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만든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5번이 미즈메디 병원에서 2000년 만든 수정란줄기세포 1번과 동일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과 브릭(생물학연구정보센터, BRIC)의 일부 회원들은 황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 부록에 있는 줄기세포 5번 사진과 미즈메디병원 연구팀이 최근 미국 학술지 <생식생물학>(Biology Of Reproduction)에 실은 논문의 수정란 줄기세포 1번 사진과 사실상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육안으로 봐도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 1번(Miz-hES1의 TRA-1-81)을 좌우로 약간 압축할 경우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5번(NT-hESC-5의 TRA-1-60) 사진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의 미즈메디병원 수정란 줄기세포 1번은 불임치료 후 5년이 지난 잉여 수정란으로, 2000년에 만들어졌으며 이듬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등록됐다.
<재생 생물학>에 발표된 이 수정란 줄기세포의 사진과 <사이언스>에 실린 배아줄기세포 사진이 동일하다면 황 교수팀은 미즈메디 병원이 5년 전 만든 수정란 줄기세포를 새로 개발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라고 <사이언스>에 보고한 셈이다.
5년 전 수정란 줄기세포 사진 압축했더니...
미즈메디 병원은 지난 10월 19일자 <재생 생물학>(Biology of Reproduction)에 'Defined Feeder-Free Culture System of Human Embryonic Stem Cells'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논문의 공동저자는 천선혜(미즈메디 병원 연구원, 서울대 생명과학대 박사과정)씨와 피츠버그대학에 파견된 김선종 연구원,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교신저자) 등 6명이다.
이 중 김 연구원과 노 이사장은 2005년 황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에도 공동저자로 올라있다. 미즈메디 연구팀의 논문이 제출된 시점은 지난 8월 23일로, 김 연구원은 이 논문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한 뒤 9월에 피츠버그대로 파견됐다.
이에 대해 논문의 공동저자인 노성일 이사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답변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15일 오전 10시경 서울대 병원에 입원한 황 교수를 방문해 약 40분 동안 얘기를 나눈 뒤 병원을 나섰다.
한편 브릭 회원 등 국내외 네티즌들은 이미 "2005년 <사이언스> 논문부록에 실린 황 교수의 줄기세포주 3-4-7-8-9-11번 사진과 5-6-10번 사진은 각각 하나의 줄기세포를 촬영한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또 <중앙일보> 11월 28일자에 따르면, 김선종 연구원은 한학수 MBC < PD수첩> PD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한 PD가 찾아오셔서 '황 교수 연구원 중 하나가 줄기세포를 비밀리에 반출해 감정해본 결과 미즈메디의 줄기세포주 4번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언급했다"고 말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같은 정황은 결과적으로 황 교수 줄기세포의 출처가 미즈메디 병원이 아니었냐는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MBC 관계자는 15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 PD수첩 >이 제기해온 의혹이 하나둘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라도 < PD수첩 > 제작진이 이미 만든 2탄을 방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