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최근 수입자동차 가격담합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도 수입차 가격의 거품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서 '수입차 때리기'가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중국중앙(CC)TV는 18일 오후 1시간 가까운 심층 탐사보도를 통해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각종 수입차의 가격구조를 집중 분석했다. 초점은 수입차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는 점에 맞춰졌다. 방송은 랜드로버, 포르셰, 폴크스바겐, BMW 등의 소비자 판매가격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며 중국 내에서는 3배 안팎의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35만 위안(6천374만원)에 판매되는 영국의 랜드로버를 중국 소비자들은 133만9천 위안(2억4천350여 만원)에 사고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는 각각 29만5천 위안, 30만 위안에 판매되는 폴크스바겐과 포르셰 카이엔이 각각 78만 위안(264%), 88만 6천 위안(294%)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풀옵션 랜드로버는 일본 105만 위안, 영국·미국 83만 위안 등이었지만 중국에서는 279만 위안으로 미국과 영국과 비교해 3.5배 정도 비쌌다.
CCTV는 특히 52만 위안짜리 랜드로버의 경우 운송비, 관세, 소비세, 부가가치세 등 관련 세금을 다 더해도 약 130만 위안인데 수백만 위안에 팔리고 있다며 가격에 상당한 거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에 앞서 지난 14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최근 자동차 수입업체들을 상대로 최저 판매가를 지정하는 등 시장 담합을 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수입차에 대한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하고 뒤이어 관영방송이 수입차 가격에 대한 문제점을 집중 조명하고 나선 것은 소비자들의 관련 불만이 그만큼 크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당국 차원에서 전개되는 각종 수입물품에 대한 단속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발개위는 최근 외국산 유제품, 제약 등에 대해 독점행위 및 가격담합 조사를 벌였으며 지난 7일에는 시장질서를 교란한 혐의 등으로 미드 존슨 등 6개 분유생산업체에 대해 6억7천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특히 중국 내에서는 고위관료들의 외제차 선호현상으로 수입차가 관용차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어 중국은 수입차 시장에 대한 압박이 일정 부분 물가를 억제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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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으로 허가 내줘 이젠 껍데기도 벗겨먹네
더러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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