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수입 자동차에 부과하는 폐차세를 조만간 폐지하지 않으면 유럽연합(EU)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유럽국가 고위 외교관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 관리는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EU는 러시아가 WTO의 의무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수입차에 부과하는 폐차세 문제는 (의무 불이행의)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부터 수입 자동차에 대해 폐차시 발생하는 비용을 미리 징수한다는 명목으로 '폐차세(Utilization Fee)'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국내 차량 수 증가에 따라 늘어날 폐차 처리 비용을 미리 확보한다는 취지였지만 실질적으로는 WTO 가입에 따라 낮아진 수입 차량 관세율을 보존하려는 조치였다.
EU는 그동안 러시아의 폐차세가 국내 자동차 산업 지원을 위한 보호무역주의 조치라며 반발해 왔다.
이 관리는 "러시아가 또 근거없이 EU로부터 가축 수입을 금지하고, 원단이나 주류 등에 높은 관세를 매기는 등 WTO 정신에 위배되는 행동들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U는 오는 21일부터 이틀 동안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EU 집행위원회와 러시아 정부간 회의에서 이 문제들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이 관리는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의 EU 대사 블라디미르 치조프는 폐차세 문제 등에 대해 "우리는 스스로의 의무를 잘알고 있으며 그것을 이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난해 WTO에 가입한 러시아가 이 기구의 규범을 따라가기 위해선 적응기간이 필요하며 EU도 이를 양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WTO의 156번째 회원국이 됐다.
유철종 기자 cjyou@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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