오는 날 걱정이 없다(웃음). 주말에는 포르쉐 911을 이용한다. 스피드를 즐기기에 다른 튜닝이 필요없는 완벽한 차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무작정 가속페달에 힘을 주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는 운전은 결코 하지 않는다(웃음)"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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