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출신 임원 영입에 드라이빙센터도 구축
지난 2014년 BMW가 영종도에 아시아 최초로 드라이빙센터를 짓고 자동차 복합문화공간을 구축했을 때 우려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방문할까?”였다. 자동차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는 행태가 아직은 생소했던 데다 모터스포츠 등에 대한 인기도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기우로 판명됐다. 지난 2017년까지 누적 방문객이 50만명을 넘었고 지난해까지 80만명을 뛰어넘었다. 드넓은 공간이 오히려 모자랄 정도로 주말마다 가족 방문객이 북적댄다. 이를 감안해 BMW 또한 자동차 체험은 물론 가족 참여 행사를 꾸준히 마련해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복합 자동차 문화공간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공항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으로 서비스와 장기주차를 믿고 맡기는 이들도 늘었다. 독일 본사를 설득해 한국에 드라이빙 센터를 짓는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던 의심들이 이제는 부러움으로 바뀐 셈이다.
그러자 메르세데스 벤츠도 뒤늦게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벤츠 전용 드라이빙 센터로 사용키로 하고 임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직접 센터를 운영하는 BMW와 같은 상설 프로그램 마련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제품의 한계치까지 경험할수록 국내 시장에서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 적극적인 운영에 나서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또한 최근 강원도 인제 서킷을 '현대 드라이빙 아카데미'로 바꾸는 작업을 마쳤다. 서울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365일 연간 상설 운영으로 BMW 영종도 드라이빙센터와 같은 자동차 소비자들의 필수 방문지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드라이빙센터에 대한 의지는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당시 현대차 고성능사업부 쉬미에르 부사장이 현대차도 한국에 드라이빙센터를 구축 중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정체성의 시작이 한국인 만큼 국내 시장에서 자동차 전용체험 공간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에서 현대차 전용 드라이빙센터 구축은 늦은 것이 아니고, BMW 드라이빙 아카데미의 아버지로 불린 경험을 살려 드라이빙센터를 성공시킨 후 유럽이나 미국 등으로 확대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어디에 만들어질 것인가만 남았을 뿐 센터 마련은 이미 확정된 사안이었다.
이처럼 현대차가 BMW의 행보를 따라가는 이유는 최근 잇달아 영입된 부문별 최고 책임자 중에 BMW 출신이 많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지만 기본적으로 제품 측면에서 BMW를 닮아가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글로벌 각각의 시장이 모두 중요한 만큼 특정 지역보다 시장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제품 개발로 방향이 설정됐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는 토요타의 전략을 반면교사 삼은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토요타의 경우 지나치게 미국 시장 중심의 제품 개발 방향을 설정한 탓에 유럽 내 확장성이 오히려 방해를 받았다는 의미다. 그래서 글로벌 시장 모두에서 통용되는 BMW의 제품 성격을 벤치마킹하는 쪽으로 전략이 세워졌다는 해석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현대차가 당장 BMW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따라하기’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게다가 따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막강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소유와 공유의 개념이 명확히 구분되는 과정에서 치솟는 소유욕에 대응하려면 제품의 고급화는 필연이기 때문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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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누구 따라하기만 하지말고 선도좀 해봐라...
현기로 서킷을 타면 실망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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