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중형급 모델의 중국시장 판매가 내수를 추월했다.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의 올해 상반기 판매가 현지 생산 확대와 중산층 구매력 증가에 힘입어 모두 전년대비 약진한 것. 반면 중형차 내수 판매는 경기 불황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쏠림현상'이 맞물리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2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중국 중형차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7.4% 증가한 8만1060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쏘나타는 상반기 5만2854대가 판매돼 전년대비 3% 늘어났으며 K5는 같은 기간 16.8% 증가한 2만8206대가 판매됐다.
반면 상반기 쏘나타·K5는 내수시장에서 전년대비 19.7% 감소한 7만4474대가 판매됐다. 상반기 기준으로 현대·기아차 중형급 모델 판매가 중국에 처음으로 미치지 못한 셈. 이 기간 4만6380대가 팔린 쏘나타는 판매가 전년보다 6.5% 감소했으며 K5는 34.9% 급감한 2만8094대가 판매됐다.
미국은 상반기 쏘나타와 K5가 모두 18만6468대 팔리며 현대·기아차 글로벌 시장에서 중형급 모델 최대 판매시장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 기간 쏘나타와 K5의 판매는 전년대비 2.1% 감소했다. 현대·기아차 중형급 모델 주요 시장 가운데 중국만 판매가 전년대비 증가한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와 K5 현지생산 물량을 수요 증가에 맞춰 조절한 것이 주효했다"며 "현지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간 점도 중형급 쏘나타·K5 판매확대로 연결된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매킨지에 따르면 현재 3억명 가량인 중국의 중산층(월 소득 1만~3만 위안)은 매년 1%씩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중국 3공장을 완공한 현대차와 내년 3공장 가동에 들어가는 기아차는 중국 공장 가동률에 여유가 있어 늘어나는 중산층 수요에 물량 대응이 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내수시장에서는 불황에 따른 수요부진이 지속되는 데다 레저 붐을 타고 SUV 인기가 올라가 중형차 판매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기아차를 비롯, 한국GM과 르노삼성 등 국산 중형차 모델의 상반기 전체 판매는 전년대비 14.6% 감소한 20만5281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현지 공장은 최대 가동률로 돌아가고 있어 수요가 있어도 팔지를 못하는 상황"이라며 "내수 시장의 경우 내년 쏘나타 신차가 나오면 중형급 시장 재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본 기사의 저작권은 머니투데이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