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면 8시 정도...
오늘은 와이프가 영혼의 멤버들과 약속이 있어서
어린이집에서 아이 픽업 후 약속 장소에 갔는 날임
잠깐이지만 1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을 어찌 만끽할까 고민
라면에 쏘주도 먹고 티비도 보고 부랄도 긁고...
나름 매우 만족스런 시간을 보냈음
9시 40분 쯤 단지주차장에 차 들어오는 알람에 지하주차장으로 영접
나름 '우리 남편이 나를 생각해서 짐도 있고 하니 차까지 나와주는구나'
하는 감동스런 마인드를 가지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내려갔으나...
주차후 차에서 내리지 않고 전화로 무한수다중
뒷자리 카시트에서 애를 들쳐안으니 '아빠!!' 하면서 뽀뽀세례...(이맛에 애 키움)
아는 양반 집에서 사과 박스 받아 온거 있어서
한손에는 애를 안고, 한손에는 사과 박스 손잡이를 잡고 앨리베이터 이동
아침 6시 반에 나와서 10시 다 되서 만났는데
눈길 한번 주고(감사....ㅅㅂ..)
와이프는 여전히 무한 수다중...수다수다수다수다수다수다수다수다수다수다수다수다
집에 들어와 시간이 늦어 아이 바로 목욕시키고 나오는데 전화 통화 끝.
와이프 씻고 나와서 같이 쇼파에 앉으니 10시 30분.....
씻고 나와 뭔가 로멘틱
이런건 이미 개나 줘버린지 백만년 전..
와이프.....
그날의 일을 털어놓기 시작함...
우리집에는 졸라 밝은 디지털 대형 시계가 티비 위에 붙어 있음
자연스럽게 티비 위 시계로 시야가 옮겨짐....
오늘은 몇분이나 버텨야 하나..
10시 34분....
맘 같아서는 녹음 해서 들려주고 싶은 렙이 시작됨.
와 : 오늘 얼마나 황당했는줄 알아?......
(모르지... 내가 어찌 알아. 말을 해야 알지.)
나 : 왜(영혼은 이미 가출 준비중)
와 : 글쎄 오늘..............................................................................................................................................
나정말 열받아서 정말....아오...
영겁과 같은 시간이 흘러 아침 해가 밝을 줄 알았지만
불과 9분.
시간은 10시 43분.
사무실 10시간 동안
하루 종일 문서 세개와 보고서 수십장을 만들고 수십통의 전화를 받고
옆부서 박과장 개새끼랑 쇼부치느라 투입한 기력은 어린이집 꽃잎반 체육대회 였음
9분간 내 영혼은 탈곡기에서 완전 갈려 버렸고
한병 먹은 소주 기운은 뒷골을 강타하고
어떻게든 이 난관을 벗어나야 살 수 있다는 신호가
대뇌에 전두엽을 통해 온몸으로 전해지며
한기가 돌고, 설사기운, 감기기운까지 엄습하는 상황이 되어버림..
이미 와이프는 3,4 시간 영혼의 멤버들과 수다를 떨고 온 상황이며
운전 1시간 동안 통화를 한 상황이었음
마치 5시간의 수다 정리를
남편에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느끼는 눈빛과 말투에
쉽사리 탈출하지 못하고 9분간 영혼이 털려버림
그래도, 심기 건들지 않고 나름 성공적이라며 자평을 하며
만족스런 와이프 표정을 탐색
딸래미 잠들면 무언가 기대할 만한 끈적한 밤을 기대하며 기대.
하지만
이미 털려버린 맨탈과 체력은
그 기대를 체울만한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옆자리 딸래미 노래소리 들으면 기절......
근 한달동안 고생한 와이프에게
더 잘해주고 싶으나
체력이 안되는 남편의
넋두리...
오늘, 비아그라 한알 사시쥬....
비아그라먹고, 뜨밤한번 성의보이시고.... 씻고와서 누우면서, 아직죽지않았으니, 얘죽을때 까지 맘대로 하라고하고...
숙면모드 들어가시면.......
계속 글 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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